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집시와 함께하는 음악여행 다녀오기

글 입력 2017.10.0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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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극장, 다양한 악기가 놓여 있던 무대 그리고 집시 한 명. 이 세 가지가 모여 ‘집시의 테이블’을 만들었다. 기억 끝자락에 있는 유럽여행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하는 이 공연은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가을 여행에 물들이게 한다.



1930년대 파리에서 그리스로, 아일랜드로, 다시 파리로...
그리고 이어진 집시들의 잔치와 피로연

공연은 ‘연어의 노래’로 시작되었다. 알을 낳기 위해 다시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역류하는 연어. 우리도 연어와 마찬가지로 기억의 저편으로 함께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1930년대 파리의 모습이었다. 이후 물 흐르듯 아주 자연스럽게 1930년대의 파리부터 결혼식 피로연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평소 여행을 잘 하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상상의 장을 열어주는 듯했다.

1930년대의 파리, 자유분방한 집시들의 성격을 보여주듯, 곡은 느려지다가도 빨라지고, 빨라지다가도 느려진다. 게다가 연주자들조차 언제 이 곡이 끝날지 모른다. 어디선가 들어본 선율인데,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한 번도 유럽여행을 다녀온 적은 없지만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유럽풍경이 펼쳐지고 거리에서 연주하는 악사들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그 다음 지중해에 위치한 그리스로 향했을 땐 호란이 ‘여신’으로 등장했다. 그리스 전통악기 ‘부주키 (보조키처럼 생겼다)’ 로 연주한 그리스 곡들은 따사한 햇빛과 햇빛 아래 노곤해지는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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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아일랜드 음악 (피리가 등장한다), 파리에서 열린 집시들의 잔치와 결혼식 피로연 음악 등 유럽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연주되었다. 익숙한 멜로디도 있고, 처음 들어본 멜로디도 있었지만 음악을 통해 다른 대륙으로의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공연장을 누비는 마임이스트와 댄서들 그리고 가수 호란

공연을 보다보면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는 마임이스트를 발견할 수 있다. 하림의 반도네온을 훔치는 연기, 여행객 연기, 사랑에 빠지는 연기 등 반가면을 쓰고 열연하는 이분은 정명필 마임이스트였다. 공연이 끝나도 가면을 벗지 않아 굉장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그분. 그만큼 그의 연기가 꽤 인상적이었다. 밴드와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듯했지만 이내 공연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그가 없었더라면 꽤 지루한 콘서트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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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임이스트뿐만이 아니다. 아일랜드 음악에서는 아일랜드 무용을 전공한 분이, 피로연에서는 스윙 댄서분들이 짜잔-하고 나타난다. 관객들에게 춤도 가르쳐주고 토크도 있는 구성으로 진행되었다.

가수 호란도 깜짝 등장한다. 그리스 음악 때는 여신으로, 프랑스 음악 때는 매혹적인 집시로. 처음에 등장할 땐 하림이 호란을 여신이라고 소개하며 그리스로부터 막 도착했다는 농담을 던진다. 그러자 호란도 그리스인처럼 말하는데, 공연 중간에 서로 주고받는 농담이 재밌어서 더 즐겁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음악도 좋지만 반복되는 멜로디가 많아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무대에 마임이스트와 댄서들 그리고 가수 호란까지 출연시켜 더 풍부한 공연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우리가 흔히 보던 공연과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벤트와 관객 참여유도 콘서트

공연 사전이벤트로 여행사진 콘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1등에 당첨되신 분이 직접 무대로 나가 원하는 상품도 받았다. 1등에 선정된 분은 하모니카를 받고 싶다고 하셨는데 진짜 하모니카를 선물해주셨다. 공연 초반에 관객석 몇몇 개 밑에 맥주를 숨겨놓았다고 하림이 언급을 했는데 아무도 믿지 않았었다. 그러자 아무리 집시가 사기를 잘 친다하더라도 이번 건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하자 관객석에서 누군가가 맥주 한 캔을 들어올렸다. 또한 아일리쉬 댄스가 나왔을 때에는 집시 분장을 한 마임이스트분이 직접 관객 한 분을 모셔와 같이 춤을 추기도 했고, 중간에 빵조각을 관객들에게 직접 나눠주기도 했다. 이렇듯 관객들을 공연에 끌어들이는 관객참여유도 콘서트가 공연 내내 진행되었다. 관객은 그저 무대만 바라보는 것 이라는 구조에서 벗어나 다함께 어울리는 구조를 만들어 아티스들과 관객의 사이가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했다.

공연장 밖에는 ‘집시’라는 테마와 어울리는 악세사리, 카드를 판매하고 있었고, 공연 전에는 반가면을 쓴 마술사 같은 분이 타로점을 봐주고 계셨다. 공연장 안과 밖 모두 가을 한가위처럼 풍부한 문화공연이었다.


*


1시간 반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공연 막바지가 다가왔고 막상 음악여행이 끝나려니 아쉬운 기분이 자꾸만 올라왔다. 유럽여행을 꿈 꿀 수 있도록 만들어 준 하림과 집시앤피쉬오케스트라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싶다. 더 이상 가을이 외롭지만은 않게 느껴질 것 같다고, 가을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다!


[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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