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Should have p.p 병자들을 위한 책 - 도서 '선택 설계자들'

글 입력 2021.06.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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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uld have p.p 병자들을 위한 책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주인공인 노라 시드는 끔찍한 하루를 보내고 자살한다. 그녀는 가난하고, 더이상 용기를 가질 힘조차 남아있지 않다. 이 절망적인 마음을 당장 털어놓을 이도 없다. 심지어 그 날 아침에는 그녀의 고양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 그때의 노라는 죽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그날 수면제 약을 털어 넣었다.


하지만 그녀는 죽지 않고 이상한 도서관에서 깨어난다. 도서관에는 생전 그녀에게 친절을 베푼 사서 선생님(최소한 그런 모습을 한)이 운영하는 도서관에서 깨어난다. 사서는 노라가 생사의 경계가 있음을 알리고, 그녀가 다른 선택을 한 삶을 경험할 기회를 준다. 그녀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점철된 삶으로 구성된 책을 펼치기만 했으면 된다.


사서 선생님이 그녀의 선택을 돕기 위해 `후회의 책`을 내민다. 후회의 책에는 그녀가 후회하는 수많은 일에 대해 쓰여 있었다. 후회의 책은 두꺼웠고, 그것을 다시 읽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마지막 선택이 합리적인 것처럼 느끼게 했다. 후에 밝혀지지만, 이 `후회의 책`은 이 도서관의 존재 이유다.


자살은 언제나 차악의 선택이다. 그들에게 최악은 지금 마주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죽음은 끔찍한 삶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은 모두 삶에 대한 갈망이 있다. 그들 중 최선으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은 없다. 죽음의 앞에서 많은 유언장에는 이런 문장이 남는다. "그때 그러한 선택을 했더라면." 구체적으로는 삶의 어떤 순간에 더 잘 선택했으면 좋았을 것들이 우리의 후회로 남았기 때문이다. 노라 시드가 바로 죽지 않고 온갖 가능성이 존재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녀는 그녀가 선택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많은 미련이 있었다. 그녀는 `좀 더 나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삶을 체험한다. 여기까지 많은 사람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그녀가 제일 부유하고 행복한 삶을 선택해서 살았을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반대로 그렇게 끝났다면, 사실 이 책은 나에게 어떠한 인상도 주지 못했을 것이다(진심으로, 이런 전개는 이세계 전생 라노벨이면 충분하다).


이 책의 끝은 인상적이다. 노라 시드는 가장 마지막 순간에 아래와 같은 사실을 깨닫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순간의 선택을 기점으로 삶의 경로가 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노라가 정말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삶에서 오는 모든 후회와 기쁨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선택`이 아니라 그 선택의 전후가 존재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그러한 선택을 하는 과정이 있는 삶, 즉 수면제를 먹기 직전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죽어가는 몸을 움직여서 옆집 아저씨에게 살려달라고 이야기한다.


오늘 리뷰할 도서 `선택 설계자들`도 그런 책이다. `선택 설계자들`은 전략적 의사결정 분야의 권위자인 올리비에 시보니가 30년 연구 끝에 밝혀낸 최강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쉬운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아마 노라 시드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후회의 책은 얇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선택 설계자들`의 연결점은 노라시드를 위한 처방전 이상에 있다. 바로 `선택` 그 자체보다 선택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강조다.


우리는 한순간의 선택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어느 정도는 진실이다. 우리의 삶에는 삶의 방향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선택이 있다. 하지만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그러하듯, 그러한 선택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전 후의 맥락이다. 그리고 가장 옳은 선택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인 후에야 가능해진다.


