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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기록에 생명을 입히는 '기록 습관' [도서/문학]
결국, 살아있는 기록이 새로운 작품을 낳는다.
나는 새로운 동네를 갔을 때 호기심 많은 고양이처럼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새로운 풍경과 건물, 가게들을 구경하며 눈에 익히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그날 돌아가는 길에 손에 쥘 소소한 것을 찾아다닌다. 그건 새로 간 카페의 디저트일 때도 있고, 마스킹 테이프나 스티커 같은 문구류라던가 한 권의 책일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그날 돌아다닌 장소와 시간을
by
신성은 에디터
2021.03.0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정세랑의 세계로 성큼 [도서/문학]
정세랑의 많은 작품 중 어떤 단행본을 먼저 읽어야 할 지 고민이라면,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8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이 책이 왜 정세랑의 작품세계를 핵심적으로 보여주는지 알아보자.
정세랑의 <보건 교사 안은영>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 유통되면서 정세랑의 작품세계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물론 드라마가 제작되기 이전에도 국내 문학을 즐기는 독자들에게 정세랑의 세계는 독특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유명했다. 여성 SF 작가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은 책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느껴질 만큼 거대
by
신명길 에디터
2021.03.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오베라는 남자』의 비일상과 일상 [도서/문학]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 프레드릭 베크만은 일상성을 자연스럽게 문학으로 연결시킨 대표적인 저자로 스웨덴을 넘어 전 세계의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책을 써냈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오베라는 남자’를 읽어본다면 과연 일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소 비일상적인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한다. 따라서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비일상적 요소를 분석하
by
박세윤 에디터
2021.02.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생존이 문제가 되는 타임 슬립 [도서/문학]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1979)
삶은 한 번 뿐이기에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본다. 직접 살아볼 수 없는 삶을 상상하고 경험한다는 것은 재미가 있을뿐더러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게 한다. 서사 속의 사건과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시대, 다른 지역, 다른 성 등 나와는 다른 타인의 존재와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특히 SF는 우리가 실제로 경험할 수 없는
by
정다영 에디터
2021.02.03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너와 나 사이의 거리 두기는 가능할까
떼려야 뗄 수 없는 너와 나의 이야기
권선징악이 명확하고 주인공이 악역을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두는 서사를 흔히 ‘사이다’라고 한다. 반면 주인공이 고난을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일이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을 때의 답답함을 ‘고구마’에 비유하기도 한다. 많은 상업 작품의 소비자들은 사이다를 원한다. 일이 일사천리로 해결되지 않는 현실 세계는 고구마처럼 답답하기에 픽션을 통해서라도 시원한 쾌감을
by
조현정 에디터
2021.01.2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 시대, 우리들의 사랑 [도서/문학]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1981)
이 시대의 사랑은 무엇인가. 현시대의 사랑은 매스 미디어에 등장하는 연인 간의 사랑으로 너무 쉽게 치환되어 버리는 듯하다.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희망이 가득 찬 사랑은 너무나 완벽하게 아름다워 괴리감이 느껴졌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랑이 모두 그런 종류였기에 개인적으로 사랑은 허상일 뿐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일의 불확실한 희망보다는 오늘의 확실한 절망
by
정다영 에디터
2021.01.16
리뷰
도서
[Review] 가장 가까운 미술사에 내딛는 한 걸음 - 방구석 미술관 2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미술사’라고 하면 우린 자연스레 서양미술사를 떠올린다. 르네상스가 있고 인상주의가 있는 미술사. 사실 아무런 수식어가 없는 ‘미술사’ 자체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나라별로 본다면 한국미술사, 중국미술사 등이 될 수 있고, 장르별로 본다면 도자사, 건축사 등이 될 수 있고, 종교미술에 따라 그 미술사를 나누어볼 수도 있다. 이 중에서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by
오예찬 에디터
2020.12.2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내가 끔찍하게 부족한 사람으로 느껴질 때 [문학]
내가 끔찍하게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중략) 경마장이 아닌 거리에 던져진 경주마가 된 기분이었다. 대학 우승자인 풋볼 선수가 양복 차림으로 월 스트리트와 마주 선 느낌과 비슷했다.
어떤 그룹에 속하기에 자신이 너무나 불충분하다는 생각만큼 사람을 괴롭히는 게 있을까? 생각이 꼬리를 이어가며 길어지는 동안 쌓이는 열등감, 자기혐오는 사람을 망가뜨리기에 십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객관화해 글을 쓰는 의지는 위대하다. 그렇게 위대한 소설이 『벨 자』이다. 『벨 자』는 실비아 플라스의 유일한 소설이다. 실비아 플라스는 사후에 출시된 시
by
유보미 에디터
2020.11.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나의 '19호실' [도서]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1978)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과 픽션’에 대한 강연을 요청받고는 여성이 쓴 픽션에 대해 말해야 할지,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쓴 픽션에 대해 말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러다 결국 여성의 창조성을 위해서는 독립적인 수입 연간 500파운드와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자기만의 방』을 쓴다. 비단 창조성이 아니더라도 모든 여성, 그리고 모든 존재에
by
정다영 에디터
2020.10.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생과 사를 가로지르는 역설의 미학 [도서]
정미경 작가의 『나의 피투성이 연인』(2004)
“저렇게 높은 목소리로 우는 걸 보면 여자는 생을 사랑하는 자일 것이다. 대체로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서만 사람들은 우니까.” -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p.240 정미경 작가의 단편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에 나오는 문장이다. 낡고 축축한 골목, 이웃과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 잠시 들어와 살게 된 정은이 옆집에서 들려오는 미옥의 울음
by
정다영 에디터
2020.09.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인간의 미지근한 온도야말로 우리를 죽이기도, 살게도 한다. [문학]
인간은 살 수밖에 없는 존재지만 단순히 살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불에 탄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금각사』는 1950년에 일어난 금각사 방화 사건을 모티프로 한 이야기다. 1963년을 기점으로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기 전인 1956년에 연재하던 소설을 책으로 출간했다. 그는 실제 사건의 범인이었던 하야시 쇼켄을 미조구치라는 인물에 대입시키며 동시에 작가 자신의 관념을 심어낸다. 미시마 유키오는 미조구치
by
조원용 에디터
2020.09.15
리뷰
도서
[Review] 가족이라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잖아요 : 고요한 인생 [도서]
생각보다 흔한 '이런' 가족.
종이 냄새가 아주 강한 책. 표지의 푸름을 몇 장 넘기면, 면면을 빼곡히 채운 정갈한 글씨체가 보였다. 편안하고 따스한 이야기려나. 예상은 보기 좋게 엇나갔다. 일곱 개의 이야기는 결핍, 절망, 소외, 분리, 부적응 등 어두운 면을 중심소재로 내세웠다. 다만 그렇게 울적하지 않다는 점이 다음 장을 넘기게 도와준달까. 노골적인 표현력 때문에 강한 불쾌함이
by
박윤혜 에디터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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