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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가끔 드러누워도 될까요
진짜 휴식의 의미를 찾아서
유럽에서 지내면서 어딜 나가든 빼놓지 않고 챙겨 다니던 것은 다름 아닌 돗자리다. 이곳에서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디자인의 돗자리를 구할 수 없다는 말에 한국에서부터 고이 챙겨 온 노란 체크무늬 패턴의 돗자리는 유럽에서 보내는 여름 내내 나와 빠지지 않고 함께했다. 유럽의 길거리는 아무렇게나 걸어도 아름답다. 지금이야 이곳에서 지낸 지 두 달이 된
by
김채영 에디터
2023.11.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기억을 담그다
기억은 사람에게 묻은 오랜 습관같은 것이다
친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지금과는 달리, 그 당시 아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죽여 슬퍼하셨다. 장례식을 마친 뒤 며칠간 방문을 열면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있는 아빠의 침묵한 등을 볼 수 있었다. 활짝 문을 열며 명랑한 목소리로 "아빠 뭐해?!"라고 말을 건네려던 참이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부모님을 여의어 보
by
박정빈 에디터
2023.11.0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도둑맞은 비행기 표
이제 좋을 일을 생각해야겠어
양해 안 했는데? 막 영월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 서울로 진입하며 일어나는 병목구간 교통 정체의 빨간 파도 가운데에서 최후 통첩을 들었다. 우리 비행기 표가 도둑맞았단다. 나는 별안간 멍해졌다. 10여 일 전, 키XX컴을 통해 예매한 비행기 표를 취소했다. 우리는 어쩌면 현대의 서비스를 너무 믿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환불이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by
서상덕 에디터
2023.11.02
리뷰
도서
[리뷰] '나'로서 음악 즐겨보기- G는 파랑 [도서]
김지희 <G는 파랑>을 읽고
나는 욕심이 많다. 항상 마음에 드는 것들은 ‘잘’하고 싶다. 마음이 앞서서 늘 즐기는 것, ‘나’는 뒷전이 된다. ‘잘’이 앞서면 마음은 앞으로 달려가 몸은 균형을 잃고 목적이 전도된다. 결국 넘어진다. 나는 어릴 때 피아노가 정말 좋았다. 피아노만이 있는 작은 방에서 까맣고 윤기 나는 피아노와 나만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사랑했다. 미끈한 건반을 두드릴
by
박하은 에디터
2023.11.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향긋한 인생
질긴 거죽, 굳은 살 없이.
지나치게 고전적이라 촌스럽게 느껴지는 철학의 질문들, 그런데 고전적인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계속해서 부메랑처럼 날아드는데, 아름다움의 장소가 사물인지 관찰자인지 혹은 그 둘 사이 어디인지 같은 케케묵은 질문은 그냥 아무 일 없는 오후, 창밖을 바라보다 참새처럼 가볍게 왔다 날아가며. 생각들은 길가에, 산책에, 차창 너머 보이는 터전의 파노라마에,
by
남영신 에디터
2023.11.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월요일이 8번 남았다
올해가 얼마나 남았지?
매일 유튜브 파도에 몸을 싣고 흘러가고 있다. 어떤 날은 양어장에서 키우는 고양이 영상을 5시간 내리 보다가. 다음날에는 쿠바 여행 브이로그를 종일 본다. 바로 어제는 뮤지컬, 오페라 영상에 꽂혀 예술 공연에 갈증을 느끼다가.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무대를 보며 문득 달력 어플을 켰다. 올해가 얼마나 남았지? 10월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11월이다.
by
이보라 에디터
2023.10.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계절은 시간을 흐르게 하니까
후드티와 롱패딩을 입고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고 천천히 녹여먹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지. 달디 단 아이스크림에서 왠지 쌉쌀한 맛이 감돈다.
계절이 바뀌어서야 비로소 시간이 흘러갔음을 자각한다. 한 시절이 지나갔음을 실감한다 바닥에 누워있다가 쌀쌀한 기운에 옷을 챙겨입었다. 집 밖을 나오자 옷차림이 바뀌고 거리의 풍경도 바뀌기 시작해 실감이 좀 났다. 가을이다. 반바지를 고집하고 아이스크림을 사먹어도, 여름을 같이 보낸 에어컨과 선풍기를 아직 창고에 들여놓지 않았어도 변하지 않는 사실. 시간이
by
김인규 에디터
2023.10.31
리뷰
도서
[Review] 참 밉고 사랑스러운 엄마가 쓴 글 -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
그 마음을 돌려줍니다
오늘 리뷰할 책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은 우울증을 진단받은 어머니가 '어머니'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책이다. 세 장에 걸친 이 짧은 글에는 사회현상에 대한 지적인 접근이 섞여 있지만, 그러한 접근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가감없이 드러내는 저자의 진솔한 마음속 이야기들이다. '기술한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 책에서 저자는 감성과 고통을 어설프게 지워버리지
by
이승주 에디터
2023.10.3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맥북'으로 글쓰기
허세와 본질의 사이
이상하게 글쟁이 삶을 떠올리면 맥북으로 글 쓰는 로망이 있다. 카페에 앉아 맥북으로 글을 쓰면 잘 써질 것 같았다. 나는 백수였기 때문에 그 꿈을 저 멀리 언젠가로 미루고 살았다. 기나긴 백수 기간을 끝내고 두 번째 월급을 받자마자 나는 맥북을 살 계획을 세웠다. 어떤 제품 어떻게 살까 언제 살까 우선, 어떤 모델을 살지 고민했다.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by
강현아 에디터
2023.10.30
리뷰
도서
[Review] 우울한 엄마의 이야기가 소중한 이유 -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
개인의 서사는 언제 힘을 얻게 될까?
개인의 서사는 언제 힘을 얻게 될까? 그것이 책으로 쓰인 것이라면, 수미 작가의 이야기처럼 그것이 글의 형태를 하고 있다면, 독자에게 읽힐 때, 그리고 그것에 공감할 때 힘을 얻어 생생히 되살아나지 않을까. 저자와 독자의 경험과 기억이 얽혀 글이 둘 사이를 이어주는 끈이 되어줄 때 말이다. 여성, 아내, 엄마, 경력 단절, 작가, 지방에 살고 있음. 모두
by
이홍비 에디터
2023.10.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다정함은 전이된다
사랑은 돌고 돈다.
다정함에 대한 글을 쓰기 전에, 내가 사랑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야 할 것 같다. 인생에서 다정함은 엄마를 통해 배웠다. 그녀는 늘 타인에게 무언가를 베푼다. 가는 것이 있다면 오는 게 있다는 속담이 좌우명일 만큼, 받은 것을 잊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받은 것이 없어도 주는 사람이다. 그렇게 그녀는 동네에서 또는 회사에서 다정함의 아이콘으로 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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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에디터
2023.10.2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강아지 신장 살리기 프로젝트 (feat. 피하수액 도전기)
피하수액을 하며 신부전 케어를 하는 주인과, 반려견 이야기. 하루하루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 직접찍은 사진 필자의 강아지는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만으로 13살, 14살이다. 어쩌면 더 먹었을 수도 있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다. 심장병으로 약을 먹은 지는 3년에서 4년 남짓 됐고, 그 사이 동안 추가된 약이 세 네 가지는 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에디슨, 인 수치를 낮게 해주는 각종 보조제까지……. 이주에 한번 동물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by
최아정 에디터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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