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에 대한 모든 이야기, 출판저널 506호 [도서]

우리가 몰랐던 책 뒷이야기
글 입력 2018.09.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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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506호를 시작하는 목차를 보면서 ‘다시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첫 번째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냥 그 문구 하나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에세이 글 중엔 인생을 마무리하는 즈음에 스스로 답해야 할 하나의 질문이 있다면 ‘내 삶을 살았느냐’이다.라는 부분이 있다. 나는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도 그 질문에 당당히 예스!라고 답할 수 있을까. 결국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기에 나는 중요하다고 에세이에서는 말한다. 나의 인생에서는 내가 중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결코 쉽게 가능 한 것들은 아니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야지라는 다짐을 수없이 해보았지만 항상 그 중심이 흐트러지곤 했다. 이 짧은 에세이는 나를 잠깐 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출판저널을 시작했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서점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책들을 훑어보는 것도 좋아한다. 눈길을 사로잡는 책들의 알록달록한 표지들도 좋다. 그러나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나 출판에 대해서는 자세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출판저널 506호는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 흥미롭게 읽었던 책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고 책이 출간되고 판매되기까지 어떤 결심이 필요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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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책문화생태계 모색과 대안 부분이었다. 출판사 대표들의 인터뷰로 이루어져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출판 기획 사례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이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땐 ‘죽음’과 ‘떡볶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안 어울리지만 제목이 뭔가 현대인들의 심정을 잘 풀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제목에서 시선을 이미 빼앗겼던 것 같다.  가벼운 우울증의 느낌이라고 출판사 대표가 이 책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우울증이라고 하면 우리 사회에서는 좀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데, 사실 우울증은 너무나도 흔하다. 실은 사람들이 자주 겪는 우울이나 고민에 대한 것들이니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게다가 제목도 저리 솔직하게 독자들에게 다가오니 말이다.


인터뷰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서는 출판 분야 역시 많은 것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알았다. 기획과 마케팅이 그렇다. 하나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출판 회사도 하나의 기업이니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독자'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중요했다.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분야의 책들을 원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독자들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2016년에 나온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선물받은 적이 있다. 이 책은 2016년도에 나왔는데도 아직도 베스트셀러에 있다고 한다. '나'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면서 타인보다 나를 좀 더 생각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 책이 그런 사회적 분위기 속 중심에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소확행, 혼족, 욜로 등 이런 단어들의 등장도 그렇다. 독자들은 이런 류의 책들을 읽으며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서점에 온통 괜찮다고 하고 쉬라는 내용들뿐이다. 나는 이제 이런 류의 글들이 지친다. 대책도 없이 준비도 없이 괜찮다고 하면 정말 괜찮아지는가. 아니 현실은 그 반대다.'


'어떤 책이 잘되면 그 분야의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책이 나온다는 거죠, 되게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떤 현상이냐면 통닭집 옆에 통닭집 또 그 옆에 통닭집 이런 거죠. 왜냐면 벌써부터 독자들은 지치고 있거든요.'



그렇다. 나는 독자로서 이런 류의 글들에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요즘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은 그림 에세이 분야의 책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책이 시초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서점을 가면 책들이 다 비슷비슷하다. 짧은 글에 그림이 채워져 있는 책들 말이다. 그런 책들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손이 가지 않는다. 쉬어도 괜찮다, 쉬다가 가자, 여행을 떠나자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패션에도 유행이 있듯이 출판도 그러한 것 같다. 어떤게 유행을 하기 시작하니까 그것을 따라가기 위해 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나’ 여행‘ ’휴식‘ 이런 키워드를 가진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서, 또 그런 책들이 판매가 많이 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요즘 사람들이 많이 힘들구나 했다. 먹고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류의 책들이 나오는 것일까.  사람들이 사회에서 상처를 받고 살아가기에 그런 책들을 찾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같은 게 출판 시장에는 필요해 보인다. 출판사마다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독자들이 조금 더 신선하게 느낄 수 있고,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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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몰랐던 책들의 뒷이야기를 잡지를 통해 만나니 흥미롭다. 책문화에 대한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 출판 업계에 대한 정보들, 출판 기획 사례, 건강한 책문화생태계 조성 등 출판 저널에 담긴 모든 이야기들은 책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 책문화가 더 활발히 일어나기 위해 해야 할 일들과 출판 업계의 상황들을 주제로 두고 토론하는 인터뷰이들을 보며 독자로서의 역할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을 하게 하는 계기도 되었다.



[신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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