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썰렁썰렁한 가을,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노래 [음악]

의도치 않은 전곡 팝송 선곡
글 입력 2018.11.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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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을 넘어서 썰렁썰렁한 바람이 부는 늦가을, 이제 겨울이 정말 머지않았나 봅니다. 이렇게 마음에 구멍이 뚫린 듯 썰렁하고 싱숭생숭할 때 들으면 딱 좋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노래 몇 곡을 가져와봤습니다. 뜨거운 여름처럼 뜨거웠던 만남, 이별, 다툼, 갈등, 좌절을 겪고 뭔가 번아웃 되어버린 가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그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확실히 답을 말하지 않아서 나 듣고 싶은 대로 들을 수 있어 좋은 노래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1. 8 Letters / Why Don't We



처음 접했을 때 곡 제목이 그룹명이고 그룹명이 곡 제목인 줄 알았던 노래. 10번 넘게 듣고 나서야 제목과 가수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Why Don't We’가 가수 이름입니다.





‘8 Letters‘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인 것 같긴 한데, 화자와 청자의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은 곡입니다. 곡 도입부부터 청자인 'you'에게 느끼는 감정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나타나 있습니다. 본인도 왜 ‘you’를 원하면서 또 혼자 있으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합니다. 가장 해석의 여지를 많이 남기는 부분은 제목이기도 한 ‘8 Letters’가 나오는 부분부터인데요. ‘If all it is eight letters, why is it so hard to say?’ 여기서 화자가 그렇게 많이 말하고도 또 말하고 싶은 여덟 글자의 고백은 무엇일까요?




2. i hate you, i love you / gnash



이별한 사람이라면 첫소절부터 눈물을 쏟는 노래. 나를 찬 그 사람이 밉지만, 어쩔 수 없이 또 그 사람을 찾고 마는 실연의 상처를 담은 노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말 유명한 노래죠.





‘i hate you, i love you’는 이별 후 익숙해진 듯 하다가 또 그리워지고, 시간이 잘 가나 싶다가도 결국 다시 보고 싶어지는 양가적 감정을 잘 담은 노래입니다. ‘I hate you, I love you’에서 hate라는 감정이 love보다 앞서는 것은 머리로는 당연히 미워하고 증오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뒤따라오는 진심은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이기 때문일까요?


사실 이 곡에서 가장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은 이 부분일 것입니다. 'I hate that I love you.' 다른 어떤 사람도 너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도, 커피 마시고 난 후, 아니면 밥을 못 먹을 때, 아니면 그냥 앞좌석에 있는 네가 그리울 때, 네가 너무 보고 싶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그 사람은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you'를 사랑하게 되고 마는 사실이 너무 싫습니다. 원래 사랑과 증오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합니다. 화자가 ‘you’를 사랑하는 마음이 클까요, 증오하는 마음이 클까요? 아니면 본인을 증오하는 마음이 가장 큰 걸까요?




3. What do you mean? / Justin Bieber



제목부터 대체 무슨 뜻이냐고 묻고 있는 뜨또의 노래입니다.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지금 무슨 마음인지, 그래서 어쩌자는 건지 확실한 답을 달라는 노래입니다.





‘What do you mean?’ 속 ‘you’는 고개는 끄덕이면서도 싫다고 말하고, 가라고 말하면서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이쪽으로 갔다가 이제는 저쪽으로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매우 이랬다 저랬다 하는 그 사람을 보며 화자는 이제 제발 ‘make up your mind’ 하고 확실히 말하고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화자는 ‘you'가 본인과 하루종일 싸우고 싶은 건지, 아니면 밤새 사랑하고 싶은 건지조차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나는 어차피 항상 네 곁에 있다‘고 안심시켜줍니다.


저도 가끔 우물쭈물할 때가 있는데, ’What do you mean?‘을 듣다보면 친구한테 엄청 잔소리를 듣는 느낌이라 그렇게 즐겨듣지는 않습니다.




4. Chandelier / Sia



샹들리에는 아마 광고에 나와 유명해진 노래로 알고 있는데요. 독특한 목소리와 창법으로 유명한 Sia의 노래 중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일 것 같습니다.





‘Chandelier‘는 사실 가사만 보면 EDM 쪽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요. 스스로를 ‘Party girl’이라고 칭하며 끊임없이 울리는 ‘doorbell’을 들으며 사랑을 느끼는 소녀가 화자입니다. 화자는 끊임없이 술을 마시고 샹들리에 위에서 흔들리며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 거라고 하죠. 가사만 보면 욜로를 외치며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외국 해변을 달리는 뮤직비디오가 그려집니다. 그러나 노래를 들어보면 Sia의 호소력 짙고 허스키한 목소리, 웅장한 오케스트라 반주 등의 요소가 합쳐져 멜랑꼴리하고 슬픈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화자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왜 내 맘대로 살 거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슬퍼 보일까요? 뭔가 숨겨진 사연이 있어보여서 더욱 감각적인 노래입니다.




5. Bohemian Rhapsody / Queen



최근 국내 개봉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바로 그 ‘Bohemian Rhapsody’입니다. ‘퀸은 몰라도 퀸 노래는 들으면 다 안다’는 말처럼 퀸은 수많은 명곡을 남겼죠.





‘Bohemian Rhapsody’ 가사는 도대체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노래도 가사를 닮아 뭔가 개연성도 없고, 의식의 흐름대로 흐르는 것 같고, 뭔가 오싹하기도 하면서 애달프기도 합니다. ‘Is this the real life?’로 시작하는 노래는 노래 끝까지 현실을 노래하는 건지 상상을 노래하는 건지 분간이 안 됩니다. 어떤 남자를 죽였고, 자꾸 Mama를 찾는 걸 보니 왠지 그게 아버지인 것 같고, 이제 ‘I've got to go’ 해야 하지만 사실 죽고 싶지 않고. 비극적인 연극의 2막 정도가 되어가는 듯 했던 노래는 갑자기 빠른 리듬 속에 나타난 ‘스크라무치’와 함께 더 환상적인 분위기로 접어듭니다. 그러다 악마도 만나고, 노래는 절정에 치닫다가 결국 ‘어쨌든 바람은 분다’는 감상으로 노래가 끝납니다. 이렇게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는 오묘한 매력과 퀸이라는 아티스트 자체 때문에 더 큰 인기를 끌었던 ‘Bohemian Rhapsody’, 아마 영화를 보셨다면 노래를 이해하기 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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