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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고침을 위한 무너짐 - 정희 [공연]
결국 한 번의 무너짐은 필요했다. 마냥 웃으며 괜찮은 척할 게 아니라, 울고불고 난리를 쳐야만 했다. 조금은 추해질지라도 이는 평화로운 기쁨에 다가설 여정일 뿐이다. 다만, 무너질 때만큼은 함께였다. 그건 엄청난 사랑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었다. 어쩌면 나만큼, 나보다 더 큰 외로움과 사연을 안고 있을지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다.
* 해당 리뷰는 연극 '정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평화로울 정(靜), 기쁠 희(喜). 서울 후계동 오래된 술집 ‘정희네’의 주인 ‘정희’의 서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이번 연극은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 작품이다. 원작 그대로를 답습하는 작품은 아니다. 원작의 정희가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따뜻한 인물로
by
백승원 에디터
2026.04.30
리뷰
PRESS
[PRESS] 복수, 한바탕 짧은 꿈 -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고선웅와 국립극단의 대표작이자 한국 연국의 신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10주년을 맞이했다.
사생취의(捨生取義). 목숨을 버리고 ‘의(義)’를 좇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생명을 포기하더라도 옳은 일을 하겠단 결연한 의지가 담긴 말이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 의리(義理)를 포기하지 말란 뜻이기도 하다. 기꺼이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지켜야 할’ 도리는 무엇일까. 가족, 친구, 연인 등 사랑하는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존귀하지만
by
이진 에디터
2025.12.02
오피니언
문화 전반
[오피니언] Smile! 힘들어도.......?
Smile 웃어요 Though your heart is aching 마음이 사무치게 아플지라도 Smile 웃어요 Even though it's breaking 마음이 무너져 내려도 지미 듀란테의 중후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건네는 한마디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재즈 음악에 깃든 가사는 노래의 제목, “Smile”, 웃음을 권유한다. 웃다보면 희망이 생기
by
이지현 에디터
2023.02.12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시카고 : 반짝 스타의 탄생과 끝
금발의 미녀, 살인자, 한 발의 총성, 헤어진 남자친구, 목숨과 아이를 지키기 위한 선택. 기사 하나만 있어도 눈길을 끌만한 키워드가 무려 한번에 뭉쳤다. 이를 마다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대중은 언제나 이슈를 원한다. 자극적인 대본이 그려낸 흥미진진한 연극 무대의 관객이 되길 원한다. 영화 '시카고'의 주인공, '록시 하트'는 대중들이 순식간에 차려낸
by
이지현 에디터
2023.02.12
리뷰
도서
[Review] 자기만의 다락방에서 우리의 방이 되기까지 - 다락방의 미친 여자
문학으로 우리의 언어를 갖게 되는 것
영문학을 전공하며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나의 마음에 가장 깊게 남았던 작품들이 있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저주로 가득 찬 무서운 시어로 가득 찬 Sylvia Plath의 시 ‘Daddy’, 미국 상류층 여성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을 담은 Kate Chopin의 ‘Awakening’, 여성과 문학에
by
이지현 에디터
2022.10.05
리뷰
영화
[Review] 자립엔 도착지가 없어, 계속 살아가는 거지 - 아이를 위한 아이
우리를 부수고 나오는 아이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나는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도 “졸업하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았던 고등학생이었다. 왜 졸업이 그토록 하고 싶은지, 졸업한 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생각은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가 답답했다. 졸업이 마치 삶의 탈출구인 것 마냥 굴었다. <아이를 위한 아이> 속 도윤에게 탈출구는 호주였다. 보육원에서 만
by
이지현 에디터
2022.07.20
리뷰
도서
[Review] 사람과 사랑 사이의 무한한 굴레 -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열정과 통찰
결국엔 아름답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
아주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들을 동경해왔다. 이상하게 다른 직업들 보다 예술을 업으로 택한 이들이 유독 멋있어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피아노를 배우고 그림을 배우며, 장래희망 칸에 피아니스트와 화가 따위를 적었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피아니스트와 화가가 되기에는 내 재능이 턱도 없이 모자랐다는 것, 한국에서 피아니스트와 화가가 된다는 굉장히 지
by
이지현 에디터
2021.07.04
리뷰
공연
[Review] 그립고 아름다운 별나라를 꿈꾸며 - 결혼전야
장미, 오오, 순수한 모순의 꽃!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이후 한국 사실주의의 기준을 보여주는 연극 <결혼전야>. 작품은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반. 경기도 송탄 시의 미군 부대 앞의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기지촌의 한 작은 클럽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 여인의 일상을 포착한다. 명자, 숙희, 영란이 그 주인공이다. 명자의 결혼식을 앞두고 클럽의 문을
by
박세나 에디터
2021.06.02
리뷰
영화
[Review] 요요로 그려보는 청년 세대의 꿈과 현실, 영화 '요요현상'
다섯 명의 요요덕후들이 보여주는 청년 세대의 꿈과 현실
모두들 어린 시절 요요를 갖고 놀았던 경험이 한 번 쯤은 있었을 것이다. 고리에 두 번째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어 손에 쥔 몸체를 아래로 떨구면 줄을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내 손바닥을 탁 치고 내려갔다. 그렇게 몇 번 반복하고 나면 다 올라오지 못하고 중간에서 멈춰 몸체에 다시 줄을 열심히 감아야만 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나에게 요요와 관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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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에디터
2021.01.16
리뷰
도서
[Review] 코로나 시대에 시인의 언어를 빌려 - 지구에서 스테이
어둠의 시기에 빛을 보기 위해 우리는 시인의 언어가 필요합니다.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기 이전에는 잠수함에 토끼를 함께 데리고 탔다고 한다. 산소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마땅치 않아 산소에 인간보다 예민한 토끼의 반응을 보고 산소의 농도를 조절했다는 것이다. 루마니아의 작가 콘스탄트 게오르규는 시인을 이 ‘잠수함 속의 토끼’에 비유했다. 세상 속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먼저 예민하게 감지하고, 시를 통해서 인간들에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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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에디터
2021.01.10
칼럼/에세이
에세이
[베개와 천장 사이] 09. 12월의 불안
부끄럽지만 자기연민 중입니다.
[베개와 천장 사이] 09. 12월의 불안 방 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이 부쩍 차가워졌다. 작은 창으로 보이는 나뭇가지는 앙상하다. 벌써 12월이 온 것이다. 이상하게 찬 공기는 뭐라고 정의 내릴 수 없는 슬픔이나 불안의 냄새를 풍긴다. 애써 눌러오던 마음들은 그 냄새를 맡고 몸집을 키운다. 내가 추워서 웅크릴수록 불안과 슬픔은 활개를 친다. 나보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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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에디터
2020.12.16
리뷰
도서
[Review] 시에 기대어 한 번 더 살아보려는 마음 -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사람을 살리는 시의 힘을 믿어보려고 합니다
작년 8월, 파리에서 강도를 만나 핸드폰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야 패닉이었지만 핸드폰이야 보험처리 하면 그만이고, 사진들은 클라우드에 저장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말 아까운 건 따로 있었다. 몇 년 동안 메모장에 모아둔 시들이 다 날아간 것이다. 어쩌다가 내 마음을 울리는 시를 마주할 때마다 메모장에 넣어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해서 읽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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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에디터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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