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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에디터의 일기 [사람]
무엇을 위하여, 묻노라면 글쎄. 시절에 꽃갈피를 끼워두는 것일까.
일기 10월 29일, 2020년 일기를 써야겠다. 오늘은 일기를 써야겠다. 하루를 되짚자니, 일어나 유튜브를 보다가 내게 주어진 일을 껄쩍이곤 운동을 하고 지쳐 들어와 눕는 내 요즘에 사유가 없다. 영원할 듯 웅웅거리며, 내게서 쏘아나오려던 의견들에 부신 가뭄이 내리었다. 어쩌면 너무 많이 써낸 것일까. 그러나 다 쓰인 글은 좀체 돌아보게 되질 않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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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10.30
리뷰
공연
[Review] 시대 時代의 무덤 - 연극, '새들의 무덤' [공연]
망각의 풀이 자라나는, 여기 지나버린 시대 時代의 무덤에 나는 이따금 돌아올 것이다. 새 시대 時代의 손을 잡고서.
바닷소리가 들린다. 무대는 별 치장도 없이 거무튀튀하니 하냥 투박한데, 여기 바닷소리를 풀어 놓았다. 이 소리를 기억으로 붙잡고서, 이제 따라 나아갈 바다는 어디이냐. 150분은 너무도 긴 항행, 출항을 위해 미리 나는 눈감아 바다를 떠올린다. 곧 불이 꺼지고, 캄캄한 파도 소리는 더욱 커졌다. 아아, 그제야 이 파도란 폭풍우가 찾은 바다의 울음소리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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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10.2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오피니언을 위하여 [사람]
그러면서 동치미에는 맛이 배어나더라는 것이다.
몇 개의 시리즈 오피니언을 마치고, 글을 잠시 놓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오피니언을 위한 구상의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해야겠다. 한 개의 오피니언을 위하여, 기고 날이 다가오기 한참 전부터 나의 의식 배면에는 구상을 위한 사고활동이 전개되곤 했고 필요한 시간은, 점점 길어져 가고 있었다. 근래에는 그 구상 작업에 대해, 지친 손을 아주 놓아버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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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10.18
리뷰
공연
[Review] 허구와 현실, 연극과 인간 - 연극, 웃기는 어둠
인간의 어둠과 그것을 조망하는 연극, 그리고 관객인 나에 대하여.
간만의 연극이다. 티켓 대신 매어주는 검은 리본을 손목에 달고, 오늘도 지하로 와 앉는다. 그러고 보면 반지하 살이를 벗어난 재작년부터는 지하에 와 앉을 일이 그리 많지 않았구나 싶다. 빛도 아니 드는 이 어두운 지하에 말이다. 티켓 부스를 지나며 연극의 제목을 스윽, 눈으로 훑는다. ‘웃기는 어둠’이라. 벌써 모종 넌센스적인 해석 하나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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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10.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두 초인 3 - 니체의 초인 개념을 통해 본 '광야' [문학]
도착일랑 없을 대결, 그 기특한 실패를 향하여…
바라던 자유에 초인은 없었고 독립은 썰물 뒤의 공백처럼 왔다. ‘일어난’ 독립은 억압의 사슬을 항거로 끊어내어, 당당히 승리하여 쟁취한 자유가 아니다. 쟁취한 때에야 자유는 우리 이루어낸 것, 즉 우리에게 단단히 소유된 것이 됐을 테다. 독립이 올 먼 미래에까지 줄곧, 투사들은 적에 맞서고 패배를 거듭하고 그럼에도 정의와 복수를 꾀하며 스스로 연마되는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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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10.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두 초인 2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서]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 그리고 심연 위에 걸쳐진 밧줄이다.
