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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Opinion] 길 다음에 길, 도로명 주소 [사람]
사실 나는 그 버스가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우리 동네로 향하는 길을 지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 길 다음에는 분명 또 다른 길이 있겠구나, 길은 계속 이어지겠구나 하는 뜬금없는 위안이 들었다.
“혹시 이전 주소로 알려줄 수 있나요?” 배달 전화를 하던 중에, 예상치 못한 질문을 전화기 너머로 받았다. 오래 된 가게라 옛날 주소가 조금 더 편하다는 이유를 덧대며. 당연히- 알려드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지만 이전 주소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이 동네에 머문 지도, 이 집에 산 지도 슬슬 손에 다 꼽지 못할 정도가 되어가는데. “음..음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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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희 에디터
2020.06.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너 시집가면 주려고 했지" [도서]
피리 부는 여자들, 그 소리를 따라가보니 - 1편
* 이 시리즈는 총 세 편의 글로 구성되었습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더래요- 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피리 부는 여자들을 따라가면 어떻게 될까? 나는 그곳에 가보고 싶다. 여자들이 만들어갈 광활한, 거울 없는 우주에서 어푸어푸 맘껏 유영하고 싶다. 여자들의 세상으로 이끄는 피리 소리 같은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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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에디터
2020.05.2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위기에 처했을 때의 주문, 구병모 소설집 단 하나의 문장 [도서]
구병모의 소설집 단 하나의 문장을 통해 현실세계의 주문과 구원에 대해 생각해본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알리바바가 동굴 앞에서 외치는 주문은 ‘열려라 참깨’이다. 별 뜻 없어 보이고 심지어 다른 도둑의 말을 따라하기만 한 이 주문은 결정적 장면에서 알리바바 이야기를 반전시킨다. 현실에서는 절박하고 힘들 때, 소위 구원이라고 불리는 것이 내게로 와주었으면 할 때 외칠 수 있는 주문이란 술을 마시고 하는 한탄이나 푸념 섞인 말 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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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에디터
2020.05.28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나를 위한 시간 보내기 [사람]
이전의 일상과는 달리 온종일 집에서 보낼 수 있기에 여러 시도를 해보았다.
2020년 목표 중 하나로 다이어트와 지속가능한 건강한 몸만들기가 있었다. 계속해서 미루다가 2월에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헬스 정기권을 결제했는데 다니기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서 코로나로 인해 지금까지 잠정 휴업으로 못 가게 되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고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약간의 강박감이 있는 나는 헬스를 다니지 못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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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2020.05.25
리뷰
전시
[Review] 생각에 집중하게 하는 힘,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전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생각의 자유를 던져줌과 동시에 그들을 무의식의 세계에서 끌어낸다.
전시를 보면서 머릿속은 온통 “왜?”라는 질문이 가득했다. 왜 키스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에게 하얀 천을 덮었는지 〈연인들, 1928〉, 왜 파이프 그림 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혼란스러운 문구를 남겼는지 〈이미지의 배반, 1929〉, 왜 한낮의 밝은 하늘 아래 어둠을 감싸 안은 밤의 풍경을 그렸는지 〈빛의 제국, 1948-67〉 등의 의문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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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혜 에디터
2020.05.2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미련을 남기며 살아가고, 누군가를 기억하며 살아간다 - 연극 '죽음의 집' [공연예술]
죽음 앞에서서야 생의 의미를 찾는 이들을 위한 공간, 죽음의 집
* 본 기고문에는 연극 <죽음의 집>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음의 집에 모여든 이들 황상호의 집에는 어쩐 이유 에서인지 죽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분명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과 다르지 않았다. 육체가 있었고, 춤도 추고 술도 마시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들은 그럼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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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온 에디터
2020.05.20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그 집 앞의 그네 [사람]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네가 되리라
물건이 떠난 자리엔 퀴퀴한 먼지만이 남았다. 먼지들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자 썰렁했던 집 안은 더욱 쓸쓸해 보였다. 하지만 이 쓸쓸함이 오히려 설렘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새집으로 이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먼지들마저 떠나 외로이 떨고 있는 집과 작별 인사를 끝냈다. ‘우리 어디서 살아?’, ‘우리 아파트 가는 거지?’라고 말하며 재잘거리는 나를 뒤로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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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채현 에디터
2020.05.1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당신은 살아있는 사람입니까, 죽은 사람입니까? - 연극 '죽음의 집' [공연예술]
살아있는 사람처럼 삶을 살아내기
※ 연극 ‘죽음의 집’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 41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인 ‘죽음의 집’을 관람했다. 묵직한 여운을 주는 연극이었다. 이번 오피니언에서는 연극 ‘죽음의 집’이 담고 있는 내용과 함께, 내가 공연을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고 싶다. 죽은 자들이 모여드는 죽음의 집 이동욱은 친구 황상호의 집에 방문한다. 그런데 황상호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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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2020.05.1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다양한 사회문제를 글로 풀어내다 -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도서]
제 11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을 읽고
11년째 출간되고 있는 문학동네의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데 부담도 없고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보급가로 판매하기에 가격부담도 없다. 가성비도 가성비지만 검증된 작가들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전 작품이나 현대문학들은 미사여구와 서사가 다소 길어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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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연 에디터
2020.05.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열등과 냉소 그 속에서의 발걸음, 소설집 상속 [도서]
은희경 소설가의 소설집 상속에서 열등의 뜨거움, 냉소의 차가움, 그 속에서의 발걸음을 찾았다.
사는 것이 힘들어질 때면 가끔 도피하고 싶은 장소가 사람마다 있다면, 나는 아마도 환상 속으로 도피할 것이다. 개개인이 원하고 바라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는 그 세계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감춰주는 대신 환상 속에서 나온 후에는 허탈함을 선사한다. 사람들의 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은 내가 그들과 동등하지 않다는 느낌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일시적으로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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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에디터
2020.05.1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공백의 시간 [문화 전반]
산만함의 시대에서 인간답게 사는 법
산만함의 시대인 만큼 우리 주변에는 언제나 주의를 흩트리는 것들로 넘쳐난다. 틈만 나면 인스타그램 피드를 훑어보고 그와 동시에 TV를 보거나 쇼핑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진다. 이처럼 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새로움과 신속성을 무기로 일시적인 쾌락을 주며 인간의 삶을 풍족하게 해준다. 시선을 끄는 각종 광고 이미지들은 더 멋지고 자극적인 것들을 갈망하고 기대하
by
김지아 에디터
2020.05.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타인들을 비껴간 욕망의 파도 그 한가운데, 보이지 않는 정원 [도서]
김유진 소설가의 소설집 보이지 않는 정원은 마음 속에 감춰진 이뤄지지 않은 욕망과 사건들의 파도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가를 보여준다. 이러한 소설 속 인물들은 현실 속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에게 무언가가 결핍되었을 때 사람은 그것을 필요로 하게 된다. 필요를 기반으로 욕구가 생기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욕구는 욕망이 되어 뻗어나간다. 어떤 경우에 사람들은 욕망이 발현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삐딱한 선을 그리며 비껴가기도 한다. 그럴 때 욕망은 사람들의 속내에 머물며 다양한 형태로 변형된다. 실현되지 못한 욕망은 이미 일어난 사건 혹은 일어나지
by
김수연 에디터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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