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기억하고, 기억되어야할 이 시대의 명작.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 [전시]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고통의 시기를 겪어오며, 한국 미술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명작들을 만나다
글 입력 2018.01.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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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명작_서문.jpg

 
    
Prologue.


 불후; 不朽란 천년이 지나도 썩어 없어지지 않고, 영원토록 불변하는 것에 대한 말로,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고, 기억되는 것을 뜻한다. 이번 전시는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 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고, 기억하고 기억되어야할 한국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보는 자리였다. 그들의 작품은 서구의 모더니즘과 차별화되는 시도를 통해 한국 모더니즘의 특수성을 확립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조화에 서서히 매료되도록 만들었다. 일본의 식민부터 서로 같은 한민족 간의 잔인한 전쟁까지... 그들은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고통의 시기를 겪어오며, 한국 미술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다.
 
 서구의 새로운 예술 양식에서 우리 것을 잃지 않으며,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포용하고자 했던 화가들의 작품에는 늘 가슴 속에 품고 살았던 민족의 희망과 꿈이 담겨 있다. 늘 그렇듯, 당대의 대중적 통념과 감성은 새로운 사유가 담긴 예술 작업과 부딪히기 마련이다. 사회 통념 상 받아들여지는 공통된 이념과 감성에서 당시 작가들의 새로운 예술 작업에 대한 이해와 접점을 이루는 과정은 한국미술의 큰 변화와 도전의 시기였다. 그렇기에 독자적이고, 민족적 성격이 두드러진 화가들의 작품은 우리의 얼과 혼이 깃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일깨워준다. 이번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는 한국적 미감을 통한 독창적인 그림 세계를 추구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보며, 그림으로 남겨진 작가들의 삶의 흔적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불후의명작_전시장5.jpg
   


한국의 피카소, 김환기


 김환기 작가는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서, 그는 자신만의 색채 효과로 한국 모더니즘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며 순수하고 본질적인 추상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특히 김환기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산>은 ‘환기블루’라 불리는 그만의 푸른색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오묘하고도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듯한 푸른색에 한껏 빠져들게 된다. 산과 바다, 달을 모두 푸른빛으로 물들인 그의 그림은 은은하고 깊이 있는 자연의 모습을 조형화시킨다.

 <산>의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산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펼쳐진 바다와 그 사이 걸린 달을 바라보면 오직 김환기만의 푸른 빛깔로 담아낸 우리 고유한 서정의 분위기에서 색의 깊이와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김환기, 산, 1958, 캔버스에 유채, 100x73cm.jpg


  
국민화가, 박수근


 박수근 화가는 서민의 소박한 삶과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 등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이고 친근한 소재를 통해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다루었다. 특히 박수근 화가의 질감은 마티에르 기법으로 그린 것이 특징인데, <우물가> 작품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초가집의 고향 풍경을 담아내며, 편안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옛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느껴진다.

 또한 <여인과 소녀들>에서는 토속적인 색채를 사용하여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여인과 소녀들의 다정한 모습을 그리며,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가장 현실적이고, 한국적인 감성으로 표현하고자 있다. 시대의 모진 풍파를 견뎌내면서도 작가는 고향에 대한 추억과 가족의 모습 등 행복했던 옛 시절의 모습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전란 이후 서민들의 아픔과 상처들을 어루만져 주었다.


우물가.jpg
 

 이번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 전시는 원래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가인 7명의 작가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그린 50여점의 걸작들을 선보이는 전시였으나 서울미술관의 내 외부 공사로 인해 모든 작품들을 다 만나볼 수는 없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는 상당히 기대한 전시였던 만큼 기존의 전시 구성과 내용이 조금 달라져 실망감이 컸다. 그러나 김환기, 이중섭, 천경자, 박수근 등 당시의 현실에서 안주하지 않고, 다가올 변화와 미래를 끊임없이 갈망했던 그들의 정신과 철학이 담긴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잠시나마 그들의 삶과 마주한 매우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포스터_불후의명작.jpg

 

차소정 에디터 명함.jpg
 
 
[차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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