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죽음이 두려운가? 사는게 더 힘들어. 연극' 염쟁이 유 씨'.

글 입력 2015.05.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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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서포터즈 시작하고 나서 처음 받은 문화초대.
지난 4월 29일에 대학로 이랑씨어터에서 염쟁이 유씨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리뷰 중 내가 보고 들은 염쟁이 유 씨에는 스포일러가 조금 포함되어 있으니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서 읽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 ^ 





-염쟁이..? 

  염쟁이라, 장의사를 일컫는 또 다른 말. 이 연극을 통해 새로 알게 된 단어이다. 염을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닐 터. 하지만 인간은 죽을 운명을 타고 태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오랜 인간의 역사에서부터, 누군가는 죽은 이의 시체를 마지막으로 보아야했을 것이다. 그렇게 염쟁이의 숙명을 지니고, 죽음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 떠나는 이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염쟁이들. 나는 그들이 염을 하는 매 순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무섭지 않을까. 슬프진 않을까. 무슨 생각을 하며 염을 할까. 죽은 이들을 보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이는 걸까…. 염쟁이에 대한 호기심과 살짝 두렵고 아리송한 생각으로 임한 연극이었다. 



-배우 신현종

 주인공 염쟁이 유 씨를 비롯하여 그 밖에 14개의 역할을 소화해낸 신현종 배우. 매우 자연스러운 변환을 보여주셔서 놀라웠다. 다양한 캐릭터들과 유쾌한 유씨의 모습, 그리고 그의 이면까지. 왜 그가 염쟁이 유 씨를 맡을 수 있었는지 단번에 수긍이 갔다.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이 유난히 많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에 전혀 힘이 들지 않고 부담 또한 없었다. 배우의 배려 덕분에 좀 더 생동감 있게 극에 몰입할 수 있었고, 관객들은 신현종 배우의 밀고 당기기에 훅 빠져들었다. 극의 완성도를 더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나는 이 연극에서만큼은 배우의 능력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고 들은 염쟁이 유 씨

  죽음을 소재로 한 연극. 처음에는 받아들이기에 너무 무거운 작품이 아닐까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오히려 염쟁이 유 씨는 유쾌한 화법으로 죽음을 말한다. 죽음을 엄청난 존재로 생각하기 보다는 죽음 앞에서 우리는 더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코 가볍지 않은 격려의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었다. 
  염의 순서와 그에 담긴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줄거리는 진행된다. 허투루 이루어지지 않는 전통의 염 방식. 과정 하나에도 죽은 이를 보듬고 저승으로 잘 보내려는 인간의 깊은 뜻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염의 순서와 같이 어우러진 여러 에피소드는 극의 전개 양상을 풍부하게 완성했다. 특히 가까운 이의 죽음 앞에서도 욕심이 가득한 인간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풀어나간 장면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후반부 전개에서는 조금 갑작스러움을 느꼈기 때문에 아쉬웠다.
  
  평생 염을 한 유 씨가 덤덤하게 받아들이지 못 하는 단 하나의 죽음. 극의 후반부에서는 염쟁이로서의 삶이 아닌 아버지로서의 유 씨, 죽음 앞에서 슬퍼하는 인간 유 씨의 삶이 그려진다. 힘들고 치열했을 유 씨의 삶에 대해 복잡다단한 감정이 생겼다. 
  결국에 유 씨가 말하는 삶은 죽음보다 힘들고 치열한 것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좋은 결말을 짓기 위해 인생의 대서사시를 적어 내려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염쟁이 유 씨와 함께한 1시간 30분은 나에게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물했다.  이렇게 극에서 느낀 바가 인생의 작은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나는 내 인생을 서사하는 좋은 작가이기를. 죽음이 무섭지 않은 용감한 주인공이기를. 




아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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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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