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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김선욱 블렌드는 산미 없고 보늬밤은 있음 - 2026 서울시향 김선욱의 베토벤과 브람스 ② [공연]
포디움 없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 2026 서울시향 김선욱의 베토벤과 브람스 관람 에세이
주문해볼까? 유리잔에는 우유 한 잔. 머그컵 안에는 낙엽 그려진 카페라떼. 접시 위엔 바나나 얹은 핫케이크. 빛 한 겹 누그러진 홍차 한 잔. 그 옆에는 보늬밤 두어 개. 무소르그스키, ‘민둥산에서의 하룻밤’ 어떤 비상 상황이나 광경을 떠올리기보다, 유달리 노란 조명 아래 까만 복장을 한 연주자들과 관객석을 등진 채 소리로 공을 던지는 지휘자가 눈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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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5.10
리뷰
공연
[Review] 발레 앞에 박수와 브라보를 아끼지 말 것 - 민쿠스 발레 Suite: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공연장을 나오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발레는 어려운 장르가 아니라, 단지 익숙하지 않은 장르였을 뿐이란 사실 말이다.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사람은 예술과 가까워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이날의 공연은 생애 첫 발레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다는 건 꽤 중요한 일이다.
가정의 달 5월, M발레단이 어린이날을 맞아 특별한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 5월 2일 소월아트홀에서 펼쳐진 ‘민쿠스 발레 Suite’는 자칫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장르를 가족 단위 관객의 눈높이로 풀어내며, 클래식 발레가 더욱 친숙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무대였다. 이번 공연은 19세기 발레 음악의 거장 루드비히 민쿠스의 대표작인 ‘돈키호
by
백승원 에디터
2026.05.10
리뷰
공연
[Review] 민쿠스의 선율 위에 피어난 환상의 세계 - 민쿠스 발레 Suite: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공연]
발레가 건네는 가장 본질적인 재미
누가 나에게 발레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했다. 다만 내가 유일하게 본 발레 공연은 어릴 때 본 <호두까기 인형>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발레를 좋아한다고 서슴없이 말할 만큼 그때 봤던 <호두까기 인형>은 환상적이었다. 판타지적인 이야기와 화려한 투투,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 존재인지를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안무. 이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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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빈 에디터
2026.05.10
리뷰
공연
[Review] 중력의 한계, 그 너머를 엿보는 즐거움 - 민쿠스 발레 Suite: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공중에서의 저항이 예술이 되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을 보여주는 발레 공연
취발러(취미발레) 2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 발레 공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발레 학원을 다니기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나뉜다. 예전에는 객석에 앉아 그저 무대 위 무용수들의 우아한 곡선과 화려한 의상에 감탄하곤 했었다면, 이제는 저 가벼워보이는 몸짓 하나를 만들기 위해 무용수가 매 순간 얼마나 처절하게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에 맞서고 있는지가 먼저 다가오는 것
by
이유빈 에디터
2026.05.10
리뷰
공연
[Review] 보다 가까이에서 발레를 즐기는 방법 - M발레단, 민쿠스 발레 Suite: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관객친화적인 M발레단의 어린이날 기념 공연
5월 2일 토요일, M발레단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마련한 〈민쿠스 발레 SUITE〉 공연이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발레의 두 유명한 작품, 〈돈키호테〉와 〈라 바야데르〉의 핵심 장면만을 엄선해 담아낸 공연이었다. 두 작품 모두 너무나 유명하지만, 각각 전막으로 만나려면 두 배의 시간과 기회가 필요했을텐데 하이라이트 중심으로 구성된 덕분에 서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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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에디터