도서 `선택 설계자들`에서도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프로세스 관리와 의사결정 이후의 사후관리에 강조점을 둔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전략들에는 드라마틱한 재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이 가리키는 손가락 끝에는 영웅도, 벼락같은 천재성도, 번뜩이는 직관도 없다. 하지만 작품들을 끊임없이 다듬을 수 있는 연장들이 존재한다. 느리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성이 가지는 가치는 불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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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우상



우리는 히어로를 꿈꾼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때로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모습을 너무 들여다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내 생각, 나의 행동, 나의 변화가 세상의 변화를 끌어내듯, 히어로들은 서사의 주인공이자 나의 빙의체로써 세상을 움직인다. 그들은 독자, 감상자들의 내재한 욕망, 신념을 대리 수행한다. 이런 현상은 창작 세계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사회 집단에서는 끊임없이 `주인공`들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수많은 스타를 안다. 너무나 유명한 스티브 잡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까지. 우리가 만들어낸 우상은 아름답다. 하지만 사실 현실에서 그러한 우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작 뉴턴은 "거인의 어깨에서 세상을 보라"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이 말을 아주 좋아한다. 개인의 지식과 발견이 날실과 씨실이 되어 인류의 지식이라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직물을 만드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문명은 수많은 선례와 선례에 대한 분석과 연구의 결과다. 그래서 모든 진보, 창의적인 선택과 혁신은 천재성이 아니라 치밀하게 쌓아올린 경험과 지식의 결과다. 긴 시간 쌓아올린 지식과 끊임없는 논쟁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열매를 찾고 토끼를 잡으러 땅을 기어 다녔을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업적 역시 결코 한 명의 CEO가 빚어낸 결과가 아니다. 스티븐 잡스가 온전히 오늘날의 애플을 만든 것은 아니다. 리더쉽은 프로젝트의 성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업 구성원들의 협의와 연구가 그만큼, 혹은 더 많은 부분을 이바지한다.


물론 천재적인 리더들로부터 영감을 아예 얻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방식이 늘 옳은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노출된 사람들은 과감한 사람 중 성공한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에게서 모든 실천적 교훈을 찾게 된다면 우리의 의사결정은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책에서는 `모두가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여기까지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눈치챘겠지만, `선택 설계자들`은 개인이 저지를 수 있는 오류에 관해 기술한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이러한 인지적 오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종합하면, 이 책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개인의 인지적 오류"를 이해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책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합리적 의사결정을 가로막는 9가지 함정`은 개인이 범할 수 있는 인지적 오류를 수많은 기업의 실패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구분한다. 다음으로 `탁월한 의사결정을 위한 혁신 도구들`은 이러한 인지적 오류를 줄이기 위한 협업과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지막 "함정을 기회로 바꾸는 선택 설계자들"은 현장에서 참고할만한 기법들을 세 가지로 나누어 구성한다. 마지막 섹션은 첫 번째 섹션과 두번째 섹션들을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 섹션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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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계를 부끄럼 없이 받아들이기



본 리뷰에서 이 책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우리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섯 가지 유형의 편향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 책에서는 패턴인식 편향, 관성편향, 이익편향, 사회적 편향, 행동중심 편향을 소개한다. 이러한 인지편향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는 최선의 의사결정이라 해도 절대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대화를 끌어내고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여 의사결정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각 내용은 아주 놀랍고 흥미로운 실험과 사례를 포함하고 있지만 전부 소개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패턴인식 편향은 가정과 가설의 원천이기 때문에 모든 추론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편향이다. 따라서 본 리뷰에서는 패턴인식 편향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렇게 전체적인 내용을 요약하는 대신 줄이는 이유는 이미 내가 아트인사이트의 지면을 낭비하고 있으며, 책 자체가 이미 충분히 잘 요약하고 각 사례를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요약한 책을 굳이 한 번 더 요약하는 알집의 알집 같은 짓은 저지르지 않으려 한다.


