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영화 23아이덴티티 -상처입은 자들의 진화 [시각예술]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병
글 입력 2017.04.0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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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하나 이상의 성격은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를 내는 나 자신을 볼때와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았을때 나의 차이를 스스로 바라보자. 이것이 이중인격인가? 생각이 든 적 있을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부러움의 대상이 될 때 내가 다른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경우도 있다. 난 분명히 물건을 챙겼는데 실제 내 가방에 없다. 이때 우리는 난 분명히 챙겼는데 왜 없지? 이런 상황이 발생한 적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건망증이라고 부르지만 난 폭을 넓게 보면 이것도 해리성 인격 장애의 일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리성 인격 장애라고 심리 용어로 정해져 있지만 사실 난 이 병이 우리들과는 상관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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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중심 소재는 해리성 인격 장애다. 23아이덴티티 영화가 개봉 전부터 난 이 정신병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궁금점이 굉장히 많아서 조사를 많이 해 보았었다. 해리성 인격장애란 다중인격장애 라고도 하며 한 사람 안에 다수의 정체감이나 인격상태가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언어, 나이, 성별 등 다양한 차이들을 가지고 한 사람 안에 다양한 인격이 존재 할 수 있다. 난 이 병에 의문이 든다. 과연 이것을 정신병이라 할수 있을까? 어쩌면 이것은 신의 선물이 아닐까? 이 병이 생긴 원인은 어린 시절 큰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보호 하기 위해서 여러 인격을 만들어 자기 방어를 한다고 한다.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여러 인격이란 종합선물 세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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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로 재 구성 된 23아이덴티티는 어린 시절의 학대로 24개의 인격을 갖게된 빌리 밀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이다. 빌리 밀리건은 3세부터 26세까지의 인격을 갖고 있는데, 조사해보니 고향, 종교, 목소리, 억양, 성격이 모두 달랐다. 5세가 되던 해 최초로 두 번째 인격인 크리스틴이 탄생하고 9살이 되던해 양아버지를 통해 성학대를 당하면서 총 24개의 인격이 분산되어 나타났다. 이때 여대생들 남치 및 성폭행을 일삼고 강도행각을 벌이다 체포되어 기소되었으나 담당 변호사에 의해 심리 검사를 받게 되었다. 빌리 밀리건의 인격이 다른 건 전류 검사, 뇌파 검사 등을 통해 신체적 반응이 달랐다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미국에서 강간, 납치 등으로 체포되었지만 다른 인격이 전면에 나서는 동안은 기억은 전혀 하지 못하는 것으로 입증되어 최종적으로 24개의 다중인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 맞다는 판단하에 1978년 무죄선고 및 정신병원에서 10년 요양뒤에 사회로 나온 인물로 영화는 빌리 밀리건이라는 이름으로는 나오지 않지만 어린 시절의 학대로 인격이 분리된 케빈 역을 23아이텐티티의 주인공인 제임스 멕어보이가 맡았고 잘 소화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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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이 소재를 다루기 이전 네이버 웹툰, 각종 드라마에서 이 소재를 많이 다루어서 관련 작품을 미리 감상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다중 인격을 소재로 삼은 작품은 상당히 많지만 ‘23 아이덴티티’처럼 23개의 다중 인격은 만나보는 것은 처음이다.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다중 인격은 뛰어난 연기력이 아니면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줄 수 없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무려 23개의 다중 인격을 연기한다. 물론 모든 캐릭터를 다 보여주지 않지만 중심이 되는 캐릭터의 독특한 성격을 실감나게 표현한다.


<23아이덴티티> ‘케빈’의 주요 인격

케빈“넌 누구야. 무슨 일 있었어?”
:본래의 인격. 어렸을 적 학대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베리“우리늬 존재조차 안 믿어줄 텐데...”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신중하다.

데니스“난 사명을 받고 너흴 데려온 거야”
:감정의 기복이 없고 강박증이 있다

패트리샤“너희에게 예쁜 꽃을 꽂아줘야겠다.”
:뛰어난 리더쉽을 가졌지만 미스터리하다.

