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글 입력 2016.08.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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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104번째 초대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Review
‘깃듦’에 대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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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뉴스를 통해서 짧게나마 신안해저선의 존재를 접했다. 신안 앞바다에서 오래전 침몰한 무역선의 유물이 나왔다더라..이정도였다. 그리고 이번 특별전을 통해서 나는 신안해저선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발굴 40주년을 맞이해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최대 규모의 특별전으로 열리는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무더위를 뚫고 찾아간 전시관 앞에서는 신안 앞바다의 푸르름을 대변하는냥 파란 티켓과 포토존이 나를 반겼다. 그런 느낌은 날 곧이 곧대로 해저선이 잠긴 바닷속으로 이끌어 주는 듯 했다.

전시실 안에는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답게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도자기라고해서 같은 모양의 도자기는 볼 수 없는, 그 정도로 전시실 안의 유물은 다채로웠다. 옥빛의 도자기들은 전시된 유리관 안에서 그 자체로 빛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도자기와 배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보면서 양에 놀라고 다양함에 놀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랬다. 또한 신안해저선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것들은 지금 당장에라도 팔아도 값어치와 제 몫을 다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놀라웠다. 그 자체로 이미 정교하고 완벽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유물을 보면서 놀라움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어딘가 모르게 기분이 울적했다. 이 배가 침몰하지 않았더라면 14세기 최대 무역선으로 바닷길을 마음껏 누비고 다녔을 상상을 하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그렇게 오묘한 마음을 가지고 전시를 보다가 전시장 마지막에 쓰여 있는 글을 보고 나는 내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문구가 있었다.


“모든 문화유산에는 사람이 들어 있습니다. 
그 마음이 서려 있습니다. 
마땅히 그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합니다. 
신안해저선에 탔던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빌면서 이 특별전을 마칩니다.”


그렇다. 신안해저선은 누군가에게는 손수 만든 도자기를 처음으로 내보내는 부푼 설렘이 가득했던 무역선이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순탄한 항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마음을 졸이면서 탔을 배일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이들의 침몰은 그들이 가졌던 기대와 소망마저도 앗아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에 와서는 ‘보물선’, ‘14세기 최대의 무역선’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곤 하지만 그 당시 신안해저선은 그들의 삶이자 전부였던 ‘무역선’이었다.

배는 침몰했고, 650여년 만에 수면위로 떠올라 오늘날 우리에게 고고학적으로, 역사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가져다주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신안해저선과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이들을 떠올릴 줄 알아야 한다.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낸 도자기는 모두 그 안에 사람이 손길이 있고 마음이 전시장을 나갈 때 돼서야 나는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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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안내


ㅇ 기간/장소: 2016. 7. 26.(화)~2016. 9. 4.(일) 국립중앙박물관
ㅇ 전시품: 신안해저선에서 발굴된 2만여 점과 동전 1톤
ㅇ 관람료: 성인 5,000원 /청소년(만13∼18세 이하) 4,500원 /어린이(만6∼12세 이하) 4,000원
ㅇ 출품 기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군사관학교박물관
(중국) 저장성박물관, 텐이거박물관, 닝보박물관
항저우시문물고고연구소, 인저우구문물관리위원회, 츠시시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국립역사민속박물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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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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