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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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was a year of big artists making big statements."

    

미국의 음악 비평 매체 피치포크(Pitchfork)는 2016 연말 결산 기사에서 그 해를 이렇게 표현했다.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자신의 예술적 선언을 담은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그 거대한 움직임은 1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다.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한 명반들을 통해, 우리는 왜 2026년에도 여전히 그 해를 그리워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고자 한다.

 

 

 

시대의 아이콘들이 정의한 강인한 여성성 - Beyoncé & Ariana Grande


 

2016년은 여성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예술로 전환해내는지를 보여준 한 해였다. 그 정점에 서 있던 비욘세(Beyoncé)는 남편의 외도라는 지극히 사적인 상처에서 출발해, 이를 흑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연대라는 거대한 서사로 확장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Lemonade'가 가히 압도적인 앨범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 예술이 어디까지 그 파장을 넓힐 수 있는지를 증명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앨범 전체에서 퍼져 나오는 비욘세의 강인함은 단순히 배신감에 젖은 분노에 머물지 않는다. 그녀는 그 부서진 파편 위에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나아가 모든 이들에게 상처를 통해 희망을 전한다.

 

비욘세는 그 흉터마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아픔 속에서도 사랑을 노래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치 투쟁처럼 느껴지는 이 모든 과정을 비욘세는 'Lemonade'에 그대로 담았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앨범이 압도적으로 느껴지는 건,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정치적이고 예술적인 힘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삶이 힘들 때는 레모네이드를 만들라는 ‘Freedom’의 후반부에 삽입된 -If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삶이 너에게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격언처럼, 'Lemonade'는 쓴 시련마저 숭고함으로 승화시키며 비욘세의 강인함을 다시 증명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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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세 번째 정규 앨범 'Dangerous Woman'은 팝 아이콘으로서의 주체적 당당함을 선포한 그녀의 터닝 포인트였다. 시트콤 속 사랑스럽고 엉뚱한 캐릭터의 이미지를 서서히 벗어내고, 전작 'My Everything'과 ‘Bang Bang’의 기록적인 성공을 거치며 아리아나 그란데는 이미 팝 음악계의 정점에 서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과감한 행보를 향한 세상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 부정적인 시선들은 그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여성이 자신의 주체성과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위험으로 간주하는 세상에 대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답은 명확했다.

 

'Moonlight'였던 앨범의 이름을 'Dangerous Woman'으로 과감히 바꾸고, 그녀는 회피 대신 당당히 부딪히는 쪽을 택했다. 검은 가죽 마스크를 쓴 Dangerous Woman 그 자체로, 세상의 시선에 정면으로 맞서길 선언한 그녀의 대답은 이 앨범이 품고 있는 분위기에 그대로 담겨있다.

 

세련된 프로듀싱을 무기 삼아 팝 스타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한 'Dangerous Woman'은, 팝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쾌감과 아리아나 그란데라는 아티스트의 단단한 자아가 결합된 결과물이었다.

 

 

 

우리가 아직도 그들을 기다리는 이유 - Rihanna & Frank Ocean


 

Rihanna(리한나) 그리고 Frank Ocean(프랭크 오션). 두 이름 뒤에는 어느새 애증이 담긴 기다림이 자연스레 따라붙게 되었다. 무려 10년 전의 작업물이 최신 트렌드에 전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감각적으로 들린다는 점은 왜 대중이 아직도 이 둘을 애타게 기다리는지에 대한 이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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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는 리한나를 진정한 아티스트로 올려놓은 앨범이라 평가 받는다. 10년 전, 리한나는 그녀의 이름으로 만들어 왔던 흥행 공식과는 상당히 다른 스타일의 앨범을 내놓았다. ‘S&M’, ‘We Found Love’, ‘Umbrella’ 등 차트를 점령했던 기존 히트곡의 이미지에서 과감히 벗어났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실험적인 소울과 사이키델릭한 R&B 사운드 등 그녀만의 색깔로 가득 채운 'ANTI'였다.

 

대중의 기대와 예상을 완벽하게 벗어나며 오직 리한나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을 가득 담아낸 'ANTI'는 오히려 트렌드를 쫓지 않았기에 지금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독보적인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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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오션의 가장 최근 앨범, 'Blonde' 역시 마치 하나의 장르가 된 듯 하다. 리한나가  이후에도 사업이나 개인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비춘 것과 비교하면, 프랭크 오션은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별 다른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침묵이 길어질수록 'Blonde'가 가진 아우라는 짙어진다. 마치 기억의 조각들로 채워진 듯한 이 앨범은 10년 전 우리가 느꼈던 감성을 여전히 관통하는 마스터피스로 남아있다.

 

프랭크 오션만의 모험적인 예술 세계가 담긴 'Blonde'는 계속해서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그가 시대를 대표하는 목소리임을 증명한다. 우리가 여전히 그를 기다리는 것은, 그가 쌓아 온 이 예술 세계를 대체할 수 있는 존재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대체 불가능한 고유성을 보여준 명반들 - Solange & Mitski & Blood Orange


 

메인 스트림을 넘어 장르를 불문하고 엄청난 앨범들이 쏟아진 2016년인 만큼, 앞서 소개한 라인업들을 제외하고도 굵직한 앨범들이 한참 남아 있다. 장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이 낼 수 있는 고유성을 통해 2016년을 함께 채운 세 가지 앨범이 있다.

 

 

 

 

솔란지(Solange)의 'A Seat at the Table'은 ‘비욘세의 동생’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그녀만의 가능성을 완벽하게 증명해 낸 앨범이다. 지적이고 섬세한 R&B 사운드 위에 흑인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 이 앨범에는, 조용하고도 묵직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특유의 멜랑콜리한 솔란지만의 무드는 여전히 센치한 감정에 젖고 싶을 때 본능적으로 'A Seat at the Table'을 찾게 되는 이유이다. 부드러운 선율 안에 담긴 단단한 메시지는 여전히 대체할 이가 없다.

 

 

 

 

Mitski(미츠키)의 'Puberty 2'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앨범이다. 폭발적이고 실험적인 사운드와 독특한 미츠키의 목소리는 마치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특히, 'Your Best American Girl'에서 보여주듯, 'Puberty 2'에는 이방인으로서 겪는 소외감과 그녀의 날것의 감정이 그대로 담긴 듯하다.

 

나를 잃어버리기 쉬운 오늘날의 리스너들에게 10년 전 미츠키가 던진 질문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변화하는 이가 겪는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미츠키의 솔직함은 시간을 관통해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시대에 앞서가는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는 10년 전에도 역시 감각적인 명반을 만들어냈다. 'Freetown Sound'는 레트로와 현대적 감각을 엮어내는 블러드 오렌지만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제목 그대로 자유로운 사운드가 가득 담겨있는 이 앨범은,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음에도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블러드 오렌지만의 개성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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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쏟아진 명반들은 사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팝의 정점을 보여준 The Weeknd의 'Starboy', Drake의 아티스트로서의 자의식이 담긴 'Views', 전 세계를 뒤흔든 Bruno Mars의 '24k Magic', Alicia Keys가 진솔한 목소리를 담아낸 'Here'까지.

 

10년이나 지난 2016년의 앨범들이 아직도 우리에게 유의미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 해의 음악들이 그 시대의 공기와 아티스트들의 진솔함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솔직한 고민과 열정이 담긴 음악들은 시간을 이기려 애쓰지 않아도 마음에 와 닿는다. 그저 시간을 머금은 채 우리의 현재로 스며들 뿐이다. 2016년의 명반들이 여전히 우리에게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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