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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서로에게 익명일 수밖에 없는 존재들에 대하여 [도서/문학]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코는 없다.
최윤, 「하나코는 없다」, 『회색 눈사람』, 문학동네, 2017. 1. 주관성을 지적하는 주관성 타인에 대한 인식은 무의식적인 조립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인식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한 존재인 우리는 무감각하게 스며드는 폭력성에 대해 언제나 경계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이렇게 어긋난 관계가 수시로 만들어내는 불안과 불화에 능숙하게 대처하지 못한다. 하고
by
민정은 에디터
2022.03.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해할 수 있는 슬픔 [도서/문학]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2021)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좋아했다. 소설부터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까지 이야기가 있는 콘텐츠라면 뭐든 좋아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즐겨 보면서도 웃거나 울어본 적이 없었다. 이야기에 몰입하면서도 웃음이나 눈물이 나오질 않았다. 꼭 울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괜히 감정이 메마른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자꾸 운다. 소설을 보면서도,
by
정다영 에디터
2022.03.16
리뷰
PRESS
[PRESS] 온 동네가 동물원이 되는 상상, 아니 현실 - 이상한 동물원
네버랜드행 열차 곧 출발합니다
늘 북적이던 동물원이 한산합니다. 그림책 세계로 접속, ON 최근 10년 새 성인 독자 사이에서 그림책을 매개로 어린 시절과 조우하며 위로받고 나아가 사회 내에도 올바른 어린이 인식을 형성하려는 흐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림책의 독자란 어린이뿐만이 아니게 된 것이다. 그림책 기획자 천상현은 어린이 문화 비평지 『창비 어린이』를 통해 ‘그림책은 문학으로
by
윤희지 에디터
2022.02.26
오피니언
도서/문학
남겨진 당신의 백지 위에 삶을 그려낸다는 것
책을 읽으며 연필로 밑줄을 수도 없이 그었다. 그럼에도 이것은 나에게 흰 책이다.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모든 흰에게 건네는 메시지일 것이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잘못 칠한 것을 덮기 위해 그 위에 물감을 덧대곤 한다. 이럴 때에는 그 부분이 완전히 말랐는가가 중요하다. 덧대는 물감의 농도, 양 등이 좌우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 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백지를 한 번 덮었던 물감이 끝끝내 마르기를. 그 위에 무엇이든 다시 그려낼 수 있기를. 물감이 마르는 그 순간까지 온전히
by
민정은 에디터
2022.02.22
오피니언
도서/문학
흩어진 재에서 온기를 느끼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에, 시인은 ‘재’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소각되어 가는 시대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야 할까? 방향을 잃었을 때, 빛은 흔히 이정표라는 상징으로 쓰인다. 그러나 지금의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도 않고 너무나도 빨리 변해가고 있기에, 빛은 더이상 이정표가 아닌, 쉽사리 놓쳐버리고 말 것이 되었다. 조바심이 나던 우리는 급기야 타오르는 존재가 되었다.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로지 빛만을 좇아
by
민정은 에디터
2022.02.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역사 서술의 다양성을 찾아서 [도서]
안녹산과 양귀비를 톺아보다
안녹산(安祿山)의 난은 당나라의 명운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이 안녹산의 난을 계기로 군사 국가였던 ‘당나라’가 경제 국가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책 『비단 버선은 흙먼지 속에 뒹굴고』는 그 변화의 중심인물, 안녹산과 양귀비(楊貴妃) 그리고 당 현종(玄宗) 세 사람이 만들고 간 역사를 흥미롭게 펼쳐 놓는다. 이외에도 저자는 당대 활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복
by
정주엽 에디터
2022.02.0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잔해 속에서의 손짓. [문학]
아직 작별이 흐릿해 보이는 이유는 인사를 건네는 그들의 손짓이 여전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두 번의 조문을 다녀왔다. 죽은 자를 보내는 의식 속에 위치하는 건 매번 낯선 일이다. 몇 년 전 가까운 사람 둘을 떠나보내며 겪었음에도 여전히 장례 기간 중에는 머리가 멍해지는 종류의 둔중함 같은 게 자리한다. 세상을 떠나는 게 작별일까. 거기에 별다른 의심 없이 작별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걸까. 인사를 채 나누지 못하고 멀어지는 건 작별
by
조원용 에디터
2022.01.04
리뷰
도서
[리뷰] 잘 다듬어진 화살, 올곧은 여행자로 살아가기 - 소마
목적지에 도달한 뒤, 삶의 태도
“지금 미래를 알 수 없지만, 현재와 과거의 점을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현재와 미래가 어떻게든 연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믿음을 가져야만 한다.” 위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이다. 지금의 선택으로 행해진 ‘점’들은 사라지지 않고, 분명 찍혀있어서 어떠한 ‘선’을 이룰 것이라는 뜻으로, 현재 쓸모없는 일은 없음을 밝힌다. 채사장의 소
by
심은혜 에디터
2022.01.01
리뷰
도서
[Review] 외계인에게 인간을 설명해야 한다면 주고픈 책 - 소마
삶이 무엇인지 궁금할 때 읽어보면 좋은 소설 『소마』
『지대넓얕』 저자 채사장이 바라보는 삶의 의미 지구에 외계인이 나타나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소마』을 건네줄 것 같다. 이 책 한 권 안에 모든 것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문명이 생긴 이후부터의 인류의 역사와 사랑, 분노, 슬픔, 용서와 같은 감정들과, 깊게 사고하며 인생을 이어가는 인간의 모습이 한 장편 소설 안에 생생히
by
이채원 에디터
2022.01.01
리뷰
도서
[Review] 낯선 세계를 유영하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단편집 -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낯선 세계로 훌쩍 떠나보시겠습니까?
센강에 정박한 곡물 운반선에서 날아온 단편들 감각적인 표지와 서정적인 이름으로 눈길을 끄는 책,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는 ‘문학 실험실’ 파리 리뷰가 주목한 단편 열 다섯 편을 모은 책이다. ‘파리 리뷰’가 뭔데? 라고 질문을 던질 독자들에게 파리 리뷰가 창간호에서 밝힌 목표를 소개하고자 한다. “<파리 리뷰>는 요란한 선동가나 음모꾼이 아닌 좋
by
전지영 에디터
2021.12.1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극한 상황 속, 인간성을 잃지 않은 사람들 [도서]
“우리 모두가 생존자이며 또 생존자가 되어야 하는 시대이다”(p.21)
테렌스 데 프레의 책, 『생존자(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핵심정보 위주로 3개의 장으로 간추릴 수 있다. 내용은 전반적으로 세계 2차 대전의 생존자를 중심으로 다루며, 1장에서는 실제 생존자들의 사례를 통해 생존자의 모습을 담아낸다. 2장에서는 생존자들의 협력과 저항에 관한 글을 전개하고 있으며, 생존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두
by
심은혜 에디터
2021.12.1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양해 바랍니다 - 채식주의자(한강, 2007) [도서/문학]
상식과 이해는 소통의 조건이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이란 비유로 우리의 난제는 무엇인지 반추해보자.
사사로운 동기는 강력하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인 『채식주의자(한강, 2007)』를 추천한다는 친구의 말을 넘겨들은 지 수년이 지났다. 동 작가의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한강, 2021)』를 읽을 독자들에게 나름 연계적인 탐독을 권하는 명분 한 숟가락을 얹기로 하자 자연스레 책장이 넘겨졌다. 선혈과 욕정의 장면들은 필자로 하여금 자기 검열
by
윤하정 에디터
202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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