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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박멸'이라는 말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 연극 '노인박멸' [공연]
‘노인박멸’이라는 제목은 노인과 노화를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의 모습을 꼬집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안에 있는 노화를 외면하고자 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극은 80대 노인 정복이 나이를 먹으며 인지증을 겪고, 가족들의 돌봄을 받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를 다룬다. 정복을 비롯한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실제 나이와 조금씩 어긋나는 나이의 배역을 연기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이처럼 기저귀를 차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인처럼 얼굴에 밀가루를 바른다. 아이와 노인, 청년의 이미지가 한 몸에 겹치는 이 모습은 노화가 사회 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연극은 성인용 기저귀를 입은 13명의 배우에게서 시작된다. ‘노인박멸’이라는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장면 앞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고 있으면, 한 배우가 머리에 밀가루를 뒤집어쓴다. 얼굴을 새하얗게 만들고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 뒤, “이 사람은 80대 노인입니다.”라고 선언한다. 이후 차례로 중년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얼굴에 밀가루를
by
노미란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운동/건강
[오피니언] 롱폼의 삶 도전기 2: 느긋한 재시작 [운동/건강]
3주 뒤에 돌아왔어야 하는 길을 석 달을 걸려 굽이굽이 돌아왔다.
3주 후 돌아오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다음 편까지 3개월이 넘게 걸린 ‘롱폼의 삶 도전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그 현황을 보고한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나이로비의 삶 기운차게 스페인어 공부를 선언한 것에는 수많은 사례가 나름 기반이 되었다. 일과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는 유튜버들이나 여타 인플루언서들이 얼마나 많은지, 관심이 크게 없는 사람도 알 것
by
박주은 에디터
2026.09.15
문화소식
문화현장
[전시] 죽음을 지나, 다시 삶으로 - 김하녹 개인전 <구명의 서>
분야
전시 ·
기간
2026.09.02 - 2026.09.18 ·
장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동소문로 58-1 지하1층 헤리시(Heresi) ·
지역
서울 ·
관람료
무료 ·
문의
010-8745-5515
김하녹 개인전 <구명의 서> 포스터. 이미지 제공: 김하녹 “누구보다도 삶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죽음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김하녹 작가의 개인전 <구명의 서>가 2026년 9월 18일까지 서울 성북구 헤리시에서 열린다. 2년 만의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2025년 11월 20일 진행된 ‘부고 문자 프로젝트’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자신의 죽음을 가정한 부고를
직접 등록 - 김하녹
2026.09.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정말 무서운 건 니키가 아니다 - 옵세션 [영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 이 글에는 영화 <옵세션>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SNS에서 <옵세션>의 클립을 정말 많이 봤다. 짧은 장면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계속 흘러 들어왔는데, 보통 영화를 보기 전에 너무 많은 장면을 접하면 오히려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옵세션>은 반대였다. 클립을 볼수록 앞뒤 맥락이 궁금해졌다. 저 장면 앞에는 무
by
김지현 에디터
2026.09.14
문화소식
문화현장
말을 하지 않는 아이에게 우리는 왜 자꾸 말을 시킬까
분야
영화 ·
기간
2026.09.13 - 2027.09.13 ·
장소
온라인 ·
지역
서울
말을 하지 않는 아이에게 우리는 왜 자꾸 말을 시킬까 ―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가 보여준 침묵의 심리학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시절,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가 한 명 있었다.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수업 중 질문을 해도 대답하지 않았고 사람과 눈도 잘 맞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솔직히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시험지를 받아보
직접 등록 - 박명관
2026.09.13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너의 다정함이 나를 살릴 것만 같아서 – 난홍 [드라마/예능]
