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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고 미끄러진 존재들, 연극 '유령'
연극 <유령>을 보고
그림자를 판 사나이 페터 슐레밀은 어떤 부유한 상인의 사교장에 나간다. 그날 회색 옷을 걸친 사나이가 페터 슐레밀에게 온갖 금화가 쏟아지는 주머니와 당신의 그림자를 바꾸자고 말한다. 슐레밀은 이를 수락하고, 금화 주머니를 얻게 된다. 그러나 그는 그림자를 잃어버려 사람들에게 냉대당하고 소외되고 만다. 그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것을 황금에 혹해서 팔아버렸다
by
박하은 에디터
2025.06.17
리뷰
공연
[Review] 연극은 기록한다, 사회가 지운 유령들을 - 유령 [공연]
세상에 없던 존재들의 마지막 무대
백상예술대상을 받기도 한 고선웅 연출가의 오랜만의 신작 소식에 많은 연극 애호가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 나 역시 <유령>이라는 짧고 강렬한 제목과 'I'm nowhere'라는 부제를 보며 공연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 극 초반부 이지하, 강신구 배우의 슬로모션과 함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러브 스토리> 음악이 깔리는 순간 이미 이 블랙코
by
김현진 에디터
2025.06.17
리뷰
공연
[Review]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동시에 존재한 이들, 연극 [유령]
경험과 연관지은 연극 유령의 줄거리, 그리고 공연을 보며 느낀 점들
연극에 관한 이야기에 앞서, 취미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꺼내보고자 한다. 나의 취미는 한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시사 프로그램 시청이었다. 일과 중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길었기에 곁에 라디오처럼 재생해 둘 무언가가 필요했고, 때문에 거의 깨어있는 모든 시간에는 시사 프로그램과 함께였던 것 같다. 자기 전에도, 밥을 먹을 때도, 과제를 할 때도 함께했던
by
윤소영 에디터
2025.06.17
리뷰
공연
[Review] 실재하는 존재, 지워진 이름 - 연극 '유령'
역할로 존재하되,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유령'이라고 했을 때 처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오싹한 형상의 귀신보다는 흰 천을 뒤집어쓴 우스꽝스러운 할로윈 분장이다. 그렇지만 그 할로윈 분장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기에, 유령은 형상을 직접 보기보다 상상으로 인해 더 무서운 존재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유령'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 겁이 났다. 무서운 극이라는 말은 없었
by
유지현 에디터
2025.06.16
리뷰
공연
[Review] 사람은 배우, 세상은 무대, 삶은 연극 - 유령 [공연]
연극 <유령>은 삶의 모든 과정에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유령들의 이야기다.
땅도 하늘도 구분되지 않는 공간, 그 위를 어슬렁거리는 바퀴 달린 발이 있다. 그들은 분명히 죽었으니 산 자라 할 수 없고, 누구도 그들의 끝을 정리해 주지 않으니 죽은 자라고도 할 수도 없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은 지면에 확실히 닿을 수도, 그렇다고 붕 떠서 날아갈 수도 없기에, 그저 그들 발에 달린 바퀴를 굴리며 돌아다닐 뿐
by
차수민 에디터
2025.06.16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인간을 사랑하는 이유 [사람]
존재 방식으로서의 인류애에 관하여
요즘들어 나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INTP의 정석이던 이전의 나는, 타인의 시시콜콜한 것들이 별로 흥미롭다거나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귀찮았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일정이 생기면 좋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귀찮다는 감정이 날 지배했다. 그런데 요새는 인간 한 명 한 명이 사랑스럽다. 심지어 모르는 사람을 봐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나사가 하나
by
원미 에디터
2025.06.15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절대자로 존재하는 그 순간의 매력 [음악]
에스파의 아마겟돈과 코즈믹 호러를 살펴본다
사진_aespa 에스파 컨셉 포토 ⓒ SM Ent. K-POP 시장에서 에스파(Aespa) 라는 그룹이 가진 정체성은 단언컨대 독보적이다.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데뷔 초에는 다소 난해하다는 평을 받았던 그들의 컨셉은 오히려 에스파만 소화 가능한 쇠맛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가져오며 그룹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그 중에서도 에스파의 정규 1집 [Armaged
by
장수정 에디터
2025.06.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릴리 슈슈의 모든 것 - 존재하지 않는 파동 속에서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 존재하지 않는 파동 속에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러브레터>의 감독 이와이 슌지의 작품 세계는 ‘화이트 이와이’와 ‘블랙 이와이’로 나뉜다. 전자가 <하나와 앨리스>, <러브레터>처럼 밝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지녔다면, 후자는 눅눅하고 어두운 정서를 짙게 품는다. 오늘 소개할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블랙 이와이’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며, 마치 누군가
by
황록원 에디터
2025.06.07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거스러미가 사라졌다 [사람]
작년 여름을 지나고, 오늘 여름을 보내며, 내년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은 한결같다. 이 비신사적인 여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러나 해마다 느끼는 것은 여름이 신사답지 않다고 해서, 마냥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때로는 불쾌함의 이유가 되었던 것이 내 힘으로 용을 써 피하고 싶었던 작은 하나를 해결해 주는 나이스함을 선사한다. 여름을 없는 셈 치던 나에게 ‘나 여기 있어요’하고 호소하는 듯하다.
여름이 싫다. 더위를 많이 타는 탓에 여름은 미운 계절이었다. 모든 방학과 휴가가 점철된 성수기에도 홀로 비수기를 자처하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5평 남짓의 방을 시원하게 가꾸는 것은 값싸고 손쉬운 작업이다. 그래서 대개 먼저 약속을 잡지 않고, 오는 약속도 내치는 날들이 늘어간다. 그럼에도 태양이 부지런하고, 우리 집이 동향인 탓에 비교적 일찍 떠지는
by
백승원 에디터
2025.06.04
리뷰
PRESS
[PRESS] 혼종의 언어로 사유하기 - 도서 '내 어머니는 컴퓨터였다'
문학, 기계, 존재: 해일스가 그려낸 하이브리드 인간
1. 들어가며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계기는, 『내 어머니는 컴퓨터였다』를 소개하는 글에서 ‘컴퓨터 언어’와 ‘패치워크 걸’이라는 두 단어가 연달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일상 속에서 나는 종종 GPT를 사용하는데, 내가 컴퓨터 언어에 대해 갖고 있던 인상은 정확히 ‘패치워크 걸’에 가까웠다. 프랑켄슈타인이 이질적인 신체 부위를 이어붙여 생명을 창조하듯
by
이승주 에디터
2025.06.03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또 다른 나의 존재를 느낀다면-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영화]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을 분석하며
나와 동일한 사람이 다른 곳에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나는 언젠가 또 다른 내가 지구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른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보게 된 사람은 죽는다고 한다. 출처- 베로니카의 이중생활(1991) 영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은 서로 닮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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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아 에디터
2025.06.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우리는 모두 집을 찾아 헤매는 존재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도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읽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
한 번이라도 온전한 나 자신으로 존재한 경험이 있는가? 내가 완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 말이다.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세상과 합일된 기분. 조각났던 내 마음이 춤추고 있는 기분. 아직도 기억한다. 바르셀로나 2층 버스에서 바라본 핑크빛 하늘을. 벅차올라 저절로 나왔던 눈물을. 그때 들렸던 음악, 바람, 공기. 처음으로 내 존재를 완전히
by
채수빈 에디터
202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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