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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싫어하는 것에 관해 말해봅시다 [도서]
우리는 오답을, 변화를, 혼돈을 반기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덜 두려워할 필요가 있다.
영화나 도서 등의 호평을 남기다 보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보다 쓰고 나서 감정이 더 격해진 것을 느낀다. 쓰기 전에는 분명 ‘괜찮게 봤다’, ‘꽤 재밌었다’ 정도의 감상이었는데 후기를 쓰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무슨 무인도에 갈 때 챙겨갈 세 가지 물품 중 하나로 이 작품을 챙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는 생각을 정리하며 글을 쓰는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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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2.30
리뷰
영화
[Review] 도망도 추격도 아니지만 그 무엇보다 간절한 달리기 - 패닉 런
평화로운 힐링의 공간에서 숨 막히는 오지로 변해버린 숲속.
공포, 혹은 스릴러 영화에서 주인공이 숨 가쁘게 달린다면 대체로 도망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추격일까? 추격이라고 하기에도 어폐가 있다. 이 추격의 대상은 제자리에 있을 뿐이며 심지어는 주인공이 보복이나 응징을 가할 상대도 아니다. 그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아들이다. 목을 조여오는 숲속 조깅, <패닉 런> 깊은 숲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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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2.2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집 안의 천사를 죽이고 자기만의 방 마련하기 [도서]
버지니아 울프는 어쩌다가 살인자가, 그것도 천사의 살인자가 되었을까.
1800년대 영국 시인 코벤트리 패트모어가 쓴 시의 제목 ‘집 안의 천사’는 가정을 가꾸고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회가 바라는 이상적인 여성성을 상징한다. 전 세계의 수많은 가정은 수많은 ‘집 안의 천사’들이 있었기에 지탱될 수 있었다. 그러나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집 안의 천사’를 죽이고는, 그것이 정당방위라고 말했다. 울프는 어쩌다가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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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2.2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맞이하는 연인의 모습 [영화]
병들어 늙어가는 아내와, 병들지 않아도 함께 늙어가는 남편
뇌졸중으로 한쪽 몸이 마비된 아내와 그런 아내를 부축하는 남편. 서로에게 몸을 기댄 채 한 발짝 한 발짝 느리게 움직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무도회에서 호흡을 맞춰 춤추는 연인을 떠올렸다면 너무 기괴한 감상일까. 노부부가 주인공인 이 영화의 제목 ‘아무르(Amour)’는 프랑스어로 사랑을 뜻한다. 영화 <아무르>는 죽음,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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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2.16
리뷰
도서
[Review] 평범한 일상을 스릴러로 바꿔줄 서스펜스 - 레이디스
망상을 현실처럼 보여주는 묘사
일상에 숨은 유희를 곧잘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겉보기에는 분명 남들과 다를 것 없이, 무료하기까지 한 매일인데, 그들은 잔잔한 하루에서도 흥밋거리를 포착하고 발굴한다. 그들의 일상은 납작한 평지가 아니라 크고 작은 고랑과 이랑의 연속처럼 보인다. 이처럼 느릿느릿 평지 위를 굴러가는 레일바이크를 위아래로 굽이치는 롤러코스터로 바꾸는 능력은 어찌 보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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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2.1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한배에 타는 방법 [드라마]
7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미스터리 드라마 <1899>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소위 말해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같이 일하며, 또다시 소위 말해 ‘한배에 타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답답하고, 난감하고, 상황의 경중에 따라서는 절망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경험이다. 비유적인 상황으로도 이럴진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선박에 오른, 소위 말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말이 통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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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2.09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연말 결산 플레이리스트가 말해주는 나의 2022년 [음악]
올 한 해 당신이 즐겨들은 음악은?
삶과 가장 밀접한 예술은 건축과 음악, 이 두 가지라고 조심스레 주장한다. 건축은 생활의 물리적 배경이 되는 공간 예술로써 사람의 신체와 생활 반경을 껴안기 때문에, 그리고 음악은 일상적으로 즐기기 용이한 청각 위주의 시간 예술로써 언제나 삶의 한 모서리와 맞닿은 채이기 때문에 그렇다. 두 예술 모두 삶과 지극히 가깝지만 향유 방식은 정반대다. 건축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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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2.0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아이의 시선으로 보는 사회의 흉터 [문화 전반]
어른들은 왜 아이들의 시선을 탐내는 걸까.
하나의 작품을 통해 이전에 감상한 다른 작품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경험은 소중하다. 잊고 있던 작품을 다시 꺼내 볼 기회는 항상 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 그러니까 두 작품의 닮은 점이 여러 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는 우연에 우연이 겹친 듯해 참 신기하다. 하지만 그 닮은 점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우연이 야기한 여러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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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1.2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내돈내산 인공지능이 가출한다면 [문화 전반]
인공지능의 가출은 법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영화를 보다 보면, 제작자의 유도에서 이탈해 사소한 부분에 꽂혀버릴 때가 있다. 제작자의 의도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도 한 번 집중하기 시작하면 거기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 예시로는, 화가 폭발해 쓰레기통을 발로 차 넘어뜨리는 주인공을 보면서 그 감정에 집중하기보다는 저 난장판을 누가 어떻게 치울 것인가 고민하게 되는 경우를 들 수 있겠다. 이런 오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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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1.1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도서]
당당하게 책을 좋아한다 말할 수 있는 그날까지.
어딜 가든 책을 한두 권 들고 다닌다. 어딜 가든 책을 읽는다는 뜻은 아니다. 매일 쓰지 않는 카드도 매일 지갑에 들어있는 것처럼, 내 가방에는 안 읽을 수도 있는 책이 들어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고 다닐 책을 고를 때는 꽤 신중하다. 대체로 휴대성 좋고 목차가 잘게 나누어진 책을 선택하는 편이다. 그리고 조금 특별한 날에는, 목적지와 어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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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1.1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호그와트에는 못 가더라도 외계인이랑 여행은 꼭 해야겠어요 [드라마]
호그와트는 포기해도 닥터와의 시간여행은 포기할 수 없다. 닥터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미리 해두자.
번개무늬 흉터가 있는 소년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부엉이의 방문을 애타게 기다린 아이가 나 혼자만은 아니리라 확신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부엉이가 아니라 그가 물어다 줄 입학 통지서를 기다린 것인데, 그 통지서는 아무 학교의 입학 통지서가 아니다. 마법 지팡이를 들고, 하늘을 나는 빗자루를 타고, 상상 그 이상의 모험이 펼쳐지는 별세계로 끌어들이는 초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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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2.11.07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우산돛이 안내하는 곳 [사람]
사람마다 같은 걸 보고도 다른 감상을 가진다. 당신의 우산돛은 어디로 향하나.
근 몇 달간 내가 아르바이트를 한 가게는 지나치게 위험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가게 바로 옆에는 대형서점이, 횡단보도 하나 건너에는 영화관이 버티고 서서 나를 위협한다. 책 한 권을 사거나 영화 한 편을 보는 데 드는 돈이 최저시급을 훌쩍 넘으니, 퇴근 후 마음이 이끄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간 오늘 하루 열심히 번 돈이 그대로 손아귀를 빠져나가고 만다.
by
김지수 에디터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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