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를 위한 시간 보내기 [사람]

글 입력 2020.05.2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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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목표 중 하나로 다이어트와 지속가능한 건강한 몸만들기가 있었다. 계속해서 미루다가 2월에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헬스 정기권을 결제했는데 다니기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서 코로나로 인해 지금까지 잠정 휴업으로 못 가게 되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고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약간의 강박감이 있는 나는 헬스를 다니지 못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개강 연기와 온라인 수업, 물리적 거리 두기 등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에 당황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갈피를 오랫동안 잡지 못했다.

 

약간의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 일상 속 여러 제약 아래서 나는 하루하루에 나의 주체적인 노력을 담기 시작했다. 바로 ‘나를 위한 시간 보내기’다. 타인에 의해 의도된, 강압된 일들 말고 순수하게 내 의지로부터 나온 일을 하고 싶었다. 이전의 일상과는 달리 온종일 집에서 보낼 수 있기에 여러 시도를 해보았다.

 

 


1. 건강한 몸만들기


 

바쁜 학교생활이나 친구들 모임, 그리고 여행까지 코로나가 나타나기 전까지 나는 식욕을 참지 못한 채 계속해서 먹고 안 좋은 식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요요가 진행되고 있었고 다시 뚱뚱해져 가는 내 모습에 짜증 나고 한심했고 그보다 나의 식욕이 훨씬 컸기에 먹고 후회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리고 스트레칭조차 하기 싫어하는 탓에 시험 기간만 되면 허리가 작살났다. 등하굣길 지하철의 딱딱한 좌석과 만원 버스, 몇 시간을 부동자세로 앉아있는 관극까지 나는 내 몸을 해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했다.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던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고자 다짐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친구와 함께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서로 식단과 운동을 검사하고 관리하며 동기 부여하며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역시 무언가를 같이 하는 존재가 있으면 나태해지지 않고 꾸준히 잘 진행된다!

 

이런 시기에 적합한 유튜브 홈트레이닝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정말 여러 가지 영상들 속에서 몇 가지 그나마 재밌어 보이고 조회 수가 많은 영상을 선정해 따라 하기 시작했다. 여기 언급된 영상들은 내가 모두 적어도 15일에서 한 달 넘게 꾸준히 진행한 홈트레이닝 영상이다.


 

다노.PNG

 


첫 번째로, 다노 전신 올인원 운동이다. 상체와 하체 모두 필요해서 부위별 영상을 찾아서 하던 나에게 딱 적합한 구성이었다. 40분 정도로 안 건드리는 부위 없이 자극하고 마지막 스트레칭까지 시원하게 마무리해주는 운동으로 건강한 몸만들기 목표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레전드 스트레칭은 꾸준히 계속해서 하고 있는데 홈트레이닝의 마지막 단계에서 긴장한 근육을 이완시키고 몸을 풀어주는데 딱 좋은 영상이다. 남녀노소 모두 이 레전드 스트레칭 영상 속 동작들 몇 가지라도 기억해서 자기 전에 따라 하면 좋을 것 같다.


 

땅끄.PNG

 


두 번째로, 땅끄 부부 칼로리 소모 폭탄 플러스 운동이다. 새로운 운동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따끈따끈하게 업로드된 땅끄 부부의 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 워낙 땅끄부부의 칼소폭은 유명하기에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고 난 후, 신세계를 맛보고 한 달 정도를 진행했다. 헬스장에서 런닝머신이나 조깅을 쉽사리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30분짜리 이 유산소 운동을 따라 하는 것으로 대신하기에 딱 좋다. 웃으면서 끝까지 마무리하는 땅끄 부부를 보며 나도 따라 하게 된다. 이외에도 더 보완해주고 싶은 부위를 자극하기 위해 땅끄 부부의 팔뚝이나 옆구리살, 뱃살 타파 운동 등 여러 짤막한 운동 영상들을 꾸준히 했는데 착하게 웃으며 아재 개그를 소소히 던지는 모습을 보며 힐링도 된다.

 

절대 홍보가 아니라 그냥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어서 유튜브의 여러 영상을 보고 따라 해보면서 내가 꾸준히 이어서 하는 영상을 소개해보았다. 내가 이번 코로나로 인해 바뀐 일상에서 내 계획대로 진행하고 지키고자 했던 첫 번째 목표인 건강한 몸만들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땀 흘린 결과는 단순히 체중 감소가 아니라 미소다. 내가 계획대로 실천하고 있다는 뿌듯함과 계획대로 진행되는 상태에서 오는 안정감과 평화가 좋다. 자연스럽게 나의 몸에 대해서도 만족하게 되고 미소가 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내가 이뤄냈다는 성취감과 의식이 나의 자존감 또한 올려준다.