패턴인식 편향은 그 용어대로 주어진 자극을 제한된 범위(패턴)로 인식하는 관련된 편향이다. 앞서 시작하면서 이야기했던 `스타`들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성공한 CEO만을 떠올린다. 아주 용감하고 창의적인 CEO들이 모두 살아남은 것이 아님에도, 우리는 성공한 사례만을 떠올리게 된다. 이를 생존자 편향이라고 부른다. 생존자 편향뿐만 아니라 어떠한 성공이나 실패를 한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주변 환경과 우연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귀인 오류를 저지른다. 그리고 그들을 `멘토`로 삼고 전혀 상관없는 영역에도 실천사례를 모방하려고 하는 후광효과로 인한 오류를 저지르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 자신을 너무나 믿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는 재미있는 사고실험을 해볼 수 있다. 요즘 인터넷을 하다 보면 `대한민국 국민 평균은 수능 5등급`이라는 단어가 계속 보인다. 이 편향적인 문장에 대한 분석은 잠깐 접어두고, 지금 한번 생각해보자. 지금 당신은 웩슬러 지능검사를 받았다. 당신의 지능은 전 국민 중 몇 퍼센트에 속한다고 믿는가? 이 글을 쓰는 나, 이 글을 읽는 당신, 저기 산책하는 강아지 몽자조차도 자기 지능이 전 국민이 50% 이상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지능에 대해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개인으로서 여기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구태여 더 이어나가지는 않겠다.


좌우간 중요한 것은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믿는다. 우리는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우리가 하는 사업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예측의 정확도를 과대평가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낙관성을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보하는 데 있어서 낙관성은 필수적이다. 책은 구체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갖춰진 낙관성이 건전함을 강조한다.


또한, 우리는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 흐름, 말하는 사람 자체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 이야기의 흐름은 최근 커뮤니케이션학이나 긍정심리학 등지에서 강조하는 프레이밍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메시지의 흐름이나 배치에 따라 의사결정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의사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바보같이 행동했던 사람이 어떤 문제에서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으며, 가장 뛰어났던 사람이 어떤 문제에서 끔찍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전자를 과소평가하고, 후자를 과대평가한다.


이러한 인지적 오류를 고려할 때, 직관과 신속한 판단은 복잡한 의사결정에서 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바로바로 결정하는 것보다는 심사숙고하여 결정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수많은 인지적 오류에 둘러싸여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인지적 오류는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인지적 오류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도 없다. 인지적 오류는 대체로 뇌가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판단하기 위한 기제다. 하지만 이러한 오류를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우리의 후회의 책은 두꺼워지기만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한계를 부끄럼 없이 받아들이고, 최대한 한계를 보완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부족하다. 우리는 당연히 틀린다. 우리의 뇌는 그러한 방식으로 진화해왔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인류는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를 형성했고, 인류의 지식은 늘 협력과 논쟁을 통해 쌓였다. 책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언제나 거인의 어깨에서 너머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나가며



인지편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서는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이중 체크리스트와 잠재적 실패 분석을 상상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사실 내가 적용한 프로젝트는 기획이 어느 정도 끝났을뿐더러, 주변인들과 끊임없는 논의 끝에 승인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남들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준비했고, 나름 집요하고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처럼 그 프로젝트는 의사결정이 끝나 실시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잠재적 실패분석을 위해 마인드맵을 그리고 나니 문제점이 수두룩하게 예상되었다. 책의 제안에 따라 각 문제점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였다. 이러한 나의 노력이 실제 현장의 모든 문제점을 덮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약간의 준비는 할 수 있었다.


또 이미 개발된 부분에 대해 체크리스트를 제작하였다. 어떤 부분이 반드시 포함되고 강조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여 최대한 냉정하게 작성하였다. 잠재적 실패분석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수정도 필요했다. 실시 당일에 발견되었더라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은 나에게 또다시 뉴턴의 명언을 떠올리게 하는 과정이 되었다. 이처럼 책은 기업의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일반적인 의사결정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약간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대차대조표와 잠재적 실패분석과 같은 프로세스는 친구들의 조언과 함께 어우러져 우리의 선택을 도울 것이다. 세련된 단어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이 책은, 모든 인류가 겪고 있는 should have p.p병의 고통을 덜어낼 수 있는 진통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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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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