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책과 커피의 낯선 조합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2.0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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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변신


 고등학교 시절, 나는 중간고사가 끝나고 친구와 광화문 교보문고에 놀러가곤 했다. 당시 나에게 그 곳은 굉장한 충격을 주었다. 큰 규모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몇 시간이고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좌석, 어마어마한 종류의 문구 제품들 등 집 근처에 있는 소규모의 동네 서점에만 가 봤던 나에게는 대형 서점의 규모, 구조, 구성 등 모든 것이 혁명적이었다.

 그 때 이후 서점 구경가는 것은 하나의 취미가 되었는데, 최근 집 근처 복합 쇼핑몰에 유명 서점이 입점해서 책도 살 겸 구경을 갔다. 서점은 복합 쇼핑몰에 온 사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개방된 형태로 로 서점에는 책뿐만 아니라 필통, 펜, 파일 등의 문구류도 진열되어 있었고, 사람들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좌석들도 마련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모습은 요즘 대형 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크게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내가 정말 놀랐던 것은, 서점 중심에 '카페'가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카페에서는 음료와 디저트를 팔고 있었다. 보통 서점과 옷가게는 음료 반입이 금지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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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불편한 변화

 
 책과, 씁쓸한 커피, 달콤한 디저트. 상상만으로는 참 완벽한 조합이지만, 물리적으로는 참 불편한 조합이다. 특히, 나 같은 경우 이렇게 서점 안에 카페가 들어서고, 책 읽는 공간과 음식을 먹는 공간이 어우러지는 변화가 달갑지 않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더러워도 기분이 좋지 않은데, 만약 직접 돈을 지불하고 산 책에 이물질이 묻어있다면, 상상만으로 기분이 상한다. 책 속지에 커피나 디저트가 묻었다고 한들, 자백을 하지 않는 이상 그 사실은 이물질을 묻힌 사람밖에 모른다. 이쯤되면 감사할정도로(?) 서점이 고객을 무한히 신뢰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실제로 그 날 서점을 구경하러 갔을 때,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그냥 두고 간 쟁반과 읽다 그대로 두고 간 책이 함께 놓여있었고, 그 모습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사려던 책이 있었던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똑같은 책 두 권을 두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 책의 청결함을 확인하는 불필요한 수고를 했다. 물론, 도덕성이 부족한 개인의 문제로 여길수도 있지만, 책을 더럽힐 가능성이 있는 존재가 서점안에 존재한다면 그것을 없애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서점 안에 카페를 마련하는 것이 고객의 편의를 위한 변화이든, 기업의 수익 증대를 위한 변화이든, 서점 본래의 존재 의미는 잃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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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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