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겨울 나그네

글 입력 2016.01.2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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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_전단-01.jpg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메조 소프라노 '백재은'의 '겨울나그네' 공연을 다녀왔다.
이날 공연은 그야말로 슈베르트에 푹 빠졌던 콘서트였다.


1부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솔로 연주가 있었다.
당일에는 슈베르트 소나타 대신 피아노 즉흥곡 1~4번( D.899)을 선보였다.
슈베르트의 소나타는 흔히 들을 수 없어 변경된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개인적으로 슈베르트 즉흥곡을 좋아해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연주가 매우 뛰어나 아쉬운 마음을 떨쳐내기에 충분했다.
전반적으로 여유가 느껴지는 연주였고 4곡을 연주한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흡입력있었다.


 슈베르트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멜로디가 마치 가곡처럼 멜로디가 돋보인다.
그가 어렸을 때 성악을 배웠기때문에 더욱 그러한 특성이 묻어나는 것 같다.
그런 슈베르트의 섬세한 선율을 잘 살려내어 기분좋게 감상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 듣고 싶었던 마음을 담아 
백건우 연주영상을 집에 와서 감상했다.









2부에서는 드디어 가곡'겨울나그네' 를 이어서 들을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곡 공연을 관람한 건 처음이여서 기대가 많이 되었다.

사실 겨울 나그네를 전곡을 다할 줄은 몰랐다.
한 곡당 시간이 짧지만 갯수가 많기 때문에 몇곡만 골라 선곡할 줄 알았는데
전곡을 다 소화해서 놀랐다. 


겨울 나그네의 전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추운 겨울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들판으로 방랑의 길을 떠난다.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추운 들판을 헤매는 청년의 마음은
죽을 것만 같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 허덕이고
어느덧 까마귀, 숙소, 환상, 도깨비불, 백발과 같은 죽음에 대한 상념이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된다.
마지막으로 마을 어귀에서 라이어를 돌리고 있는 
늙은 악사에게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마치 슈베르트의 말년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듯한 방황하는 화자의 
우울하고 절망적인 심정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가곡인데
메조 소프라노 음역대로도 강렬하게 겨울나그네의 심정이 전달되어 
인상적이였다.
메조 소프라노 백재은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표정, 손짓 하나에도 절절한 심정이 드러났고 
그의 표현력에 감탄하며 감상했던 것 같다.

앞서 1부에서 독주를 했던 조재혁도 백재은의 목소리와 
전혀 위화감없이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반주가 튀지도 않으면서 섬세하게 곡의 분위기를 이끌어가서
백재은의 절절한 목소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던 것 같다.




처음 경험한 가곡 공연이였는데 굉장히 만족스럽고
이날 출연진들의 공연소식을 듣게 된다면 꼭 가고 싶다.
다만, 독일어이기 때문에 
가사를 동시에 음미하기가 조금 힘들었지만
무대 뒤쪽 스크린에 나온 한글해석을 통해 가사의 뜻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클래식 공연을 관람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클래식 공연은 무엇보다 예습과 복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리 정보를 숙지하고 관람해야 더욱 즐겁고
끝나고 다시 감상해야 감동이 오래 가는 것 같다.


리뷰를 쓰면서 이전에 이미
메조소프라노가 겨울나그네를 해석한 케이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메조소프라노 크리스타 루트비히(Christa Ludwig, 1928- )인데,
독일어권 성악계에서 최고의 가수라는 찬사를 받으며 50년 동안 무대에 섰던 성악가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루트비히는 목소리의 변화에 따라
계속 적절한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그중의 하나가 겨울 나그네도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그의 음반을 후에 찾아 들어 보면 이날 공연과 비슷한 감동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슈베르트가 말년에 작곡한 곡중에 
겨울 나그네와 비슷한 감성의 명곡이 많다.
그중에서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도 함께 들어보면 
슈베르트만의 코드인 방황과 죽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포터즈6기_박진희.jpg


[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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