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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이슬람 사원 앞에서
이 사원 앞에서, 긴 사색에 빠져들고 싶다
이건 그러니까 어제 있었던 일이다. 월요일 출근길 버스에 앉아 밀린 에세이를 쓰고자 생각의 호흡을 고르고 있자 하니, 어제 하루가 너무 많은 사건으로 가득 차 있었음이 상기된다. 시간에 밀리어 가듯, 달이 서편으로 흘러 잠들어 있는 태양을 다시 지상으로 밀어 올리듯, 일상의 탁류에 휩쓸려 살아내는 평범한 직딩의 하루는 생각보다 많은 걸 지워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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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5.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종로 스케치 1 - 종로4가, 세운상가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각자의 하루를 풀어놓고 있었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때에 그들은 하나의 촛불 같았다.
종로를 향해 달렸다. 버스에서 내린 다음 고개를 들어 아직 불 켜진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이제는 아름다움보다는 측은함을 먼저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이 통짜 유리들은 그 누구의 고된 일상이자 무대이자 희극일까. 나는 충분히 멀리서 바라본다. 서울은 내려도 내려도, 아무리 자주 버스에서 내려도, 심지어 여기 살아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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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5.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서재 書齋
나는 이것에 쉽사리 행복이라고 이름 붙이기가 어렵다
서재가 생겼다. 바로 위층 옥상의 버려진 방을 나름 진지하게 닦고 쓸었다. 벌써 지난 여름, 동생이랑 같이 살 집을 찾아 서울을 전전하던 것이 엊그제 같다. 용인의 회사까지 가려면 경부고속도로에 가까워야 하겠고, 사회초년생이니 집값은 싸야 하니 막막했던 기억이 이제 탁 놓여난다. 그렇게 찾은 보광동, 이태원 바로 밑에 위치한 이곳은 재개발 확정지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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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4.29
리뷰
공연
[Review] 어머니라는 이름의 신화 - IS GOD IS [연극]
모성신화에 대한 짧은 논고
들어가며 봄 밤의 혜화는 걷는 것만으로 하나의 연극을 상기시킨다. 정확히 어떤 이름을 가진 연극이 이 거리 위에 투사된다기보다는, 연극 같은 기분, 혹은 연극을 보는 느낌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연극의 메카이기 때문일까? 공연시간에 쫓기느라 찬찬히 거닐어보지는 못했지만, 종로에서 갈아탄 버스 위, 차창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믿기지 않도록 아름다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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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4.26
리뷰
공연
[Review] 푸른 눈의 할머니 - 조성호의 콘체르토 플러스 [공연]
푸른 눈의 할머니와 분홍 털실뭉치
평소보다 이른 퇴근을 맞아, 멀리 콘서트홀을 찾는 길은 행복하다. 용인에서 서초까지는 제법 멀어 서두른 걸음걸음에 고조되는 행복이 어리어 있음을 느낀다. 비록 경부고속도로는 턱턱 막히고, 강남에서 갈아탄 지하철에서는 사람들에게 부딛으며 땀을 뺐다지만 그 길은 행복이라는 모양으로 돼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모르는 중 찾은 봄이라, 이녁 즈음 하늘이 이다지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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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4.0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선악의 범상함 - 더 배트맨 [영화]
범상해지는 영웅과 빌런, 그리고 영웅성에 대하여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을 다녀왔다. 팝콘 튀기는 냄새와 어두침침한 분위기가 종종 그리웠으나, 주말에 바깥으로 나와보기란 내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늘 하던 것, 먹던 것, 가던 곳 등, 삶을 루틴하게 지내는 나로서는 그렇다. 그럼에도 배트맨의 신작 소식은 관성을 깨보이기에 충분하고, 그 정도로 나는 박쥐 사내 연작을 좋아한다. 나는 배트맨을 히어로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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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3.1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무애 無礙 4
사랑스러움에 대하여
누구건 어린아이의 시절, 마구 앞으로 뛰어나가다간 우뚝 서 뒤돌아보며, 세상 가장 가득찬 웃음을 지으며 어머니를 불러보았을 것이다. 사랑스러운 모습들. 누구의 아이가 됐건 그렇게 가득찬 환희를 앞에 두고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내가 이제, 주변의 사랑스러운 이들을 관찰하며 느끼는 바로 그 감정과 같이. 아무런 노력 없이도 가득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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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3.01
리뷰
전시
[Review] 환상의 나라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 展
환상의 나라, 이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을 지금 느낀다는 것...
전시회를 위해 집을 나섰다. 봄인가 보다. 겨우내 나의 방은 문자 그대로 추웠다. 새로 이사 온 전셋집에 도시가스가 안 들어오다니... LPG 난방은 정말이지 비쌌다. 어릴 때야 가끔씩 배달 온 가스통 굴리는 소리를 낭만쯤으로 여겼으나, 현실의 겨울은 이래저래 사정이 복잡하다. 이런 전처로 어버이가 어린아이에게 내복을 입히던 그 복잡한 심경을 이해하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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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2.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무애 無礙 3
본위의 행복, 행복의 본질, 그것이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견 서글프지만, 비로소 나는 고요하게 여러분을 바라볼 수 있다. 너무 큰 사랑이 가지는 추동력, 경계는 그것을 막고자 생성되고 그 크기만큼 비대해지는 것이었다면, 이상 내겐 그 경계가 필요치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남은 것은 경계의 잔상과 습관, 이제 이 수풀 우거진 철망을 거두어야겠다는 생각은 뒤따른다. ... (중략) ... 강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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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2.13
리뷰
도서
[Review] 시인과 사진가의 사랑 - 영원히 사울 레이터
나태주 시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울 레이터
I see this world simply. It is a source of endless delight. I did things because I liked doing it. When I'm asked : Why did you do certain things? Because I liked it! - Forever Saul Leiter 中 책을 펼치니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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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2.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무애 無礙 2
이제, 악흥을 좇아 실컷 우스워지리라
찬 겨울, 억지 펴 본 가슴 안으로 시린 것이 가득 들어차 좋다. 폐부를 씻기는 맑은 것들, 이 감각과 같이, 가슴에 설기인 넝쿨을 찢으며 더 넓은 가슴으로 세상 앞에 서기를 바란다. 악흥을 좇아 마음에서 솟는 것들을 오롯이 몸에 담아 발산하기를 바란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기를, 그 아래 나와 내가 마주하여 서로 미소 짓기를…. 그로써 나를 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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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1.2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무애 無㝵
악흥을 좇아 실컷 우스워지리라
마음을 지키기 위해 세워둔 철책들을 거두어야 하는 때가 찾았다. 고꾸라지거나 꺾이지 않기 위해 대지에 깊이 박아둔 말뚝들, 비로소 뿌리가 자라니 그것들은 나를 구속하는 족쇄가 되어 있음을 본다. 이제 날아볼 만큼 나의 마음은 자유로와졌고, 나를 규정하고 보호하는 선과 푯말은 나의 한계가 되어주고 있었다. 가벼움에 대해 생각하는 나날이다. 가벼움 세 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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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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