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소설 모비딕 vs 영화 하트 오브 더 씨 [도서/영화]

글 입력 2021.07.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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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모비딕 (Moby Dick)

허먼 멜빌 (185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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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흰 고래에 대한 이야기. 모비딕이라는 제목은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그런 유명한 고전 문학 중에 한 작품이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의해 고래잡이가 금지된 시기이다. 그러나 고래잡이가 성행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고래가 가진 기름 때문이었다. 고래의 살은 두꺼운 지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고래의 살, 장기, 뼈, 가죽을 끓이거나 압착하여 기름을 뽑아내어 그 기름으로 수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은 고래기름을 이용하여 삶을 편리하게 윤택하게 만들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은 고래잡이를 나섰다.

 

모비딕은 그 시절의 이야기이며, 사실을 바탕으로 한 픽션으로써, 고래잡이를 하던 한 선장 (에이허브)이 자신의 다리를 앗아가고 다른 동료 선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머리가 흰 거대 고래, 모비딕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피쿼드호의 출항, 여정에 함께 한 유일한 생존자 선원이었던 이스마엘의 이야기를 통해 시작된다.

 

이 소설에는 자신의 복수의 대상이 되는 모비딕을 찾는 에이허브 선장의 무모한 집념, 오기, 도전이 기본 골조이다. 그와 덧붙여 포경선을 탄 배 안의 선원들의 삶, 말로,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부터 감당하기 벅찬 무서운 바다, 그리고 고래 잡이의 혈투의 모습들까지 함께 녹아져 있다. 중간중간 묘사되는 바다의 모습, 그리고 선원들의 삶에 대한 부분들을 읽는 것도 좋지만 소설 모비딕은 무모하게 집착하는 에이허브 선장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무모함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집착과 집념의 대상이 정말 정당한 것이었나라는 부분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는 소설이다.

 

소설 모비딕의 일등 항해사로 등장하는 "스타벅"은 스타벅스라는 유명 커피 브랜드의 이름이 되었다. 소설 모비딕 안의 스타벅은 좋은 사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 이타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창시자가 이 이름을 사용한 이유도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스타벅] - 피쿼드호의 일등 항해사는 스타벅이란 사람이었는데, 올해 서른 살로 낸터킷 출신이고 키가 큰 인물이었다. 한랭한 해안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살갗은 두 번 구운 비스킷처럼 단단해서 열대에도 적합한 사람으로 보였다. 그는 용감하고 빈틈없는 작살꾼으로도 유명했다.

 

- 스타벅이 말했다. '선장님도 훌륭한 분이세요. 인간에게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보다 더 훌륭한 장점은 없으니까요'

 

[바다] -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바다가 수평선 끝의 푸른 하늘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 광경을 바라보노라면 절로 마음이 포근해졌다. 부드럽게 출렁니는 뱃소리와 살포시 뺨을 어루만지는 열대의 미풍에 넋이 빠져 있다가 살을 꼬집어 잠을 깬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영화 하트 오브 더 씨 (In the Heart of the sea)

론 하워드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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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모비딕이 본래 허먼 멜빌이라는 작가가 지어낸 소설이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허구를 붙여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이 영화를 본 이후에 알게 되었다.

 

책 원작 - 영화로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찾다가 소설 모비딕 내용인 줄 알고 찾아서 보게 된 영화. 하지만 내용은 소설 모비딕과는 달랐다. 소설 모비딕과 영화 허트 오브 더 씨가 주고 있는 메세지는 분명하게 다르다.

 

이 영화와 소설 모비딕의 공통된 점도 있다. 둘 다 고래잡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유일한 생존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때를 기억한다는 것. 이 영화는 에식스호의 유일한 생존자 토마스 니커슨을 허먼멜빌이 찾아와 그가 겪었던 에식스호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육지보다 바다가 편하다고 말하는, 그 시절 흙수저 오웬 체이스, 경험은 없지만 금수저를 물고 있어 배의 선장으로 바로 취임한 엘리트 조지 폴라드의 대립에 의해 첫 출항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다 폭풍의 습격을 당하고 배의 상태는 형편없어진다. 하지만 각자의 욕심과 욕망 때문에 결코 돌아갈 수 없었던 둘. 그대로 15개월을 항해한다. 그리고 만난 향유고래, 고래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사냥하지만 오히려 거대 고래의 습격을 당하게 된다.

 

바다를 정복하고 고래를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하지만 침몰한 배를 버리고 작은 보트 3척에 나눠타고 표류하게 된 생존자들은 점점 인간의 한계의 끝에 다다르게 되며,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라면 하기 어려운, 어쩌면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하는 결정, 행동을 하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그 망망대해, 내리쬐는 햇빛. 폭풍우 치는 하늘. 위험을 가하는 바다 생물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인간, 고래를 잡는 것도 바다를 항해하는 것도 다 내 발아래 있는 것만 같았던 그 인간의 자만심은 몰락하고 거대한 자연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저 티끌 같은 한낱 미물이 되어 보트 위에서 버티는 인간의 한계에 대해서 보게 된다. 살기 위해 해야 했던 어쩔 수 없는 선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기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일부는 기적과도 같이 구조되고 살아남는다. 이것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메세지를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소설 모비딕은 이런 에식스호의 실화 내용을 들은 허먼 멜빌이 그 실화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픽션을 가미하여 만들어진 소설이라고 한다. 실제 에식스호의 이야기는 영화 하트 오브 더 씨의 내용이라면 소설 모비딕과는 매우 다른 전개와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아마도 허먼멜빌은 인간의 극한, 한계점까지의 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엄할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소설 모비딕을 읽으면 거대한 향유고래의 모습, 그리고 그 바다의 모습, 고래를 잡는 모습, 기름을 추출하는 모습들이 매우 궁금해진다. 그냥 상상만으로는 머릿속으로 그려내기가 쉽지 않은데, 영화 하트 오브 더 씨를 보면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서 아주 좋다. 두 작품이 주고 있는 메세지와 내용은 분명히 다르지만, 연계해서 보면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각각의 메세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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