 

2. 오늘은 내가 요리사


 

사실 말하기 부끄럽지만, 인생에서 내가 라면을 끓여본 게 20번도 되지 않을 것 같다. 초등학교 3, 4학년 때는 친척 모임마다 내가 요리 접시를 옮겨 식탁 플레이팅을 하고 수저를 놓는 역할이라 예쁘게 음식을 만들고 플레이팅까지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나이를 먹어도 계란 후라이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찍이 요리에 대한 흥미를 껐다. 그러다가 이제 집에 있는 시간도 많으니 내 식욕을 채워줄 만한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만들며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자 다짐했다.

 

프라이팬을 태워 먹고 환기시키고, 국물이 범람하고 설거짓거리만 잔뜩 쌓으면서 엄마의 구박과 함께 시작한 요리는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실력도 아주 조금씩 늘어갔다! 음식을 만들 때는 힘들기도 하고 당황도 많이 하지만 결국 딱 나에게 만족스러운 음식이 나왔을 때의 뿌듯함과 맛있음은 너무나 짜릿하다. 여전히 1시간 요리의 식사는 10분 컷이지만 그 시간이 모두 즐겁다.


 

음식사진.JPG

 


요리에 취미가 없는 사람들도 나처럼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도전해보며 짜릿함을 느끼면 좋겠다. 추천 도전메뉴는 단호박 에그슬럿이다. 단호박을 살짝 찌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익힌 후 조금 뚜껑을 자르고 그 안에 계란과 치즈를 넣어서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에 5분 정도 돌리면 완성이다!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기도 한데 정말 맛있고 만들기도 쉽다.

 

 


3. 온라인으로 문화생활하기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바쁜 학교생활에서도 관극은 놓칠 수 없는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서울 나가기조차 어렵고 항시 경각심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인지라 공연장에 가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바뀌어버린 일상에 유일했던 힐링이 없어져서 무기력해지기도 했다. 그 대안으로 온라인으로 여러 이야기를 만나고 있다.

 


국립극당.PNG


우선 국립극단 유튜브에서 진행했던 온라인 상영회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연극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또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해 4편을 일주일에 한 편씩 만나볼 수 있어서 못 보고 지나간 공연을 방구석 1열에서 만날 수 있어서 뜻깊었다. 극장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 신선했다.



nt live.PNG

 

 

이는 모두 종료된 서비스지만, 영국 국립극장의 NT 라이브는 진행하고 있다. 이는 영국 국립극장의 대단한 연극 공연을 생생하게 영상으로 고스란히 담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 영상 콘텐츠다. 그들도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문화생활에 제약이 생긴 모두를 위해 정기적으로 공연 영상을 시간제한으로 업로드해주고 있다.


이 서비스 덕분에 평생의 소원이었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프랑켄슈타인> 등 수작을 무료로 고화질로 만나볼 수 있었다. 제일 최근에는 <캣츠>도 상영해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클래식 공연들도 네이버 공연을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을 제공해주거나 여러 공연 단체들이 방구석 1열의 기회를 제작 및 운영하고 있어서 집 밖에 나가기 꺼려지는 이 상황에서 실제 공연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나는 더불어 간혹가다가 넷플릭스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편이다. <인간수업>이나 <블랙 미러>, <오렌지이즈더뉴블랙> 등 현대의 모습을 강렬하게 마주하는 시의성 강한 작품들을 보며 여러 감정을 느끼곤 한다.

 

*

 

이 세 가지 이외에도 명상, 숙면 가이드 따라 하기, 원래의 취미 유지하기, 청소하기, 전자기기 꾸미기, 정리하기 등등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내 의지에 따르는 일들을 짬을 내서 실천 중이다.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이어지는 시대에 그런 일들에 치여 정작 내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잊어버리기 쉽다. 그럴수록 더욱 내 마음이 시키는 일이 무엇인지 집중해 나를 위한 시간을 내어 만들고 본연의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아직은 나도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는 중이지만 이렇게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다 보면, 우리가 내 의지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들이 일상 속에서 지속할 수 있게 녹아들 수 있지 않을까?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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