2026.05.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전 생을 걸어 말하는 실패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1. 영화관에서 2022년 들어 나는 영화관에 가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영화관에 거의 가지 않았다. OTT 서비스마저 거의 구독하지 않아서, 드물게 궁금한 영화 파일을 직접 사다 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22년에 들어 영화관에 자주 가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었다. 텅텅 빈 극장, 몇 없는 직원들, 붉은 의자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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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6.05.06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정통 영웅 클리셰에 본 적 없는 우주의 파장을 씌우면 [영화]
불가능을 향해 쏘아 올린 하나의 포물선은 어떻게 기적의 부메랑이 되었나
나이, 30대 후반 추정. 직업, 중학교 과학교사. 성격, 소심하고 적당히 장난스러움. 이 사람은 훗날 지구를 구원할 영웅이 된다. 이 명제를 읽고 보통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뭘까. 1. 어이없음 2. 그럴 수도 있지 3. 뻔하다 뻔하다. 클리셰. 나는 흔히 이 전개를 클리셰라고 부른다. 평범하지만 숨겨진 재능이 있는 주인공, 그를 비웃거나 따돌리는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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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에디터
2026.05.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케이크 악보집 - 2026 서울시향 김선욱과 알리스 사라 오트 [공연]
무소륵스키, 라벨, 브람스를 기다리며 - 2026 서울시향 김선욱과 알리스 사라 오트 프리뷰
생각해 보면 대단한 말을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그 문장을 놓자마자 라벨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을 재생했다. 이제 보니 벌써 5월 2일이었다. 마지막으로 글을 쓴 날이 4월 18일이었고, 다시 문장을 나열하기 시작한 날이 30일이었으니, 4월을 거의 다 보내고 나서야 이 자리로 돌아온 셈이었다. 그 공백 동안 무엇을 했나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없던 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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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5.02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파생되는 이미지와 애도하는 귀: '새끼-치기'가 건네는 내밀한 진동 [미술/전시]
온수공간을 채운 200번의 날갯짓, bzzz
© 직접촬영 / 《새끼-치기》, 온수공간, 2026 전시명 ‘새끼-치기’는 분얼성 식물에서 새로운 줄기가 형성되는 현상을 뜻하는 농업 용어다. 이번 전시는 유통이 어려웠던 개념적, 가변적 미디어 작품들을 소장 가능한 ‘파생 작품’으로 변모시켜 예술의 새로운 순환 생태계를 제안한다. 전시장 입구의 작은 카페를 지나 층별로 이어지는 동선은 마치 식물이 뿌리에
by
신영주 에디터
2026.05.02
오피니언
공간
[Opinion] 키 재는 벽, 성장의 기록이자 경험의 완성 [공간]
집 안 귀퉁이의 삐뚤빼뚤한 선들을 통해 신체와 공간이 조우하는 성장의 궤적을 추적하며, 일상의 사소한 기록이 어떻게 아우라를 지닌 하나의 완결된 예술 작품이 되는지 고찰한다.
어릴 적부터 우리 집 벽 한 귀퉁이에는 가족들의 키가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었다. 평소 어떤 거창한 가풍이나 규칙을 강조하지 않으셨던 부모님이었음에도, 우리가 자라나는 동안만큼은 늘 의무적으로 우리를 그 벽 앞에 세우셨다. 연필로, 볼펜으로, 때로는 투박한 사인펜으로. 그곳엔 이름과 날짜, 그리고 층층이 쌓여가는 숫자들이 마치 지질학적인 지층처럼 남았다.
by
서지민 에디터
2026.04.30
오피니언
음악
[Opinion] 10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음악들 [음악]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2016년의 명반들. 2016년의 앨범들이 아직도 우리에게 유의미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6 was a year of big artists making big statements." 미국의 음악 비평 매체 피치포크(Pitchfork)는 2016 연말 결산 기사에서 그 해를 이렇게 표현했다.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자신의 예술적 선언을 담은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그 거대한 움직임은 1
by
황지윤 에디터
2026.04.30
리뷰
영화
[Review] 망한 청춘이어도 상관 없어 - 올 그린스 [영화]
올 그린스, 모두 초록빛으로
* 본 리뷰는 영화 <올 그린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래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안겨 줄 것 같지만, 막상 당도한 미래는 늘 삶의 따가움으로 우리를 밀쳐낸다. 청춘 역시 그렇다. 모두가 그토록 예찬하는 푸릇하고 톡톡 튀는, 빛나는 시기. 그러나 막상 그 소용돌이 속에 있는 이들은 이딴 게 청춘이냐며, 그 내실 없는 말에 조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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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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