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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슬픔에 이름 붙이기 - 짚어내기 어려운 감정을 붙잡는 시도 [도서]
삶은 애매모호한 감정으로 가득하고, 누군가는 그 감정에 이름을 붙였다.
"언어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즉 번역 불가능한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의하지 못할 만큼 모호한 슬픔은 없다. 우리는 그저 그 일을 하기만 하면 된다." (p17) 삶을 살면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종종 마주한다. 그때마다 그 실체를 펜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압박에 급하게 펜을 꺼내 들고는 했지만, 감정 뒤에 숨은 나를 마주할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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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4.06.03
오피니언
음악
[Opinion] tripleS(트리플에스), 단정한 위로는 지독한 염세에서 태어나 [음악]
'Girls Never Die', 염세 위에 세운 결론이자 행위
위로란 무엇인가. 그저 죽어가는 이의 옆을 지키는 일이다. 이미 지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말뿐인 다정도, 시혜적인 선의도 아니다. 그러니 진정한 위로는 저 멀리서 한 번 뱉으면 사라지는 막연한 말이 아닌 ‘행함’이어야 한다. triple S(트리플에스)는 'Girls Never Die'로 모진 세상에 흠집이 난 사람들에게 지극히 담백한 위로를 행한다.
by
이유빈 에디터
2024.05.27
리뷰
전시
[Review] 북유럽 화가들의 고민을 엿보며, 새벽부터 황혼까지 –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展
결국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문제. 북유럽 화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실험을 엿볼 수 있는 선선한 바람 같은 전시.
마이아트뮤지엄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3년 전 개최됐던 앨리스 달튼 브라운 – 빛이 머무는 자리展 이후로 처음인데, 3년 전도 이번 전시도 모두 빛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창작의 소재가 되는 빛이라니. 아무튼, 전시회를 보러 간 날은 많이 피로한 상태였지만 초록으로 가득한 전시 덕분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신선한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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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4.04.28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회복기
아주 짧고 지난한 정리 끝에 돋아난 봄의 새순
노트북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처음에는 탭이 늦게 열렸고, 나중에는 열어둔 탭이 꺼졌다. 메모리 부족이니 창을 조금 닫으라면서. 창을 몇 번 닫아도 계속해서 꺼지길래 검색을 조금 해 봤다. 친절한 초록창은 노트북 속도 저하 원인은 CPU의 온도라고 말해줬다. 너, 그대로 두면 정말 탈 나겠어. 수십 개씩 열어둔 탭을 다 지웠다. 지금은 필요하지 않아도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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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4.03.31
리뷰
도서
[Review] 존재하기 위해 사라지는 법 - 우아하게 사라지고 살아나기
우아하게 사라지기 위한 수많은 방법과 고찰, 실질적 생존에 관한 이야기
"사라지는 법을 이해하는 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이해하는 일의 일부라는 확신이 점점 더 강해진다." (p332) "미래에는 누구나 15분 동안은 유명해질 것이다"라는 앤디 워홀의 말처럼, 인스타그램에서는 유명인이 아니어도 일상을 편집해 공유하며 잠시간 반짝거린다. 이를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B면'을 비추거나 새로운 자아를 탄생시킨다. 자신의 일부를 내놓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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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4.03.11
리뷰
도서
[Review] 나무가 되고 싶은 욕망 - 내 속에는 나무가 자란다
마침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뤄낸 "나무 되기", 나라는 존재에 이르기까지.
"나는 속도에 질려버렸다. 나무의 시간을 살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엄격하게 절제하는 식물이 좋았다. 이것은 구속이 아닌 균형에 가까운 자연적 질서다." <내 속에서 나무가 자란다>는 나무가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을 지닌 저자가 나무와 일체화되는 과정이 담긴 에세이다. 여러 가지 감상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식물-되기 욕망"은 구도자의 자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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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4.02.25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오리 한 마리와 매트리스, 홀로 남은 자취방
어느 현대인이 푹신한 매트리스로 변모하는 행위
이OO님 안녕하십니까? □□구 전입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앞으로 귀하께서 사용하실 집 주소는 서울특별시 □□구 △△로.. 자취를 시작했다. 전입신고를 했던 날은 눈이 내렸고, 그 눈은 삶의 터전이 완전히 옮겨졌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나는 인제야 혼자가 되어 자취방에 덩그러니 놓였다. 새로 산 매트리스에 몇 번이고 온 몸을 던지며 낮은 천장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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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4.02.23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다이어리 입주민을 맞이하는 자세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복작거리는 다이어리
“언니, 사소한 일정은 제때 챙기고 싶어.” 작년 말, 룸메이트 언니와 함께한 연말 결산에서 고민하다 꺼낸 말이었다. 그럴 만도 하지. 모 과목 중간고사 시험 당일날에 처음으로 시험 전 범위를 보는 사람이 어디 있어. 기말고사와 팀 프로젝트가 있어 아주 망하지는 않았지만, 중간고사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마감일만 기억하는 이상한 기억력. 아무래도 내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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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4.02.02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벚꽃 엔딩
봄의 의미
나는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벚꽃을 거기서 본 적이 없다. 어쩌다 보니 친한 동생 D에게 들은 말도 "가을에만 학교 다닌 사람"이다. 2년을 사이버 강의로 보내다가 휴학 타이밍도 엇박이라 2학기에만 학교 다닌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학창 시절의 봄을 잊어버릴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고등학교 뒤편에 있던 공원은 나름대로 소소한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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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4.01.26
리뷰
도서
[Review] 아주 짧지만 파괴적인, 숄
<숄>은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하나의 거대한 역사로 서술하기보다 남겨진 개인의 '빼앗긴 삶'으로 그려냈다. 송두리째 도둑맞은 삶을 통해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질문하도록 했다. 우리는 이 비극의 역사를 어떻게 돌아보아야 할까.
소설 <숄>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책 제목과 같은 단편소설 <숄>과 <로사>로 엮여 있으며, 각각 1980년과 1983년 뉴요커 지에 발표되며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첫 번째 단편 <숄>은 수용소로 걸어가는 길이 배경이다. 젖먹이 딸 '마그다'와 마그다의 엄마 '로사', 로사의 조카 '스텔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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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3.12.30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날
날이 진정으로 선명해지도록
날이 지나간 자리에 새겨지는 깊이를 선망했다. 날의 이름도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면서. 몇 번이고 맞부닥치면서도 깨지지 않을 유리의 반짝거림을 떠올렸던 일이 시작이었을까. 결국 날 하나를 만들어냈다. 유리잔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만큼이나 선명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날붙이의 이름은 흐릿했다. 용도 역시 미정으로, 그 날의 정체를 나조차도 알 수 없었다. 모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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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3.12.29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겨울 잠수부
내게 찬 공기를 온전히 유영할 권리를 주세요.
분명한 파열음이었습니다. 부드러운 살갗에 침을 불어넣는 모습이 한껏 팽창된 공기를 타고 내게 닿았습니다. 겨울 잠수부는 눈을 질끈 감고 밤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잠수부는 시린 공기를 홀로 유영할 권리를 주장합니다. 물고기 뻐끔거리는 소리로 가득한 이 바다는 곧 죽습니다. 당신들의 마찰은 그의 평범한 삶을 부수고, 저 아래로 가라앉는 시간을 빈정거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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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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