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든 성장하는 이들에게 [문학]

글 입력 2017.01.23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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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은 … 일반적으로 어린 주인공이 자아를 의식하고 차츰 외부세계와의 접촉 또는 대결을 해 나가는 중에 그의 자아가 인간세상의 삶의 법칙을 깨우쳐 세계 속에서 한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소설을 말한다. … 성장소설만의 서사적 유형이란 바로 주인공의 변화 양상이 미숙에서 성숙으로, 불완전에서 완전으로, 결핍에서 충족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야기적 특질을 의미한다.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가 변화하게 되는 계기와 과정, 그리고 그 결과로 구조화된 유형적 특질을 갖고 있는 서사 양식이 성장소설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성장소설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국학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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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작품을 수식하는 말 중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성장’이라는 단어다. 성장 소설을 떠올리자면 수없이 많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호밀밭의 파수꾼>, <데미안>, <엄마의 말뚝>,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등… 이러한 소설들은 으레 각 신문사가 선정한 청소년 필독도서 리스트에 오르곤 한다. 우리는 부모가 학창 시절 열심히 읽었던 이런 소설들을 우리의 중고등학교 시절 탐독했고, 우리의 자녀들에게도 건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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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소설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일단 성장 소설이라는 것이 포괄하는 범위가 너무나도 넓다는 것이다. 첫사랑, 모험,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 방황, 꿈을 향한 도전 등 소설의 소재가 되기에 너무나 좋은 서사들은 대부분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또 성장 소설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 읽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중학생 때 읽었던 성장 소설을 10년 후, 20년 후에 다시 읽었을 때의 이질감을 느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성장 소설은 미성숙하고,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이지만 어른이 되어도 그것을 통해 같은, 혹은 다른 감동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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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커지는 것, 자라는 것이라는 의미의 성장은 신체적, 정신적 혹은 외적, 내적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신체적 성장은 흔히들 늦어야 20대 초반까지 지속되다가 그 이후로 멈추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정신적/내적 성장은? 누구도 그것이 끝나는 시기를 정확히 제시하지 못한다. 우리의 마음은 언제쯤 완전한 성숙에 도달하게 될까? 부모에게서 독립할 때? 좌절을 겪을 때? 결혼하여 아이를 낳을 때? 위의 대답들이 ‘전보다 조금 더’ 성장하게 되는 계기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저런 경험들을 통해 우리는 성장의 끝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인가? 결국 인간은 죽을 때까지 내면적 성장의 과정 속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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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이 세상의 모든 문학작품들은 다 성장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이 철부지 어린아이, 사춘기 소년이 아니라 할지라도 모든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어떤 사건을 겪은 뒤 그로 인해 깨닫고, 부딪치고, 변화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보는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다. 우리는 모두 끝없이 성장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문학 작품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청소년 필독도서에 있는 책들을 청소년만 읽어야 되는 것은 아니며, 청소년들이 꼭 필독도서 리스트에 있는 책만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님은 우리네의 삶 자체가 기약 없는 성장의 여정이고 문학은 그것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일 테다. 성장통을 앓는 모든 이들에게 성장 소설, 그러니까 문학을 처방해야 하는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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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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