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術紀行] 작품과의 인터뷰(3) - 마르셀 뒤샹 '샘'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5.21 00:1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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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친해질 수 있는 질문
작품과의 인터뷰
세 번째, Marcel Duchamp < Fontaine >



  이상하게 서점, 도서관, 미술관같은 장소에 가면 화장실이 그렇게나 가고 싶어진다. 미술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하러 미술관에 온 오늘의 나는, 여전히 화장실로 달려간다.

  “으어, 이제야 살 것 같다. 역시 공공기관이라 그런지 화장실이 깨끗하고 좋네.”

  세면대의 물을 틀고 손을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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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화장실엔 나 혼자인데?

  여기에요, 여기.

  “변....기? 세면대...?”

  저는 남성용 소변기에요.

  “아, 안녕하세요.”

  소변기가 말을 하다니. 너무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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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저를 미술관 담당자에게 전달해줄 수 있나요. 여긴 제가 있을 자리가 아니어서요.

  “엥, 소변기가 화장실에 있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방금 자기 입으로 소변기라고...”

  전 소변기가 맞는데 여태 미술관에 진열된 작품이었거든요. 소변기는 맞는데 전 예술품이에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근데 왜 여기 있어요?”

  어떤 남자가 날 훔쳐서 팔아넘기려 했는지 불이 다 꺼져 캄캄한 전시장에서 절 데려오더니 화장실에 숨기고 사라졌어요. 화장실에 숨기면 감쪽같을 거라고 생각했겠죠. 왠지 오늘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절 팔아넘길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보여도 몸값이 꽤 나가거든요.

  “네...화장실에 있으니까 정말 작품인지 모르겠어요. 몸값이 얼만데요?”

  집 몇 채는 살 수 있을 정도에요. 하도 옛날에 경매에서 낙찰된거라 지금은 더 올랐겠죠.





  “왜 그쪽이 예술작품인지 잘 이해가 안돼요. 미술관에 얼마나 아름답고 시선을 끄는 작품들이 많은데요! 그쪽은 그냥 소변기일 뿐인데.”

  아니, 지금 좀 무례한 거 아닌가요? 분명 날 화장실이 아니라 전시장 안에서 봤으면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멋진 예술품이라고 찬양했을 거면서 어이가 없네요. 지금 전시장 안에 있는 작품들이 다 예술품으로 보이나요? 전시장에 있으면 다 예술인줄 알지.

  “그럼 전시장에 있으면 작품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죠!”

  이봐, 생각을 해봐요. 선사시대 유물을 생각해 보자고요. 박물관에 전시된 토기나 여신상들 말이에요. ‘과연 당시 사람들이 이게 박물관에 진열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후대 사람들이 예술품으로 여길 거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을까?’ 이런 생각 해봤어요? 사람들은 참 이상해. 마치 먹다 남은 사과 껍데기가 전시장 안에 놓여있으면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할테야.

  “ . . . . . . ”

  사람들은 미술관에 뭔가 이상한 게 있으면 분명 숨겨진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정말 이상해 사람들은. 그러니까 더 이상 진짜 소변기로 오해받기 전에 전시장으로 가야겠다구요.

  “아? 아, 관계자를 불러올게요.”

  고마워요. 다음엔 전시장에서 관람객과 작품으로 만났으면 좋겠네요. 화장실에서 이용자와 소변기 관계는 조금 황당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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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히 들어가세요.”

  다음에 전시장에서 봐요. 안녕.






다음 전시에서는 소변기를 전시장 안에서 볼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_ Google 이미지
문화리뷰단_ 박이슬


문화리뷰단_박이슬.jpg
 



[박이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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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 갈매나무
    • 작품과의 인터뷰라니, 기바랗고 재미있는 형식의 글이네요! 대화로 되어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어요. 듀상의 '샘'이 무척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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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
    • 갈매나무감사합니다 :)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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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nny
    • 너무 기발하고 흥미롭네요ㅎㅎㅎ 알기 쉽게 다가오는거같애요 되게 인상적이어서 댓글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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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
    • sunnny쉽게 어떻게 풀어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쉽게 다가온다니 다행입니다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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