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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PRESS] 외면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공포 -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공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볼 때
싫어한다/좋아한다로만 나누자면 나는 공포소설을 좋아한다. 왜일까 생각해봤다. 일단 공포소설은 안전한 곳에 있으면서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공포를 '체험'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악마가 등장하는 공포소설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물론 마냥 '체험'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공포물도 매력적이다. 어딘가 불안정한 존재가 등장해 찝찝하게 끝나는 공포물의 결말
by
김소원 에디터
2021.10.25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내가 나에게 하는 연설 [사람]
난 나에게 하는 연설문을 썼다.
“마스크를 쓴 채로 1년이 지나가버리네.” 하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던 것이 벌써 또 1년이 다 되어간다. 시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고 우리는 판데믹 2년 차가 되어 마스크와 한 몸이 되어있다. 가을밤 공기가 무지하게 좋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창문을 열어두는 것 외에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울적하다. 올해도 이렇게 저렇게 지나가고 있
by
권현정 에디터
2021.10.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김수영 시인 탄생 100주년, 세상에 시인이 필요한 이유 [도서/문학]
김수영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시인의 시선이 시사하는 바를 말하고자 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어느샌가 눈이 내리는 날이면 지인들에게 이런 인사를 전하기 시작했다. 으레 인사치레로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아름다운 눈 풍경의 혹독한 대가가 떠올랐던 것일까, 빙판길에 호되게 혼이 난 기억을 상기하며 상대의 안전을 빈다. 주변에서는 소복하게 쌓인 눈을 보며 설렘을 느낄 나이가 아니냐고 묻지만 코로나19 소식만으로도 지친 필
by
윤하정 에디터
2021.10.21
오피니언
음식
[Opinion] 아무리 바빠도 설탕 토스트는 못 참아 [음식]
아직은 인생에서 그 무엇도 스스로 놓아버리고 싶지 않다.
바야흐로 9월 초의 어느 날 밤. 나는 사랑니를 막 빼고 ‘찐친’ 동기 영빈이네 집에 놀러 갔다. 학창시절에 요리를 배우고 싶어 했다던 영빈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내게 뭔가를 만들어주겠다고 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하필 사랑니를 뺀 그날은 내게 이렇게 물었다. “맞다. 내가 설탕 토스트 해줄까? 야, 이거 완전 맛있어. 내가 진짜 잘 구워줄게.”
by
정소미 에디터
2021.10.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은설극장] 나는 "하데스타운" 오리지널 공연을 보기 위해 뉴욕에 왔다
운명처럼 만난 "하데스타운" 오리지널 공연, 그 현장 속으로
2019년 토니 어워즈 8관왕의 주인공,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한국 최초 공연이 개막했다. 한국 최초 공연을 알리며 여러 홍보가 진행될 때, 정보도 후기도 모른 채 꼭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출국 날짜와 개막일이 엇갈리며 한국 공연 관람에 실패했고, 나는 운명처럼 브로드웨이에서 "하데스타운" 오리지널 공연을 만나게 되었다. "하데스타운"
by
최은설 에디터
2021.10.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나름의 지속가능한 문학 - 0%를 향하여 [도서/문학]
오늘 소개할 소설은 서이제 작가의 「0%를 향하여」이다.
「바버라 루빈과 뉴욕 언더그라운드」(2018) 상영 후, GV에서 외국 감독에게 김승옥을 소개한 학생. 데이비드 린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데이비드 린치 얼굴만 나오면 혼자 킥킥 웃던 사람. 아트나인 영화 상영 중에 들어와서 스크린에 자신의 실루엣을 투사시킨 관객들. 지아 장 커의 「24시티」(2008) 상영 때 극장에서 나와 함께 잠들었던 관객. 부산국제
by
한승빈 에디터
2021.10.16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에필로그
우리는 분명 홀씨와 햇살과 빗방울만큼의 서로 다른 사람임이 틀림없지만, 한 풍경 안에 우리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 그 풍경을 떠올리는 우리가 분명 같은 풍경을 상상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중요했다.
내 이름은 -2월 17일 지운. 지은씨의 ‘지’와 기운의 ‘운’에서 따온 이름이다. 지혜 지와 구름 운이 합쳐진 내 이름은 아빠의 독단으로 지어졌다. 웃기게도 지은씨는 아직도 그 사실을 모른다. 모르지만, 내 이름을 부르는 걸 좋아한다. 지은씨의 목소리는 남들의 목소리에 플랫을 붙인 것 같은, 낮고 고요한 느낌이다. 그래서 지은씨가 부르는 내 이름은 세상
by
전지영 에디터
2021.10.13
오피니언
영화
비로소 시작된 '동양'의 반격
테마파크에도 얼마든 배울 점은 있다 마틴 스콜세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두고 "시네마가 아닌 그저 테마파크일 뿐"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이는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할 지점이라고 본인도 생각한다. 실제로 MCU 영화들은 그간 히어로의 무대로서의 세계관 확장과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해왔고 시네마의 주 역할인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
by
심동현 에디터
2021.10.13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거짓말/마음/떠남
다음에 만날 때는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이야기의 한 장을 매듭지어도 좋을 것 같다고 지은은 기운에게 말했다.
거짓말 지은의 부모님은 지은이 오래전 자신의 방에 데려온 친구가 남자애라는 사실을 모른다. 그저 지은의 엄마는 평소처럼 딸의 친구를 위한 전기장판과 이불을 미리 준비해두었고, 지은은 매트리스 기운은 전기장판 위에 누워 같이 영화를 봤다. 지은의 부모님은 딸의 방에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남자애가 들어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한 채 이른 아침 출근길에 올랐
by
전지영 에디터
2021.10.06
작품기고
The Writer
[이불] 까마귀
스물아홉이나 먹어서 무슨 어린애 같은 짓이냐고 꾸지람 들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홉 살 때나 열아홉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꾸지람을 들어왔다. 그럼 대체 나는 언제 어린애 같을 수 있었던 거지?
레진 몇 조각을 손톱에 얹고 기계로 굳히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손톱이 알록달록하게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꽤 오랜 시간 탐내던 반짝이는 동심이 손 위로 얹어진 듯했다. 오직 나만의 기준으로 형성된 엉성한 미(美)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누군가 세련된 취향의 사람이 본다면 쟤는 왜 유치원 조카가 칠해준 것 같은 손톱을 자랑스레 보이고 다니냐며
by
이강현 에디터
2021.10.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친구와 연인의 경계에서 - 기적의 시대 [도서/문학]
정영수 작가 특유의 사랑 이야기는 사랑 이상의 진리를 말하고 있다고 느낀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과 관계의 끝을 경험해봤지만, 그 끝이 늘 선명하진 않다. 오히려 절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이별은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 연희와도 한순간 이별을 맞이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멀어졌다. 정확한 시점이 기억나진 않지만 그녀와 마지막으로 얼굴을 봤거나,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이후에도 나나 그녀가 다시 연락을 한다면 특별한 놀라움이나
by
한승빈 에디터
2021.09.30
리뷰
PRESS
[PRESS] 작별하지 않는다
지극한 사랑에 대한 기억
한강 작가의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다. 그가 전작 <소년이 온다>에서 광주의 봄을 더듬어 소환했듯이, 이번 작품에서는 제주라는 섬에 살았던 이들과 살아 있는 이들의 영혼을 불러일으킨다. 수십 년 전 제주의 겨울은 말 그대로 참혹했다. 정치적 신념이나 국가 수호, 군사적 명분을 내세웠던 이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눈이 멀었다. 서로를 겨누는 양쪽
by
이남기 에디터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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