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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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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을까?

 

‘당기세요’를 보지 않고 무작정 밀고, 하지 말라는 건 어떻게든 하고. 뭐든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 심보다.

 

어릴 땐 엄마 말을 안 듣고, 숙제를 미리미리 안 하고, 하라는 건 하기 싫고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착한 아이였다고 해도 어떤 말을 거역한 적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되면 다를 줄 알았다. 주체적인 삶을 살 줄 알았고, 마법같이 하기 싫은 것도 척척 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하기 싫은 건 여전히 하기 싫다. 오히려 하고 싶은 것마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은 많은 거 같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잘 모르겠다.

 

요즘은 넘쳐나는 정보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라 그런지 어떤 일이든 ‘하고 싶다’는 소중한 감정 자체가 희미해지는 것 같다. 잠깐 세상과 멀리하는 순간 많은 것은 변화한다. 놓쳐버린다.

 

'미루다'의 속마음이 뭘까 생각해본다. 하고 싶은 걸 몰라서 미루는 건지, 미루다 보니 하고 싶은 걸 잊어버린 건지, ‘미루기’의 감정도 주체성이 있는 삶의 일부인지, 게으름은 삶의 균형을 위한 쉼의 단계인지.

 

아니면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손을 못 대는 것인지.

 

잠깐 생각해보자.

 

어쩌면 ‘미루기’는 나를 보호하는 하나의 방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감당하기엔 벅차거나, 방향이 확신이 없을 때, 우리는 잠시 멈춤을 선택하는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100살이 되어서도 각자의 미룸은 존재할 것 같다. 아무튼, 어쨌든. 우리는 미루는 존재고, 그 과정 속에서 잠깐의 쉼과 생각이 함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숙제를 미루고 친구들과 웃으며 놀았던 순간 속에 어쩌면 정말 중요한 무언가가 숨어 있었던 건 아닐까?

 

가끔 마음과 상황을 들여보지 않고 너무 급하게 가다간 문이 안 열리기도 하니 잘 살펴봐야 한다.

 

물음표와 의문이 가득한 미룬이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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