이육사, 그의 가난한 노래가 기원하는 초인의 낯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그것은 영영 알 수도 없이, 범람하는 역사의 물결 속에 수몰되었다. 바라던 자유에 초인은 없었던 까닭이다. 그가 부르는 초인의 노래, 그 기림의 노래를 거머쥘 주인도 없이 바라던 자유는 찾아버리었다. 이제는 영영 알 수도 없이, 그 초인은 역사의 물결 아래 침몰한 것이다.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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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09.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두 초인 1 - 이육사의 '광야' [문학]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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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09.07
리뷰
공연
[Review] 태어나려고 하는 새 - 연극, 찰칵 [공연]
그것은 새의 부화요, 또 한 인간의 부활일테다.
빈 무대에 의자 두 개가 마주 보고 있다. 아직 극은 시작되지 않았건마는 무대엔 빗소리와 낮은 천둥소리. 공교로운 그 날 날씨와 꼭 맞다. 무대인 여기는 지하 2층, 나는 아주 잠깐만 바보처럼 바깥에 천둥이 치나 생각을 했더란다. 08월 22일, 토요일. 혜화동 CJ 아지트에서 연극 ‘찰칵’을 보고 왔다. 거리는 비가 치고 번개가 내려 사람이 없다.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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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08.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차라리 자신으로서 죽으라 - 알베르 카뮈, 이방인 2부 [문학]
차라리 자신으로서 죽으라
괜스레 마음이 헛한 날이면, 카뮈의 사진으로 장식된 이방인을 편다. 책 표지에는 피안을 바라보는 듯한 그의 눈매와 입에 문 담배… 그를 볼 제 나는 멋대로, 또 아무런 자격도 책임도 없이, ‘아아 아무래도 그는 자유로워 보인다.’ 하고 느껴버리고 만다. 아마 이 책을 잡는 때의 내 헛헛함이란 쉬운 말로는 공허감, 괜히 어려운 말로는 내 실존의 자격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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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08.24
리뷰
공연
[Review] 바다와 음악과 섬과 시 - 라메르에릴 제15회 정기연주회 [공연]
그것은 그림과 음악과 시, 그리고 역사와 단결된 의지가 결합한 입체적 체험의 장
8월 16일 광복절 이튿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라메르에릴 정기연주회’에 다녀왔다. 주최 측 라메르에릴의 제15회 정기연주회이자, 광복절 75주년 특별음악회인 본 공연은 특별히 ‘독도’와 ‘동해’를 주제로 한 연주회이다. 주최인 사단법인 라메르에릴은 100여 명의 예술가들이 음악, 미술, 시, 무용 등 문화예술 분야를 막론하고 동해와 독도를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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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08.21
리뷰
공연
[Review] 그 축제는 수굿했다 -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20 [공연]
예술가들의 자기표현과 교류의 장, 오직 예술가들의 자유와 실험을 위한 마당.
그 축제는 수굿했다. 코로나가 모두의 입을 막고 발을 접붙인 나날, 월드컵경기장 어귀 문화비축기지에서 펼쳐진 예술가들의 축제는 참으로 소곳하다. 그 축제는 예술가들의 축제, 그리고 예술가들을 위한 축제. 산을 뒤로 끼고 있는 문화비축기지에서는, 별다른 소리도 없이 그들의 홍소와 담소와 몇 연극이 펼쳐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반도를 가득 메운 비구름이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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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08.19
리뷰
공연
[Review] 영원히 찬란할 슬픔의 봄 -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공연]
뭇 청춘에 고하는 연극, 또 지나버린 청춘을 밝히는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였다.
봄은 좋다. 왜냐고 누가 묻는다면 그냥 좋다고 할 것이다. 그것에 미사여구 붙이고 싶지 않은 밤, 연극이 끝나고 난 뒤의 밤은 주로 이런 것 같다. 오늘따라 유달리 연극이 겨운 이 밤은, 아무래도 내 한 편의 봄을 목도한 까닭이 아닐는지. 봄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은 아무래도 따순 날 병아리 조는 풍경을 연상시키지만, 나인 봄과 너인 봄을 이리 보노라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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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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