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근원을 향한 몸부림,처의 감각

글 입력 2018.04.02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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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근원을 향한 몸부림
처의 감각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고갱의 작품처럼, 인간은 근원에 대해 늘 고민한다. 모든 조상들이 '태초신'의 이야기를 후손들에게 전하려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모두 웅녀신화를 마음에 품고 있다. 웅녀신화를 듣고 내면화한 모든 한국인들의 몸에 곰의 피가 흐른다. 우리는 모두 곰 어머니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란 한국인들에게 곰은, 고갱이 타히티에서 그려내길 바랬던 창조성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처의 감각>은 신화의 신비성과 모성을 엮어 독특한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시도다. 신화에는 수많은 상징들이 내포되어 있다. 다양한 상징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얼굴들을 만난다. 그 얼굴들의 끝에는 작고 초라한 개인의 자아가 있다.

 처의 감각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숲에 버려진 한 남자가 동굴에 혼자 살고 있는 한 여자에 의해 목숨을 건진다.그녀는 숲에서 길을 잃은 뒤 한때 곰과 살았고 그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낳았으나, 사냥꾼에게 발견되어 아기는 죽고 곰 남편과도 이별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룻밤의 동침으로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된 여자는 그를 따라 도시로 떠나고, 그들을 가정은 꾸리는 평범한 생활을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아내와 자식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에 점점 지쳐가고, 여자는 인간들의 잔인한 본성에 환멸을 느끼며 점점 집안으로만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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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의 감각>은 우리 안에 흐르던 곰의 피를 다시 확인하려는 시도다. PR과 광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잃고 수많은 가면을 쓴다. 가면을 바꿔쓰는 과정에서 우리의 근원은 쉽게 사그라진다. <처의 감각>은 우리의 '본태'를 찾으려는 시도로, 배우가 아닌 무용가를 주연배우로 내세웠다. 입이 아닌 육체로 표현되는 연극은, 근원을 찾아 헤매는 모든 관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처의 감각>은 이미 '인정받은' 공연이기도 하다. 2015년 벽산희곡상 수상 이후 2016년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곰의 아내> ‘각색공연’과 <처의 감각> ‘희곡집’으로, 2017년 남산예술센터 서치라이트 <처의 감각> ‘낭독공연’으로, 그리고 올해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처의 감각> ‘원작공연’으로 매년 관객과 만나고 있다. 남산예술센터는 동시대를 반영하는 창작 희곡 중심 제작극장으로 하나의 텍스트를 다양하게 해석하고 관객과 만나게 함으로써 한국 창작연극을 다각도로 재조명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이 작품은, 독일 하이델베르크 극장 <하이델베르크 희곡축제(Heidelberg Stückemarkt)>에 공식 초청돼 오는 4월 말 독일어 낭독공연을 연다. 완성된 무대공연이 아닌 희곡 형태로 우리나라 창작희곡의 동시대적인 교류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자신을 잃고 방황하는 곰의 아이들을 위한 곰 어머니의 기회라고 보아도 좋을까, 오는 공연을 함께 즐기러 가자.





처의 감각
-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 -


일자 : 2018.04.05(목) ~ 04.15(일)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서울특별시

주관
(재)서울문화재단
프로젝트 내친김에

제작
남산예술센터
프로젝트 내친김에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20분




문의
남산예술센터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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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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