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람이라는 계절 [문학]

글 입력 2017.03.3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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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계절에 대하여


사랑+에세이=흔함(Common)

서점에서 갖가지 그림에세이와 여행에세이, 그리고 사진에세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랑과 에세이의 조합은 흔한 것이 되어버렸다. 중고서점에 가면 쌓여있는 에세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어쩌면 이 책도 그런 에세이라고 생각해서 미리 단정 지어 놨었나보다. 게다가 인터넷에서 연재된 것을 책으로 묶었으니 더 할 말도 없다. 차라리 사람들의 입맛을 급급하게 맞춘 것이 그나마 흔한 사랑 에세이보다는 나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흔함’의 미학

다 읽어보았을 때는 솔직히 ‘흔한 사랑 에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흔한 말, 흔한 시, 흔한 전개…. 그런데 어떻게 사랑의 감정이 모두에게 비슷하게 다가올 수 있는가. 지금 읽으니까 나는 흔하다고 뭐라고 하지만, 사랑에 목매던 시절에 읽었다면, 나는 똑같은 소리를 할 수 있을까? 흔한 것의 아름다움은 결국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익숙해서 너무나 잘 이해된다는 것. 어떤 것에 대해 획일화되고 보편화되는 것은 조금 견제해야 될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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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 중, 끝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 같다. 짝사랑, 끝난 관계, 쌍방향,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상태를 전부 담고 있다. 따라서 어느 사랑이 진행 중인 사람, 혹은 진행 중이지 않은 사람도 이 책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어쩌면 너무 흔해 보이는 문장들에 공감하고, 말라있던 ‘새벽감성’을 다시 깨워주기도 한다. 또, 담백하고 약간은 추상적인 그림들이 이입을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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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 중, 사월 십육일


하나의 인간처럼

작가가 다룬 것은 사랑만이 아니다. 여행에서 했던 경험들, 느낀 점. 책을 읽고 들었던 생각들, 어릴 때의 추억들…. 이런 것들을 통해 <너라는 계절>은 ‘흔한’ 사랑 에세이가 아니라, 하나의 ‘흔한’ 인간처럼 다가온다. 사랑으로 슬픔을 느낀 인간, 사랑을 떠나보낸 인간, 불의를 참지 못하는 인간, 여느 누구와 같이 사회 이슈에 슬퍼하고 분노를 느끼는 인간. 이런 ‘흔함’들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편한 친구랑 마주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도 누군가의 계절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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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 중, 트라우마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2.jpg

 
[고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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