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 계의 신데렐라, 리사이클 아트 [다원예술]

업사이클 아트를 통해 작은 희망을 발견한다.
글 입력 2015.11.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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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핫하게 뜬 한 드라마가 있다. 수목 저녁을 설레게 만드는 ‘그녀는 예뻤다’가 바로 그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잘 짜인 스토리, 언제나 설레이는 첫사랑 코드 등 매력적인 요소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에 더해, 사람들이 '그녀는 예뻤다'에 주목하게 만드는 또다른 요소가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여자 주인공의 ‘변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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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신‘이라는 키워드는 항상 사람들을 환호하게 하곤 했다. 누더기 옷을 입었던 신데렐라가 요정의 도움으로 예쁘게 변한다든지,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여자 주인공의 뚱뚱했던 모습이 날씬하게 바뀐다든지 하는 모습은 기억에 참 강렬하게 남게 된다. 무언가가 변신해가는 과정은 흥미롭고 또 아름답다. 마찬가지로 예술의 세계에서도 이처럼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장르가 있다.

 버려지고 더러웠던 것들이 새로이 정체성을 가지고 재탄생하는 것.
 그 아무도 이렇게 변할 수 있을 거라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

 여기, 폐품에게 새 생명과 새 의미를 부여하는 ‘업사이클 아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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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리폼(reform), 리사이클링(re-cycling)과 달리 업사이클링(up-cycling)의 뜻은 무엇일까? 비교적 보편적으로 알려진 두 개념 리폼과 리사이클링은 낡거나 오래된 물건을 새롭게 고치는 일,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원래의 소재로 다시 전환하는 일을 의미한다. 업사이클링은 이 두 개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거나 새롭게 가공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더해 재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업사이클 아트는 폐자원을 활용해 만들어진 예술작품으로,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소재로 창의적인 재활용이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 많지만, 여러 작가들은 업사이클 아트를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전달하고 있다. 폐자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다르게 말하면 재료 역시 제한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또한 예술 장르에 있어서도 자유로운 편인데, 업사이클 아트는 드로잉, 조각, 사진 등 예술의 여러 분야를 통틀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그저 예술품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직접 사용 가능한 디자인 제품으로도 재탄생하기도 한다. 업사이클 아트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포함한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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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업사이클 아트는 크리스 조단의 작품으로, 이 작가는 폐자원을 이용한 사진 작업을 주로 한다. 산업 쓰레기들을 디테일하게 재조합하고 배열하여 점묘화적인 작품,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만든다. 그저 풍경화처럼 보이는 첫 번째 사진은 사실 확대해보면 이 그림이 온갖 쓰레기로 조합한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 문명의 이기심으로 자연이 훼손된 현실을 고발한다. 또한 두 번째 사진은 옅게 그려진 상어의 스케치로 보이지만, 확대했을 때 수많은 알갱이들이 보인다. 이 알갱이들은 다름아닌 죽은 상어들의 이빨이다. 불법 어획으로 수많은 상어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음을 표현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크리스 조단은 물질주의 사회의 욕망과 인간의 이기심을 비판하고, 쓰레기와 산업폐기물로 고통받는 자연의 현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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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다 남은 스파게티와 산업 폐기물이 만든 익숙한 그림. 이 독특한 작품을 만든 작가는 빅 뮤니츠로, 비주얼 아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 미술가이다. 이 작가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미지나 미술작품을 쓰레기들을 이용하여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버려진 쓰레기들이 작품의 핵심 재료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 쓰레기가 그려내는 그림들은 명작으로 알려진 그림들이다. 그의 예술 세계에는 이처럼 재료와 메시지의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예술의 소재에 대한 고찰과 실험 정신을 업사이클 아트를 통해 보여주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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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사이클 아트가 그저 예술품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프라이탁을 보면 업사이클링이 얼마나 활용도 있게 변신할 수 있는가를 엿볼 수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마커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설립한 가방 전문 브랜드 프라이탁. 프라이탁은 폐기된 자전거 튜브, 자동차 안전벨트, 트럭 방수포 등을 재활용하여 가방을 만든다. 방수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방은 자체적으로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어 실용성이 뛰어나다. 또한 재료로 쓰이는 방수포를 하나씩 재단하여 만들기 때문에 프라이탁 가방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가방이 된다. 프라이탁 가방은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업사이클 아트는 사람들의 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되고 재창조되는 예술이다. 또한 단어는 낯설지 몰라도 업사이클 아트가 지닌 본질은 낯선 것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알 수 있다. 결국 일상 속에서 매일같이 만나는 여러 사소한 것들이 모여 사소하지 않은 것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폐품을 소재로 한 새로운 예술장르임과 동시에, 본질적으로 재활용을 통한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사람들의 삶에 있어서 일상적으로 공감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예술. 그것이 업사이클 아트이다.

 점점 인구는 증가하고, 그만큼 발생하는 쓰레기도 점점 증가한다. 이 대지는 어디까지나 한정된 장소이고, 많고 많은 쓰레기들을 그저 쓰레기로 두는 것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업사이클 아트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의 가능성이자 인간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폐자원이 새 생명과 새 이름, 새 의미를 얻어 무궁무진하게 재탄생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일상에 묻혀 잊고 쉽사리 잊고 지내던 사소한 것들, 우리가 버리는 것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폐자원이 무궁무진하게 변할 수 있는 그 가능성만큼, 우리는 우리 삶과 그 터전을 더 건강하게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업사이클 아트를 통해 작은 희망을 발견한다.





* 이미지 출처

www.google.com/image ; Chris Jordan, Vik Muniz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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