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짙은 감성이 따스히 어루만져준 특별한 밤

고갱 & 히피는 집시였다, IM GOOD
글 입력 2017.12.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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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5일 아티스트의 노래를 들으며 기다리고 설레왔던 고갱과 히피는 집시였다가 함께한 공연 IM GOOD에서 특별한 밤을 보내고 왔다. 공연에 가기 전 뿌연 구름으로 뒤덮인 몽글한 하늘과 괜스레 무거운 감성을 안고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평소엔 느끼지 못한 감성을 미리 전해주었다. 많은 비가 내리던 그날 밤에 느낀 모든 감각들이 공연으로 가는 발걸음을 더 이끌어주었던것 같았다. 이 기분에 포근히 맞닿을 감성과 노래가 더 기다려지는 마음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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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의 노래, 그리고 인사와 함께 IM GOOD 공연이 시작되었다. 

다음곡으로 넘어가는 짧은 시간 마다 곡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그의 곡들은 그의 사색, 그리고 그에 대한 내용과 나름의 결론이 담긴 것이라고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곡의 이야기를 알고 직접 같은 공간에서 느끼는 곡은 분명히 그냥 듣는 것 그 이상의 것이었다.

노래 뿐만 아니라 분위기 그리고 제스쳐 모두가 이루어가는 공연이 나를 곡으로 더 깊게 빠지게 했다. 무엇보다 나를 이끄는 끌어당김의 부드러운 감성이 인상깊었다. 개인적으로는 Tell Me If You Can 과 운명론 곡이 제일 좋았는데,기억에 많이 머물기도 했고 계속 머물고 싶은 노래들이었다. 떠오른 이미지가 있다면 푸근한 짙은 푸른색이 감도는 수면 아래 담겨있는, 그런 기분.

감정과 공감이 일어나는 짧은 순간을 다시 느리게 돌려보듯이 다가오는 그의 곡은 시 한편을 보는 듯했고, 마치 우리들이 모두 느꼈을 순간이었으나 감히 풀어내지 못했을 감정들을 차근차근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았다.


우린
약속한 듯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웃음 짓다
해가 질 땐 여기 앉아
서로에게 기대어서
혼자일 땐 못 보았던
저 하늘에 별을 보자
꿈을 꾸듯
내일은 없듯이

- 운명론, GoGang - 


짧지 않은 고갱의 공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마지막 곡이라는 소개가 시작되고 나서야 벌써 막바지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제서야 내가 꽤나 많이 몰입해서 듣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웠었다. 공연 동안 느낀 감성들이 더 간직하고 싶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다음 무대가 준비되는 동안 들은 곡들을 다시 생각해보며 느낌을 기억하려해보았다. 아직 밤은 끝나지 않았고 공연도 끝나지 않았다. 무대가 준비되자 아티스트 히피는 집시였다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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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는 집시였다의 보컬 Sep의 목소리를 듣고 떠올린 단어는 바로 꿈이었다. 지금까지 듣던 목소리 중에 제일 몽환스러움이 가득 머금어져 있는 목소리였다. 잠에서 꿈으로 빠져드는 그 정적이면서도 깊은 포근함에 다가가는 느낌이 느껴지는게 너무 좋았다. 공연 무대로 들으니 온몸으로 직접 와닿는 울림이 그 느낌을 선명하게 해주는 것만 같아 곡에 더 빠져들었다.


아물어가는 걸 너의 작은 맘
묻혀가는 검은 밤을 대신
날 채우고 온종일 나에게
저물어가는 저 달을 조금만
훔쳐 너의 곁에 놔두고는
널 채우고 흔적은 나에게
빛을 내고 더 큰자리로 널 옮길게
별자리로 별자리로

- 한국화, 히피는 집시였다 -


천천히 따스한 밤을 어루만져가는 듯한 목소리. 그리고 한국적인 가사들은 내가 잊고 있던 감성의 공감선을 울리는 듯했다. 잔잔하게 위로를 건내는듯, 홀로 머금는 혼잣말 인듯 그 노래 그대로 와닿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정말 꿈에서 받고 싶던 위로를 받는 것만 같아서, 느껴지는 포근함이 좋아서. 또 다시 금방 지나가 버린 공연시간이 아쉬웠다, 나의 첫 인디밴드 공연은 너무 좋아서 아쉬웠지만 또 그래서 너무나 좋았던 공연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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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에서도 말했지만 잠시 막막하기만 한 현실에서 시선을 돌려 감성에 짙게 빠져 볼 수 있는 흔히 말하는 단어로 힐링하는 시간이 필요했었다. 좋아하는 일마저 힘들어졌던 시간이 이어지던 중이었던게 큰 이유중 하나였기도 했다. 이런 순간에 만난 IM GOOD 공연은 움직이지 못해 막혀져있던 감성들을 다시 꺼내 느껴보며 새롭게 전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많은 영감을 받기도 했고 모르던 새로운 이미지도 떠올려보는 행복한 시간이었기도 했다.

공연 이후로도 고갱과 히피는 집시였다의 곡들을 계속 듣고 있다. 쉴 순간이 필요할 때 마다 잔잔하지만 힘이 있는 밤의 파도 같은 울림을 느끼며, 그날 밤의 느낀 것들을 다시 기억해보곤 한다. 11월 25일 IM GOOD 공연으로 부터 선물 받은 특별한 밤은 여전히 내게 특별한 순간들을 선물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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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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