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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ssay] 내다 버린 한 계절
한 시절을 갖다 버린 날
문득 서랍에 들어있는 물건들이 ‘언젠가 쓸 것’, ‘언젠가는 쓸 수 있는 것’, ‘언젠가 쓰고 싶은 것’과 같이 내 미래와 엮여있는 물건들이 아니라 그저 잡동사니로만 느껴졌다. 원인불명의 권태감이었다. 금요일 저녁이었고, 다음날은 아무 일정도 없는 토요일이었다. 내일도 거슬리면 청소나 해야지, 하며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날 늦은 오전에 눈을 뜬 나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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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에디터
2023.06.12
리뷰
전시
[Review] 밝고 경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뒤피 : 행복의 멜로디 [전시]
자신만의 예술적인 재능을 다양한 형태로 변주해나간 라울 뒤피
"내가 말하는 색채란 본연의 색채가 아니라 물감의 색 즉, 화가의 언어를 이루는 단어와도 같은 팔레트 위의 색채를 뜻한다." 더현대 서울과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이 만났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프랑스 출신, 20세기 주요 예술가 중 한 명인 라울 뒤피의 작품전이다. 라울 뒤피는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많은 걸작을 탄생
by
황희정 에디터
2023.06.0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어쩐지 조금 여유로운 사람이 좋다 [사람]
사과 한 조각의 친절
무엇 하나 손해보지 않으려 기를 쓰는 사람보단 어쩐지 조금 넉넉한 사람이 좋다. 누군가에게 흔쾌히 나눠줄 만한 여유로운 품을 가진 사람이 좋다. 의도치 않은 누군가의 실수를 한 번쯤 눈감아주고, 넘어진 누군가에게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좋다. 팍팍하고 살기 힘든 세상은 삶을 한층 더 각박하게 만든다. 당장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하
by
박주연 에디터
2023.05.21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피부가 더 이상 신체의 경계가 아닌 시대의 글 쓰는 사이보그 선언 [문화 전반]
나는 여신보다는 글 쓰는 사이보그가 되겠다
“왜 피부가 우리 몸의 경계가 되어야 하며 다른 것들은 피부 속에 넣어야 몸의 일부가 될 수 있는가?”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책세상, 2019, 79쪽 도나 해러웨이는 〈사이보그 선언: 20세기 후반의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주의 페미니즘〉에서 앤 매카프리Anne McCaffery의 《노래하는 배The Ship Who Sang》(1969)
by
양자연 에디터
2023.05.16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파도 소리에 깬 아침
시원하고 퍼렇게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유독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던 아빠가 말한다. 이렇게 소파랑 TV 딱 두 개만 저기 어디 수목원이나 산골에 놔주면 정말 좋겠다. 누워서 TV 보는데 바람은 시원하고 옆도 탁 트이고. 시원-하고 퍼렇-게. 최근에 다녀온 첫 차박에서 이부자리를 펴고 누운 뒤 창밖 반짝거리는 네모난 밤하늘을 발견한
by
이주연 에디터
2023.05.07
리뷰
영화
[Review] '뭘 기대했어?' 반항하는 영화 - 영화 '리턴 투 서울'
네가 원하는 것의 반대로만 할 거야.
입양 동포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의 가장 큰 딜레마는 수취인이 불명하다는 것이다. 부모?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해외에서의 삶에 적응한 다른 입양 동포? 자신의 처지를 이미 알고 있는 그들에게 다시 자신의 뿌리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해서 도움이 될 만한 점이 하나라도 있을까? 한국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들? 글쎄. 사실 따지고 보면 가장 적절한 수신인은
by
류나윤 에디터
2023.05.0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백현진의 '모과'와 글쓰기에 대한 단상
모과 향기
백현진의 노래 <모과>의 훌륭한 노랫말은 작문과 예술에 관한 아주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진실을 담고 있다. 여느 때처럼 평범한 밤이었어우리 둘은 공원에 있었지매우 낡은 정자에 누워서눈을 감고 밤의 소리를 듣네그때 모과 냄새가 소리 없이 흐르네그 냄새는 점점 강해지더니모과 냄새 서서히 진동을 하네 그러더니온 사방에 모과 냄새 퍼지네 모과 냄새그 냄새에 온통
by
노상원 에디터
2023.05.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낯선 조우
낯섦과의 낯선 조우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로 가득하다. 온갖 적응해야 할 것들 사이에서 분투하다 문득 제풀에 지쳤다. 생각은 많은데 말은 없네, 혹은 생각이 많아서 말이 없네. 둘 중 무엇이 더 어울리는 말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둘 다 내가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에 ‘알고 있어.’, ‘그래야지’ 답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상처 주지 않
by
고민지 에디터
2023.04.29
리뷰
도서
[Review] 진흙 속에서도 피는 연꽃처럼 - 코코 샤넬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의 대명사 '샤넬'의 창시자, 가브리엘의 이야기.
오픈런의 대명사, 샤넬 샤넬.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이자, 선망의 대상 혹은 로고를 드러냄으로써 욕망을 전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는 '명품' 브랜드의 고유명사. 매년 인상되는 가격 덕에, 지금 사는 샤넬이 가장 저렴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지만, 매장 앞에 길게 늘어진 줄을 보면 가격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것인가
by
강윤화 에디터
2023.04.29
오피니언
공연
[오피니언] 올해는 즐겨보려나 봄! [공연]
라이브로 모르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생경함과 즐거움, 그 날의 풍경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오랜만에 보는 동기와 만나기 전날, 동기가 보내온 음악 페스티벌 <2023 올해도 글렀나 봄> 라인업에 흥미가 생겨 인생 최초로 야외 음악 페스티벌에 가보았다. 예전에 기타를 커버한 적 있던 10CM을 실제로 보고 싶기도 했고, 새소년과 선우정아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듣고 싶기도 했다. 게다가 무료 공연이라니, 갔다가 사람이 너무 많으면 슬쩍 한강을 산책하
by
박주은 에디터
2023.04.26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증오하는 V에게
친애했던 너에게
안녕. 오랜만이다. 이런 걸 두고 정말 오랜만이라고 하는 걸까. 잘 지내고 있니. 내가 아는 너는 이 질문에 매번 답이 다채로웠는데, 여전히 다채로우려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너는 감각이 뛰어난 애였으니까. 녹슬지도 않는 그 감각. 탐까지 나는. 다른 사람들 보다 훨 예민하고 섬세했던 네 다정함은 전부 그 미세한 감각에서 시작된 말들과 목소리로
by
이주연 에디터
2023.04.22
리뷰
도서
[Review] 오늘의 나에게 가장 가깝게 - 도서 '내가 읽는 그림'
오직 나의 감각으로 감상하는 작품
치유서사학이라는 문학 전공수업을 들으며 ‘자기 접촉’과 ‘치유’라는 개념을 배웠다.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우리에겐 각자 깊이 있게 와 닿는 구절이 다르다. 똑같은 구절을 어린 시절 읽었을 때와 어른이 되어 읽었을 때 또 다르다. 우리 안에 쌓인 경험, 삶,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가 그 선호를 결정한다. 우리는 문학 작품에서, 그 글 속에서 때론 알지 못했던
by
박주연 에디터
202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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