헤드윅“그 사람 되게 무서워, 혼난단 말이야”
:천진난만한 9세 소년으로, 겁이 많다.

오웰“우린 ‘패거리’의 침략에 맞서야 합니다”
:역사에 해박한 인격으로 플래처 박사를 신뢰한다.

제이드“왜 하필이면 나만 당뇨 환자인 걸까”
:인격들 중 유일하게 당노병을 앓고 있다.

비스트“총으로는 날 죽이지 못해”
:다른 인격들 사이에서
인간 그 이상의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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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큰 프레임은 해리성 인격장애를 지닌 남자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이 십대 소녀 케이시와 는 또 다른 절대 깨어나서는 안되는 비스트가 나타가 범죄를 주도하게 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분명 케빈이 범인 이지만 동시에 그가 범인이 아닌, 그는 잠시 사라지더니 불쑥 나오는 24개의 자아를 통제 할 수 없다. 그에게 납치당한 소녀들은 납치되었다는 사실도 무섭지만, 난 케빈이 이런 여러 자아를 상대해야 하는 고충이 공감이 되며, 그에게 연민이 생겼다. 상상해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집에 내가 납치한 누군가가 있다면? 그 이후의 나의 스토리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이 상황에서 케빈은 자살을 택하지만 다른 인격들의 살고자 하는 의지를 케빈이 이기지 못한다. 케빈을 오랫동안 상담해온 심리 상담가 플래처 박사. 이 플래처 박사의 의학적 접극으로 비스트라는 인간이상의 존재 인격을 보고자 했으나 결국 그 무시무시함에 빠져나올 수 없으며 비스트의 대사 중 ‘아무 고통 없이 자란 너희들은 고통을 좀 맛봐야 돼’라며 폭주한다. 지금 까지 우리가 다른 이들의 불행을 어떤 식으로 대했는지 얼마나 그들의 상처에 무심했는지 반성하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후에 비스트와 조우한 케이시. 샷건을 두 방이나 맞아도 죽지 않고 창살을 부술만큼 괴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녀를 잡아먹을 것 같았지만 그녀의 몸에 난 학대 상처를 보고 같은 유대감을 느끼며 깨끗한 인격체라 여기며 유유히 사라진다. 그래서 납치 된 소녀들 중 케이시만 유일하게 살아 남는다. 소녀들이 납치 된 순간부터 여자 두명과 다르게 케이시는 침착하며, 의연하고 케빈과 가장 잘 공감한다. 케이시가 살아남은 이유는 주인공 케빈이 납치당한 소녀케이시에게서 본 스스로의 어렸을 적 상처 때문이다.

어린 시절 케이시는 아빠, 삼촌과 함께 사냥터에 갔지만 삼촌으로부터 학대당하는 그녀의 과거를 꾸준히 플래시 백하며 케이시와 케빈의 공통점에 힘을 실어준다. 아빠가 죽고 삼촌에게서 길러지며 케이시는 삼촌의 끊임없는 학대로 혼자있기를 좋아하며, 온 몸에 학대상처 투성이인 아이다. 같이 납치당한 여자 두명은 케이시를 멀리하고 그녀의 뒤에서 험담을 일삼는다. 납치당한 여자 두명은 케빈 역시 놀림거리 중 하나로 이용했다. 어린시절 케빈의 트라우마를 건들인 이들이 범죄의 표적이 된 이유다. 여자 두명은 죽고 케이시만 살아남았을 때 감독이 상처받은 이들을 조금이나마 보듬어 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상처받은 이들이 그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인격의 가면을 쓰며 살기위해 노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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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아이덴티티 영화는 겉으로는 미치광이 한 남자의 살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상처받은 사람들을 두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준다. 평탄하게 자란 대분분의 이들은 주변 누군가가 겪을 있을 학대나 성적인 고통에 대해 둔감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상함만을 탓하는 사람들.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다 해도 가십으로 소비하며 분노하지만 정작 피해자가 되는 그들의 상황이나 정신적 트라우마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는 우리들의 태도에 대해 깊은 반성을 주는 영화다.


[김은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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