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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시
[Review] 앤서니 브라운 展 - 그 자체로 하나의 그림책이 되다 [전시]
그림책은 짧지만, 결코 얕지 않다. 때로는 가장 단순한 형식이 가장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인정한다.
“이야기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자주 하시던 말이다. 학부 시절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이 실리기도 했던 어머니는, 언젠가부터 그림책에 매료되어 공부하시고, 아이들의 동화책 튜터로 활동하시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집엔 ‘그림책의 대가’라 불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책이 제법 여러 권 꽂혀 있다. 어버이날, 어머니와 함께 앤서니 브라
by
권수현 에디터
2025.05.16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당대적 공포와 젠더화된 폭력의 스펙터클 [드라마]
1994년 드라마 <M>은 낙태아 원혼이란 파격적 설정으로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한편, 여성 주인공의 파괴적 변모를 통해 젠더화된 폭력의 스펙터클을 전시한다. 이는 남성적 시선과 아브젝시옹 개념으로 분석되며, 여성성에 대한 당대의 사회적 공포와 혐오를 반영, 오늘날 젠더 정치학 성찰의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낙태 담론과 공포의 윤리성: 과학과 오컬트의 경계에서 1994년도에 방영된 드라마 M의 핵심 설정인 '낙태된 태아의 원혼이 생존한 아이에게 빙의한다'는 플롯은 당시 사회적으로 민감했던 낙태 문제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공포의 외피를 빌려 제기한다. 현실에서 직접적으로 대면하기 어려운 낙태라는 주제를 오컬트적 상상력으로 우회하여 소비하게 만드는 기제가 된다.
by
오해인 에디터
2025.05.15
리뷰
공연
[Review] 죽음 앞에 선 자, 신의 얼굴을 구하다 -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눈에서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
안헬리카 리델, 그녀가 그려내는 예술의 본질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 마음속은 차분하고 미묘하게 절망스러웠다. 어떤 무게를 가진 덩어리가 나에게서 툭 떨어져 나가 저 바닥에 나뒹구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귓가에는 아직도 그녀의 갈라지는 목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목이 쉬도록 그녀가 쏟아내던 말들은 대체 무엇에 관한 것이었을까. '죽음'. 그녀는 몇 시간에 걸쳐 ‘죽음’에 대해 얘기했다. 나
by
김승아 에디터
2025.05.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피를 토해낸 뒤 더 진한 피를 삼킨다 [영화]
<갈증>을 토대로 일본의 비주얼리스트 감독 파헤치기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보고 느꼈던 그때의 충격. 일본 영화 감독을 넘어 전 세계 영화감독을 통틀어서 이런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정말 그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확고한 스타일의 소유자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감독. 이 영화 <갈증> 역시 그만의 스타일로 처음부터 끝가지 밀고나간다. 통렬한 쾌감과 피튀기는 잔혹함이 쉬지 않
by
오태규 에디터
2025.05.15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인생 백과사전 -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도서]
삶이 담긴 그림, 그림을 담아낸 글
혼란, 고민, 눈물, 위로. 조금만 더 지나면 추억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사춘기를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나를 설명하고 있는 내 인생의 키워드다. 이렇다 할 거창한 사건 없이도, 바람 한 점 안 부는 곳에 서서도 한없이 흔들리고 있는 걸 보면 혼란이 그야말로 나의 천성인가 보다- 생각한다. 그래서 책의 부제에 마음이 끌렸다.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
by
장유정 에디터
2025.05.13
리뷰
공연
[Review] 순수의 완성을 향하여 -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눈에서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 [공연]
