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절대왕권을 꿈꾸는 빛나는 보물전 "王이 사랑한 보물"

18세기 독일 바로크 왕실의 예술품들을 만날수 있는 전시회
글 입력 2017.10.3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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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이 사랑한 보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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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0월 주말 오전,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습니다. 18세기 독일 바로크 왕실의 예술품들을 만날수 있는 전시회로, 국립중앙박물관이 독일 드레스덴 박물관연합과 함께 개최하는 전시회입니다. 바로크 양식의 화려한 유물들과 보물들이 참 기대가 되는 전시회였어요.

 독일 드레스덴 박물관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 연합체라고해요. 2010년에 설립 450주년을 맞았다고 하네요. 최초의 형태는 1560년, 레지덴츠궁전에서 쿤스트캄마, 즉 호기심의 방을 만들어 예술적인 가치를 가진 여러 작품들을 소장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점차 확장되어 그린볼트 보물의 방들로 만들어졌고, 지금과 같은 형태로 이어졌다고해요. 즉 작품의 재료로 작품들을 구분지어서 '청동의 방', '은의 방', '상아의 방' 등 여러 방에 체계적으로 전시를 한것인데요, 당시로써는 굉장히 획기적이고 선구적인 분류 방식이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 보물의 방은 대중에게도 공개가 되었고, 소장품 목록을 만들어 관리했다고 하니, 유럽최초의 박물관이라고 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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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작센의 선제후이자 폴란드의 왕이었던 '강건왕 아우구스투스'입니다. 신성로마제국의 선제후의 지위만으로는 만족할수 없었던 야심에 찬 강건왕 아우구스투스는 폴란드왕위에 오르기도 하였고, 왕으로써 자신의 위엄과 권위를 널리알리고 과시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가장 존경했던 왕이 태양왕 루이 14세였다고 해요. 그가 썼다고 하는 황금 마스크는 루이왕 14세 스스로가 연극 "밤의 춤"에서 태양왕으로 분하여 등장했을때의 마스크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태양처럼 번쩍이는 황금마스크. 이런 야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작품을 보는 안목과 목적의식, 예술적 신념까지 갖춘 강건왕. 거기다가 바로크 양식의 특유한 화려함이 더해져서 수집된 작품들로 이번 전시는 참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거기에 더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전시였습니다.

 전시의 내부는 제 1주제 간겅왕 아우구스투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이 되고, 제 2주제 보물의 방으로 넘어가면 상아의 방, 청동의 방, 은의 방, 도금은의 방, 금은보화의 방(코너캐비닛), 보석의 방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3주제는 도자기 궁전인데요, 이루지 못한 도자기 궁전의 꿈을 그려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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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 주제 부분에서 또 주목할 부분은 확대사진 기술을 이용해서 마치 그린볼트의 보석의 방들 현장에 와있는 것처럼 전시장을 꾸며놓았다는 점이에요. 벽이라던가 벽에 달려있는 장식들, 작품들 각각을 모두 여러가지 시점에서 촬영한 후에 합성을 해서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전시실에 들어서면 강건왕 아우구스투스의 초상화를 만날수가 있는데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부터 받은 훈장을 달고 당당한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훈장은 황금으로된 양모모양이었는데요, 허리가 묶인 양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양이라서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시실의 보석의 방에 가면 브라질산 토파즈에 369개의 다이아 몬드로 화려하게 장식해놓은 이 훈장을 실물로 만나볼수 있었어요.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빛을 받아 반짝 거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이 훈장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겼을지도 느껴졌습니다. 보석의 방에는 워낙 고가의 귀중품이 많다보니 보안도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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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건왕 아우구스투스를 지나오면 각종 보물의 방들에 들어서게 됩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상아터닝세공기술을 익히는 것은 왕실교육의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왕으로써의 갖춰야 할 인내심과 주의력을 기르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상아의 방에서는 드레스덴 '호기심의 방'의 주요 소장품이었던 상아세공작품들을 만날수가 있었어요. 이어서 청동의 방, 은의 방에서는 그리스 신화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생생하게 표현해낸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 주목할만 했습니다. 그냥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수납장, 맥주잔, 술잔, 탁상시계 등으로 실제 사용할수 있는 예술작품이 많다는 점도 저에게는 특이하게 여겨졌습니다. 타조알로 만들어진 타조형태의 술잔이라던가, 중세 기사의 모습을 한 술잔이 재미있었어요. 술잔이라고 하기에 너무 화려하고 예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술잔에 술을 돌려마시면서 얼마나 즐거워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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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은 보화의 방에는 무굴제국의 황제 아우랑제브의 생일 연회 모습을 각종 보석들로 꾸민 작품을 확대사진 기술로 생생하게 만나볼수가 있었습니다. 다이아몬드 5223점, 루비 189점, 에메랄드 175점등이 사용됐다고 하는데요, 정말 화려함의 극치라고 할수가 있었어요. 가운데 왕좌에는 무굴제국 황제가 앉아있고 그를 주변으로 신하들이나 주변국에서 찾아온 손님들의 모습들, 각종 이국적인 물건들이 눈부시게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아우랑제브는 강건왕 아우구스투스와 동시대 인물이었고, 인도대륙을 지배했던 황제라고 합니다. 막강한 힘과 엄청난 부를 가진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역시 루이 14세와 같이 강건왕의 동경의 대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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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영원히 아름다울것만 같은 화려한 예술품들을 두고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저라면 눈을 감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시황처럼 영원히 사는 방법을 연구했을듯. 강건왕은 도자기궁전을 꿈꾸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도자기는 하얀금으로 불리우며 굉장히 귀하고 인기있는 보물이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자기 제작 기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의 수출을 통해서만 구할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강건왕은 1708년 연금술사 요한 프리드리히 뵈트거를 시켜서 드레스덴 근교 마이센에서 유럽최초로 경질자기를 만들어내게 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래서 이 마이센 자기들과 여러 도자기 컬렉션을 전시하기 위한 도자기 궁전을 설계한 것인데요, 미완의 꿈으로 남고 말았습니다. 당시 설계도면과 도자기 작품들로 꿈의 도자기 궁전을 연출한 방이 제 3섹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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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자기들과 그것을 복제한 마이센 자기들을 비교해놓은 것도 재미있고 주목할만 했습니다. 확실히 마이센 것이 정교함이라던가 형태적으로도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등롱이라고 해서 아주 얇은 도자기에 빛을 투과시키는 등이 중국에서 제작이 되고 있었는데요, 그것을 마이센이 복제를 하기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네요. 중국의 등롱과 마이센의 등롱을 비교해 놓을 것을 보니, 새삼 중국이 정말 대단한 기술을 가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중국의 등롱은 옥처럼 아름답게 빛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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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시를 통해서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보물들을 많이 볼수 있어서 눈도 호강을 했지만, 이렇게 진귀하고 아름다운 보물들을 전시함으로, 세계를 지배할수 있는 완벽하고도 강력한 왕권을 꿈꾸었던 야심찬 권력가의 내면과 마주한것 같아 기억에 남습니다. 강건왕이 꿈꾼 세상은 이런 것이었을까요. 그것은 왕 반드시 개인의 꿈만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어느 측면에서는 그 시대가 꿈꾸었던 세상이었을 것 같아요. 강건왕은 그 시대가 꿈꾸었던 세상을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가장 절실하게 욕망했던 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꿈은 예술품들을 통해 아직도 이렇게 빛나고 있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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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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