[오피니언] 이탈리아 여행기 - 관광지 편 [여행]

로마, 피렌체, 살레르노의 여기, 이곳
글 입력 2023.10.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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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다녀왔다. 첫 장거리 비행이면서 처음으로 해외에서 일주일 넘는 시간을 보냈다.

 

연차를 내기 힘든 K 직장인이라서 연차 다섯 개를 어디다 이어 붙일지 열심히 고민하다가 항공권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10월 초중순으로 결정했다. 일주일 남짓한 시간, 당일치기와 1박을 섞어서 누가 봐도 한국인 관광객다운 꽉 찬 일정을 채우고 돌아왔다.


돌아와서 기억과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기대하지 않았는데 멋있었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관광지를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어디까지나 '덜' 알려진 곳이라 다른 관광지에 비해 관광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지, 정말 사람이 없는 곳은 단 한 곳밖에 없지만 말이다.

 

이렇게나 좋은데 왜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었던 곳을 로마, 피렌체, 살레르노 도시별로 한 나씩 소개하려고 한다.

 

 


1. 로마 - 국립 현대미술관


 

고대의 전통과 르네상스 문화를 가지고 있는 로마에서 뜬금없이 현대미술이냐 할 수 있겠지만, 내 취향은 현대미술이다. 로마는 로마대로 좋고, 현대미술은 현대미술대로 좋은 법.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대리석 조각은 라오쿤뿐이라 보르게세 미술관을 지나치고 발길이 닿은 곳은 국립 현대미술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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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외관에 세련된 내부, 그리고 굉장한 작품 수를 자랑하는 곳이다.

 

전시관에 들어서고 처음 느낀 감정은 '박력'이었다. 넓은 공간과 높은 층고, 그 커다란 벽을 빼곡히 채운 건 회화 작품이었다. 내 시선은 아래에서 부터 위로 부단히 움직여야만 했다. 작품 하나하나 뜯어보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었다.

 

한 쪽에서는 피카소 작품이 전시 중이었는데 2층에 오르면 피카소의 드로잉으로 빼곡히 채워진 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처음엔 무슨 드로잉 작품이 이렇게나 많지? 드로잉 별로 취향이 아닌데.. 하고 내려와서야 피카소 작품이란 걸 알아챘다.

 

드로잉을 먼저 보고 작품을 보는 역순은 처음이었는데 전시장이 넓으니 이럴 수도 있고, 내가 뭘 보고 있는지 모르고 볼 수도 있다는 약간의 해프닝까지 평소에 없을 일이라 재미있었다.

 

 


2. 피렌체 - 베키오궁 전망대


 

피렌체 당일치기라는 일정이 갑작스레 추가되었다. 피렌체를 하루 만에 돌아보기란 무리라서 전망, 미술관, 성당 중 꼭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해야 했다. 여행 중 체력 안배가 중요하고 치안이 걱정되었기 때문에 피렌체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 않아서 선택과 집중이 필수였다.

 

피렌체 전망이라고 하면 보통 쿠폴라와 조토의 종탑을 얘기하는데 쿠폴라에 오르면 쿠폴라가 보이지 않고 종탑은 두오모 철창에 가려져 쿠폴라를 틈 사이로 봐야 한다. 사실 나는 어느 쪽이든 오를 생각이 없었다. 좁은 계단을 앞만 보고 오르내리는 건 무릎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한국에서 피렌체 패스를 찾아보며 친구에게 난 근처에서 쉬고 있을 테니 신경 쓰지 말고 맘에 드는 곳으로 결정하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는 패스를 구매하지 않고, 성당도 들어가지 않고 베키오궁 전망대를 오르기로 했다.


피렌체에 도착해서 간단히 요기하고 베키오궁으로 향했다. 전망대를 예약하려고 하니 남은 시간은 오후 3시경. 티켓을 받아 들고 마저 피렌체를 관광했다. 이날은 뜻하지 않게 남들이 가는 곳들을 은근히 비껴갔는데 그 유명한 카페 질리가 아닌 그 옆에 위치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피렌체에서 남들 다 가는 곳을 가지 않되 번잡하지 않게 관광하고 온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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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오궁 전망대에 오르면 두오모 성당 외관의 화려함은 볼 수 없어도 탁 트인 시야에 쿠폴라와 종탑이 모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오르는 난이도가 높지 않고 중간에 바람 부는 곳에 앉아 쉬어갈 수 있기 때문에 뷰를 보고 싶지만 많은 계단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좋은 대안이다.


 


3. 살레르노 - 살레르노 대성당, 마태오 박물관


 

이탈리아 여행 계획할 때 남부는 꼭 가기로 했고 적당한 날에 1박을 잡았다.

 

아말피나 포지타노는 뷰를 자랑하는 만큼 숙박비가 비싸기 때문에 인근 지역에 있는 숙소를 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로마에서 살레르노까지 환승 없이 기차로 이동 가능, 살레르노에서 아말피와 포지타노까지 페리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서 편의성과 가성비를 고려해서 살레르노에 숙소를 잡았다.

 

첫날 숙소 체크인 후 아말피 관광, 둘째 날 체크 아웃 후 살레르노 관광으로 일정을 잡았는데 구글맵으로 무작정 찾아보다가 눈에 들어온 성당. 이곳을 이 지역의 secret gem이라고 표현한 후기가 있었는데 정확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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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과 마태오 박물관, 예배당 세 곳을 모두 보거나 두 곳만 볼 수 있는 티켓을 파는데 대성당은 마태오 무덤까지 포함이지만, 아쉽게도 나는 화려하다는 마태오 무덤을 보지 못하고 박물관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이탈리아에는 수많은 성당이 있고 관광객은 그중에서도 규모가 크고 화려한 곳들을 주로 방문하게 된다. 여행 중반이 넘어서니 성당의 화려함이 익숙해졌는데 이때 아말피와 살레르노 대성당을 이틀 연달아 방문하니 어딘가 다른 지역색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말피 대성당만 봤다면 몰랐을 남부 지역 성당의 어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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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관광객이 있던 성당과 달리 박물관은 관람객이 거의 없었는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을 뿐이지 내부가 쾌적하고 시설이 잘되어 있는 곳이었다.

 

불이 켜져 있지 않아 들어가도 되나 망설이며 발을 내디뎠는데 들어가는 순간 내부의 불이 들어왔다.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아닌가? 하고 지나갔더라면 놓쳤을 공간. 유명한 무언가가 없을 뿐이지 전시품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게 전시되어 있어 비종교인이더라도 말 그대로 박물관에 온 느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여행 중반을 넘어서던 때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성당고 박물관도 빠르게 훑고 나왔는데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다.

 

이글을 읽는 누군가 살레르노 대성당과 마태오 박물관을 가게 된다면 내 몫까지 잘 구경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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