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도시의 성장과 미술의 변화,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展

글 입력 2016.10.11 23:1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미술속도시도시속미술.jpg
 


"이번 특별전은 조선 후기부터 근대까지의 미술 문화를 
도시 공간과 연결 지어 살펴보는 전시로, 17세기 후반 조선 한양의 경관, 
사람들, 취향과 미의식 등을 담은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에서 조선 후기에서 근대까지 '도시'를 주제로 한 전통 회화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그 당시의 도시와 우리들의 생활 모습이 어떻게 변하고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해당 전시는 크게 4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성문을 열다>, <사람들, 도시에 매혹되다>, <미술, 도시의 감성을 펼치다>, 그리고 <도시, 근대를 만나다>이다. 물론 모든 섹션마다 볼만한 작품들이 있겠으나, 그 중에서도 나는 이번 전시의 백미는 첫번째 섹션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청명상하도>와 <태평성시도>의 원본을 두 눈으로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해당 작품들의 원본은 10월 23일까지만 공개되고, 이후로는 복제본이 전시된다고 하니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보기를 권한다.

<청명상하도>는 명나라 시대 강남 대도시인 소주에서 제작된 것으로, 18세기에 조선에 전래되었다고 한다. 이 때 이 청명상하도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이 바로 <태평성시도>이다. <청명상하도> 바로 맞은편에는 <고소번화도>가 전시되어 있다. <고소번화도>는 18세기 청나라 때 마찬가지로 고급 예술문화를 선도하는 대도시였던 소주에서 제작된 것이다. 이 두 그림 앞에서는 모든 관람객들이 예외없이 허리를 최대한으로 숙여 그림 속에 들어갈 것처럼 보고 있다. 그 이유가 바로 10미터가 넘는 길이의 그림 속에 무려 4800여명의 사람들이 꼼꼼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어찌나 섬세하고 정교한지, 저 멀리 있어 점으로 보이는 사람들까지도 하나하나 그려져 있으며, 좀 더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제각기 다른 표정으로 그려넣었다.

"보는 사람이 그림 속에 실제로 들어가 있는 듯 하게 만든다(조영석 - 청명상하도발)". 이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듯 싶다. 그림을 보는 내내 실제 그 당시의 모습이 머릿 속에 그려지고, 분위기까지도 짐작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과장하는 것 같이 들리겠지만 정말로 그러했다. 또, 같은 중국의 그림이지만, 명나라 때의 소주 모습과 청나라 때의 소주 모습이 확연히 다른 것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전시실에 <태평성시도>와 <낙중낙외도>가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앞서 말했듯 <태평성시도>는 18세기 조선에서 청명상하도가 전래된 후 '번화한 도시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실제 있는 그대로를 그린 것이 아닌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중국의 영향을 받은 탓도 있겠으나, 당시 조선에게는 중국보다 더 대단한 나라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태평성시도> 속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은 중국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게 보였다.

<낙중낙외도>는 17세기 교토의 경관을 그린 풍속화이다. 이렇게 한-중-일 당시의 도시 모습을 그린 작품들을 한 공간에 놓고 보니, 새삼 당시의 타국이라 함은 지금의 우리에겐 '화성'처럼 '다른 별'과도 같았겠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 특별전의 백미가 왜 첫번째 섹션이라 했는지는 직접 가보면 더욱 와닿을 것이다. 사실 앞에서 이렇게 대단한 작품을 먼저 만나나 보니, 상대적으로 그 뒤의 작품들은 조금 보는 재미가 떨어졌달까. 분명한 것은 첫번째 섹션을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이번 특별전은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청명상하도와 고소번화도는 정말 보는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작품이었다!



전시 상세 페이지.jpg
 

[박지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