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이키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 [문화 전반]

‘Just do it’의 끊임없는 변주
글 입력 2021.06.27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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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가지는 영향력


 

"토O타 이거 무슨 맛이에요? TV에서 광고 보고 궁금해서... 한 번 먹어보려고..."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편의점에 들어와 음료수를 집더니 말했다. 새삼 TV 광고의 위력에 놀란다. 궁금해서 어떤 광고였을까 찾아보니 기존에 사용했던 CM송과 이온 음료가 가진 청량한 이미지를 소구하는 내용이다. 대단한 스토리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떤 포인트가 그 어르신에게 꽂혔고,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그리고 목이 말라서 편의점에 들어온 순간, 해당 광고가 떠올랐을 테지.

 

이처럼 광고는 영향력을 가진다. 광고임을 알고 있지만 지속해서 노출되는 메시지를 보다 보면 어떤 인상이 남는다.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동일한 광고를 지나치게 자주 접해서 느껴지는 피로함, 새로운 정보를 접해서 생긴 호기심, 때로는 왠지 모를 뭉클함.

 

광고는 그 안에서 다루는 제품, 혹은 브랜드 그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대신에 사람들의 인식을 바꾼다. '저 제품, 괜찮아 보이네?' ,' 이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런 거구나.', '나도 환경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광고는 시대정신을 담는다


 

광고는 그저 '상업적인 것'이라고 여겨지기 쉽다.

 

국어사전에도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의도적인 활동’이라고 나와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무수히 많은 광고는 특정 기업 혹은 단체에서 자신들의 상품이나 서비스, 정보 등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광고가 가진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 안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는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 주로 공익광고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하지만, 상업광고 중에서도 이런 성격을 띠고 있는 광고들이 있다.

 

기업들은 광고를 통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스토리텔링한다. 따라서 광고가 나가는 시점에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이슈에 관심이 많은지 살피는 것은 필수이다.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는 광고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리는 미래, Play new


 

평소 시대상을 잘 반영하기로 유명한 나이키가 새로운 캠페인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를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이러했다. '역시 나이키다.'

 

 


 

영상은 운동장에서 단체 기합을 받고 있는 학생들을 시작으로 관습처럼 굳어져 온 스포츠계의 군기를 차례대로 보여준다. '우리, 언제까지 이래야 되는 거야?'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마침내 지금까지 참아왔던 억압을 터트리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기존의 틀을 깨고 '우리 마음대로', '우리 방식대로'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있다. 나이키는 사람들에게 과열된 경쟁과 자연스럽게 여겨진 부조리를 벗어던지고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을 되찾자고 말한다.

 

 

오늘, 우리는 세상 앞에 약속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힘을 믿을 것입니다.

우리는 스포츠의 즐거움을 되찾을 것입니다.

우리는 승패에 얽매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규칙을 새로 쓸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스포츠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입니다.

#PlayNew

 

 

어린 학생들을 응원하는 심석희 선수의 등장은 정점을 찍는다. 그는 빙상계의 폐단을 깨기 위해 용기를 냈던 주역이기에 앞으로도 변화의 물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겨주는 듯하다. 심석희 선수가 보여준 것처럼 침묵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까.

 

해당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한국의 획일화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광고를 보고 눈물이 왈칵 날 것 같다.', '우리 스포츠계에 공정과 평등, 존중이 뿌리내리길 바란다. 누군가를 학대해서 받아오는 메달은 필요 없다.' '당당히 나아가는 심석희 선수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라며 진한 공감을 표했다.

 

 

 

나이키의 광고가 기다려지는 이유


 

나이키의 브랜드 슬로건은 'Just do it'이다. 한국말로 직역하면 '그냥 해.' 정도가 된다. 도전과 열정의 키워드가 떠오르는 스포츠 브랜드와 잘 맞아떨어지는 슬로건이며 마케팅 측면에서도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나이키는 30여 년 전 처음으로 'Just do it' 슬로건을 사용한 후 라이벌인 타 스포츠 브랜드를 추월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이키는 'Just do it'을 중심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던졌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슬로건을 시대와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주를 주며 사용한다. 처음으로 이 슬로건을 사용한 광고의 내용은 80세 할아버지가 매일 아침 17마일씩 달리기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나이키는 그들의 타깃을 어떤 특징으로 가두지 않는다. 성별이나 인종,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Just do it'의 화자가 될 수 있다.

 

 

나이키 (1).jpg

2016년, 트랜스젠더 선수의 이야기를 담은

나이키의 'Unlimited cou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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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당당히 나아가는 여성들을 그린

나이키 코리아의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

 

 

나이키 (3).jpg

2020년, 어려운 시기이지만

함께라면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나이키의 'You can't stop us'

 

 

무엇보다 그들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면서도 획일화된 메시지를 던지지 않는다.

 

나이키가 가진 고유의 색을 지키면서 어떻게 그 시대에 맞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단지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거나 일회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사회에 전하고 싶은 가치를 더 널리 퍼트리기 위해.

 

나이키는 다음 번에 어떤 메시지를 들고 나올까? 앞으로도 나이키의 광고가 기대되는 바다.

 

 

[박혜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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