첫사랑과 풋사랑은 같은 말이 아니기에
첫사랑은 유구하게 여름에 종속되는 단어이지만, 드라마 <난홍>만큼은 첫사랑과 가을이 잘 어울리는 조합임을 증명한다. 가장 빛나는 계절인 여름을 지나야만 완숙한 계절인 가을이 오기 때문에, 두 주인공인 원이판과 쌍옌은 여름과도 같았던 학창 시절을 지나 마침내 추운 계절에 다시 만난다. 쌍옌에게 첫사랑과 풋사랑은 같은 말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의 진심은 여
by
김은빈 에디터
2026.09.1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이 공연이 없어도 사랑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기를 - 음악극 ‘브로크백 마운틴’ [공연]
잊을 수 없는 기억과 시대를 견디는 사랑을 노래하는 음악극 <브로크백 마운틴>
9월 5일,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고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공연을 보는 중보다 후가 더욱 그러했다. 글을 써서 내놓는 일이 원래 어려움을 겪는다고는 하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그만두고 싶기도 했다. 내용을 정리하면서도 장면들이 떠올라 속절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아야 했고, 그 슬픔과 견디는 과정이 버거웠다. 쓰지 않고 덮어둘까 잠시 고민하기도
by
권혜선 에디터
2026.09.11
리뷰
공연
[Review] 몸에 남은 기억,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 - 아함아트프로젝트 '뉘엿 뉘엿 - 아스라이' / 제2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2026
“우리는 어떻게 다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춤은 다시 묻는다.
우리는 매일 몸을 움직인다. 걷고, 앉고, 일어나고, 뛴다. 매일 움직이면서도 정작 그 움직임을 자세히 의식하는 일은 드물다. 취미로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야 몸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다리를 높이 들어 올리고, 길게 몸을 뻗어 선을 만들어내고, 균형을 유지하면서 몸이 얼마나 많은 움직임을 품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무용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은 달라진다.
by
손혜림 에디터
2026.09.09
오피니언
패션
[Opinion] 몸단편 2 [패션]
좋아하는 바지가 생겼다
좋아하는 바지가 생겼다. 트렌디한 바지라고는 할 수 없는, 하지만 내 몸에 신기할 정도로 꼭 맞는 바지. 잘 맞는 한 벌의 옷은 때로는 ‘나’를 나타내게 되기도 한다. 모두 똑같이 벌거벗은 몸 위에 올리는 다양한 색과 촉감, 모양의 레이어들. 아무도 벌거벗은 채로 길거리를 다니지는 않으니, 옷은 사실 제2의 몸인 셈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몸만큼 타고난
by
유예현 에디터
2026.09.0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다음 단어를 말해 줘 [문화 전반]
내가 먼저 시작할게. 나트륨
최근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집에 잠시 머물기를 청했다. 나는 바닥에서, 그는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혼곤하게 잠에 빠져들다가 그가 나를 흔들어 깨우자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손톱 밑에 가시가 박혀 있었고, 친구의 어깨에도 가시가 박혀 있었다. 어쩔 줄 모르는 친구의 손을 잡기 위해 나는 침대 위로 올라갔고 우리는 손을 잡고 벽에 등을 기대 앉았다
by
곽한별 에디터
2026.09.07
리뷰
공연
[Review] 무대 위의 낯선 몸짓이 결국 나의 삶처럼 느껴질 때 – 울티마 베스 ‘보이드’ / 제2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 SIDance2026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몸으로 드러난 인간의 감정은 낯설지 않았다
무용극을 처음 관람했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무용극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조금 막막했다. 영화나 연극처럼 대사와 명확한 이야기를 따라가며 이해하는 것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공연이 시작된 직후에도 나는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이 인물들은 어떤 관계인지, 지금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계속
by
강효정 에디터
2026.09.04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대만 중국어 탐구 ③ 화법 : 같은 언어, 다른 어조
대만 중국어의 특징과 그 속에 담긴 지역적 언어 습관
지난번까지 두 편에 걸쳐 대만 중국어의 특징에 대한 글을 썼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중국 대륙에서 사용되는 중국어와 대만 중국어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작지만 분명한 차이’ 때문에 중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중국 대륙 출신인지, 대만 출신인지를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다. 이번 글은 이 시
by
이호준 에디터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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