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하사탕

우리는 과연 개인의 선택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가?
글 입력 2017.10.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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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영화를 리뷰해보고자 한다. 이 리뷰는 다수의 영화 내용 스포가 서술될 예정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는 설경구 주연의 박하사탕이다. 설경구가 기찻길에 서 달려오는 기차를 맞이하며 외치는 “나 돌아갈래”는 벌써 개봉한지 17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의 뇌리에 박혀있다.

네티즌 평점 구점에 달하는 워낙 명작으로 유명한 영화이지만 나에겐 너무 어린 시절 나온 영화라 접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이번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설경구 주연의 영화가 개봉하면서 불현듯 박하사탕이 떠올랐다. 사실 자극적이고 잔인한 영화를 워낙 기피하는지라 이름 때문인지 박하사탕은 무언가 ‘90년대 후반의 감수성을 다룬 영화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나의 착각도 잠시 오히려 현재보다 더 적나라하고 과감하게 현실을 드러내고 고발하는 영화였다. 청불이라는 사실을 안 것도 어리석게 영화 관람 후였다.

사실 “나 돌아갈래”라는 대사는 메인대사이기에 마지막 엔딩 쪽에 나오겠거니 했으나 오히려 주인공인 영호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과 함께 기찻길로 뛰어들어 이 대사를 외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총 7개 챕터로 이어지는 이 영화는 뒤로 갈수록 과거로 돌아간다. 챕터 1,2에서 엄청난 시련을 겪고 단단히 망가져버린 영호의 모습은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영화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주인공의 모습이 이해되기보다 오히려 눈살이 찌푸려지고 그를 혐오하게 된다.

그러다 챕터 6에서 우린 마치 수수께끼의 열쇠라도 발견하듯 그를 이해하게 된다. 마지막 챕터7에서의 순수하던 영호의 모습은 챕터1에서의 그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그러면서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과 절망적인 모습, 또 가장 순수한 모습을 한 인물로 다루면서 무엇이 인간을 변하게 하는지, 악하게 만드는지, 과연 개인의 삶은 개인의 선택 속에서 이루어지는 지, 인간을 궁지로 몰아넣는 사회 속에서 사회 속에서 나는 과연 얼마나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수많은 질문들을 하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순수성을 대변하는 첫사랑 순임은 그가 어떻게 그의 순수성을 잃어버리게 되는지 보여주는 한편 영화 속에서 계속 되는 그녀에 대한 영호의 그리움과 그녀를 마주하거나 그녀를 떠올리면 다리를 저는 모습은 권태와 절망으로 변해가는 모습 속에서도 아직 깊이 자리하고 있는 순수함에 대한 그리움과 이에 대한 무기력감을 보여준다. 독재정권을 다룬 많은 영화들이 존재하지만 이 영화는 이를 전면으로 드러내지도 이를 주제로 하고 있지도 않으면서도 당시의 사회상이 우리의 직접적인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또 어떻게 사회를 그리고 인간을 병들게 했는지 잘 보여준다. 또한 이 영화는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영화의 직설적인 화법의 표현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김휘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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