취급주의 - 순수를 갈구하고 흠모하는 이의 기괴한 여정
삶-사람-사랑. 세 단어는 무척 닮았다. 이렇게 직관적으로 관계성을 보여주는 자모음의 조합이 흔치는 않은데. 사랑이라는 단어의 기원에 많은 설이 있지만 나는 세 단어의 속성이 비슷하기 때문에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 믿고 싶다. 사람은 살아있는 한, 무엇이든 사랑한다. 대상에 마음을 주고, 그 마음에 자신을 비추어보며 활력을 얻고, 존재의 이유를 확
by
차소연 에디터
2025.05.13
리뷰
도서
[Review] 노랗게 영그는 글과 그림의 열매, 그림책 - 그림책 작가와 함께하는 그림책 만들기 7단계
글과 그림을 한 걸음 씩 일구어 나가는 과정의 안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빽빽한 활자가 가지런히 정돈된 종이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이 무게감 있는 활자들의 세계에서 벗어난 거의 유일한 장르가 있는데, 바로 ‘그림책’이다. 그 이름부터 ‘그림’에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는 그림책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감동을 주는 장르지만) 왠지 모르게 어린이들의 전
by
박유진 에디터
2025.05.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도 이런 내가 싫은 건 마찬가지야 [영화]
나와 닮은 카나에게
흘러넘치는 감정을 주체하는 게 힘들 때가 있었다. 평소의 작은 침묵은 언제나 큰 폭발을 야기한다. 내 가치관과 맞지 않는 상대의 작은 행동에 혼자 상처받고, 싸우지 않기 위해 입을 꾹 다물다 보면 그 감정은 꼭 터졌다. 그렇게 터진 감정은 이상하게도 말로 뱉어낼수록 끝도 없이 불어났다. 내게 큰 상처를 준 너에게 아주 커다란 상처를 입히고 싶다. 지금도
by
이수미 에디터
2025.05.12
리뷰
공연
[Review] 피의 궤적 끝에 신비가 있으리 -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눈에서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
자신의 피로 예술을 되찾으려는 안헬리카 리헬의 투우
강렬하고 파격적인 경험을 하면 처음에는 그 충격을 불쾌감이라 해석하기 쉽다.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짜릿한 자극을 느낄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대중의 입맛에 맞는 정제된 기법을 선택하지 않은 예술은 그런 감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사실 오락을 위해 대중에 봉사하지 않는 예술에 당황하는 건 그만큼 우리가 알기 쉬운 메시지에 노출되어
by
서예은 에디터
2025.05.11
리뷰
공연
[Review] 말하는 이의 몰락에 대하여 -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눈에서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
연극과 투우, 신과 인간적 기획
스페인의 예술가 안헬리카 리델의 첫 내한 작품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눈에서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는 이해해서는 안 되는 연극이다. 연극의 극본과 연출, 무대와 의상 디자인까지 모두 도맡은 그녀의 연극은, 공연장 내부에서 무차별적으로 범람하는 언어와 사유를 자신의 앞에 내세운 채 실시간으로 압도당하며 의도된 체험 속으로 떠밀려가는 관객들이 점차
by
유민 에디터
2025.05.10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예술의 공식, 화성학: 긴장과 해소 배우기 [음악]
비전공자의 시선으로 화성학과 비평 이어보기
화성학을 배운다. '도' 위에 어떤 음이 쌓이는지, 그 다음엔 어떤 음의 조합이 나와야 매끄러운지 뜯어보는 학문. 음정에 익숙해지면 장·단음계를 배운다. 장·단음계에 익숙해지면 3화음을, 3화음이 익숙해지면 7화음을, 7화음이 익숙해지면 특수 화음을 배운다. 학문이 다 그렇듯 화성학에도 공식이 있어서 '안정적'인 화음과 진행만 따라 해도 노래 한 곡을 만
by
임예영 에디터
2025.05.10
리뷰
영화
[Review] 고통마저 포용하는 성장 – 영화 '보이 인 더 풀'
어린 시절의 내밀한 비밀과 수많은 감정을 다정히 끌어안는 시선
2007년 여름, 작은 시골 마을로 이사 온 13살 ‘석영’은 12살 ‘우주’를 만난다. 석영은 바다에 빠질 뻔한 자신을 구해준 우주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낀다. 두 사람은 수영을 매개로 점점 가까워지고, 우주는 석영에게 자신의 발에 물갈퀴가 있다는 비밀을 들려준다. 둘만의 비밀 덕분에 우정은 갈수록 두터워진다. 그러나 물갈퀴가 있는 우주가 수영에 남다른
by
박지연 에디터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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