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집시와 함께 한 신나는 여행 < 집시의 테이블 >

글 입력 2018.04.0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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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과 집시앤피쉬오케스트라의
집시의 테이블


프랑스, 그리스, 아일랜드, 또다시 프랑스.
각기 나라의 음악과 추임새와, 춤 그리고 마임까지.

이 모든 것을 함께 즐겼던 시간
< 집시의 테이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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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부터 그들의 악기 선율은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어의 노래를 시작으로 집시들은 우리를 각국으로 데려갔고 화려한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겉은 그저 즐기는 흥이라 할지라도 이것은 우리가 어디로 가야하는가, 또 왜 가야하는가에 대해서 처음에 질문을 하고 그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여행이 끝날 무렵 긴 여정의 마무리에 대한 생각을 묻고 있다. 우리는 왜, 어디로, 또 무엇을 하러가는 것일까. 그리고 그 여행의 끝이 다시 한 번 일상으로의 복귀이지만 그 복귀가 과연 편안함을 가져올 수 있을까.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고 해서 전혀 무거운 이야기를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지난겨울 유럽여행을 간 이유 하나는, 돌아볼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공부를 위해서 떠나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인생의 길에 대해서 묻기 위한 여행을 가기도 하고 그 행방은 유럽, 아프리카, 남미, 북극 어디든 될 수 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올 때의 마음이 굳이 편안할 수도, 편안하지 않을 수도, 아쉬울 수도 혹은 갈망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 그저 우리는 여행을 한 것이고, 이는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삶을 돌아봤거나 내다봤거나는 그 이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여행 그 자체는 우리 삶의 일부로 자리하는 것의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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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서 귀를 사로잡은 바이올린 조윤정님, 눈을 사로잡은 정명필님, 필자의 모든 것을 사로잡은 호란님. 바이올린 조윤정님의 연주는 들었다 놨다 하는 그 강약 조절에 제 자신이 빨려들어가 연주대로 몸이 움직이는 그런 기분일 정도로 황홀한 연주였다. 그리고 전체 공연의 그림책과 같았던 정명필 배우님.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가면을 쓰고 연기를 펼치셨는데 나중에는 가면을 벗는 장면이 있었지만 끝까지 얼굴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게 더 좋았다고 함께 동행한 친구와 필자가 입을 모아 말할 수 있었다. 친구의 말을 인용하자면 가면이란 아이템이 주는 효과에 있어서 사람들은 결국 안에 있는 ‘진짜’ 얼굴을 상상하게 되는데 마지막에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 어쩌면 그 상상을 공연 시간 이후로도 가져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웠지만 더 좋은 공연일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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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필 배우의 섬세함과 공연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역할은 너무도 좋았다. 그 공연속에서 내가 누구에게 투영을 시켜야하는지 확실하게 알려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는데, 여행이라는 주제 속에 무대 위 여행객의 존재는 한 명이었고 그의 여행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배고픔에 빵을 먹기도 하고 술을 따르기도 하고 박수를 치기도 하고 여행에 지쳐 돌아와 집에서 편히 쉬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그 배우에 이입하게 되어 그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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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지난 유럽여행에서 나와 친구가 항시 조심했던 것이 ‘집시’였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주의사항 중 하나가 관광지에서 만나는 집시를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이 공연을 보기 전까지, 나에게 ‘집시’란 단어는 피해야 할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서 만난 집시들은 너무도 즐거웠고, 자신들의 여행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주었고, 함께 있는 공간을 좋아하고 노래와 춤에 능한 그런 사람들이었다. 집시들은 흥을 정말 좋아했고 자신의 연주를 사랑했고, 내가 할 일은 그저 그들의 흥을 따라가며 어깨짓, 박수, “오빠!”를 외치며 함께 하는 것뿐이었고, 그것은 또 다른 한 명의 집시로 나를 만드는 행복한 일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유럽여행에서 집시들을 무서워했던 것은 그저 그들과 제대로 된 대화, 함께 이야기할 수 있던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은 들도 사랑을 찾고 친구와 즐겁고 맛있는 술에 행복해 하는 사람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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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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