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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악은 의지인가 행동인가? [공연]
그들은 사실 아버지의 죽음을 바라고 있었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포착한 문제의식 악(惡)은 의지인가, 행동인가? 이 질문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자문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영화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나치의 부역자로 재판을 받았던 문맹 여성 ‘한나’의 투박한 눈을 보았던 날이었다. 직무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말, 상관의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었다는 말이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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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20.02.24
리뷰
도서
[Review] 뉴필로소퍼 Vol.9, 죽음을 외면하면서도 전시하는 사회 [도서]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은 개인적 차원이 아닌 공동체적 차원에서 일어나야 한다.
1. 죽음을 대하는 태도의 이중성: 외면과 전시 우리는 죽음을 외면하면서도 전시한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죽고 싶은지에 대한 속깊은 대화는 꺼리면서도 대중문화와 예술작품에서 죽음을 대상으로써 소비한다. 일년 중 연초와 연말을 가장 뜻깊은 시기로 삼아 주변인들과 축하하면서도, 삶에서는 오로지 출생만을 축복할 뿐 죽음을 우리 공동체의 주요한 주제로 격상시키
by
이창희 에디터
2020.02.12
리뷰
공연
[Preview]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도스토예프스키의 심해로 흐르는 강물 [공연]
친부살인의 범죄와 종교적 신성성, 탐욕과 구원이 뒤섞인 이 소설을 어떻게 해석해낼 것인가?
"<파우스트>와 같은 대작과 이를 웹툰화한 2차적 창작물 간에 질적인 우열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곤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우열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물론 웹툰은 기존의 원작을 각색해내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미하고, 이를 그림이라는 이해가 더 용이한 형태로 대중들에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원작의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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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20.01.25
리뷰
공연
[Review] '바람이 불어오는 곳', 가장 위대한 멜랑콜리커와의 만남 [공연]
김광석의 노래는 풍요와 번영으로부터 소외된 멜랑콜리커의 아픔을 담아내지만, 그 아픔에만 정체되지는 않는다.
부모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아빠는 젊은 시절 기타를 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즐겼다. 예전의 아빠 사진을 보면, 코미디 속 영화배우처럼 세상을 다 가진듯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여자들은 아빠의 노래를 좋아했고, 아직 세상의 풍랑이 덮치지 않은 젊은이의 생에 물러섬의 여지는 없었다. 그 시절의 가수들은 젊음의 도화지에 더 화려한 색채를 입혔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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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11.27
리뷰
공연
[Review] 연극 '우리별', 삶과 우주에 대한 은유를 담다 [공연]
죽어가는 우주와 별들에 무관심한 것처럼, 우리는 쉬이 삶의 진정성에도 무관심해진다.
어린 '지구'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이름은 '달님'이다. 지구는 7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을 알고 있는데, 달님에게는 아무도 없다. 지구는 아폴로를 건네며 친구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말한다. (닐 암스트롱은 아폴로 11호를 타고 가서 달에 착륙했다.) 처음에 극장에 들어설 때, 내 어린시절을 함께한 과자 아폴로를 건네 받게 된 이유를 이 장면에서 깨달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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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11.22
리뷰
공연
[Review] "우리들의 사랑", 20년도 넘어 다시 열린 그들의 콘서트 [공연]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 대학로에서 추억을 회상하는 완벽한 방법
대학로를 방문할 때면, 학창시절부터 모았던 친구들의 편지를 문득 꺼내보던 날처럼 마음이 저릿하다. 중학교 시절 마로니에 공원에서 백일장에 참여해 시를 썼던 기억부터, 대학교 때 남자친구와 크리스마스에 공연을 보러 갔다가 한바탕 싸우고 울면서 집에 갔던 날, 그리고 울적할 때 좋아하는 티룸을 찾아 스콘과 로즈마리 차를 마셨던 기억까지 전부 머리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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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11.20
리뷰
도서
[Review] "인간의 흑역사",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도서]
인간은 한없이 위대할 수도, 한없이 비루할 수도 있다. 대부분은 후자다.
인간이 일을 말아먹는 재주에 관한 책 ‘인간의 흑역사’의 저자인 톰 필립스는, 이 책을 ‘인간이 일을 말아먹는 재주가 얼마나 대단한지에 관한 책’이라고 소개한다. 근대 이후의 인류는 인간 종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믿음과 휴머니즘, 계몽주의의 사상적 기반 아래 살아왔다. 그러나 저자가 압축해놓은 역사 속에서 인간은 믿을 수 없게 한심하고 멍청하다. 역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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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11.13
리뷰
공연
[Preview] '바람이 불어오는 곳', 가을을 떠나보내는 김광석의 위로 [공연]
가장 김광석다운, 평범해서 더 서정적인 노래들
시와 노래는 예술의 여러 분파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두 영역이다. 시가 노래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노래를 듣는 시간이 시적인 경험처럼 느껴질 때도 많다. 그들의 공통점은 삶과 사회에 대한 애정, 혹은 비탄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미(美)와 경이를 노래할 수도, 짧은 일생의 애수와 번뇌를 담아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선형적으로만 흘러가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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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11.04
리뷰
공연
[Preview]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 세월의 더께가 무색한 명곡들 [공연]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이 기대되는 이유.
명곡의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증된다. 몇십 년 전 사람들의 마음에 공명을 일으켰던 그 멜로디는 아직도 후배 가수들의 입에서, 라디오에서 반복된다. 내려앉은 세월의 더께도 음악 안에서는 정겹기만 하다.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은 이런 명곡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자,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콘서트다. 故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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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10.31
리뷰
도서
[Review] "전쟁의 목격자", 마거릿 히긴스가 치뤄낸 두 개의 전쟁 [도서]
질주해서 불행했지만, 그럼에도 질주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 종군기자 '마거릿 히긴스'의 생(生)
마거릿 히긴스(Marguerite Higgins)의 전기, <전쟁의 목격자> <전쟁의 목격자>는, 한국전쟁의 실상을 서구 세계에 알린 미국의 '뉴욕헤럴드트리뷴' 종군기자 '마거릿 히긴스'의 전기이다. 이 책은 히긴스의 삶을 놀랍도록 낱낱이 파헤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녀가 가진 영웅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모두 다룸으로써 우리가 한 명의 인간을 생생하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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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10.13
리뷰
공연
[Review] '킬롤로지', 폭력을 논하고 부모에게 전하다 [공연]
한 명의 어른만이라도 데이비의 촛불을 밝혀 주었더라면.
폭력의 파괴성을 다룬 연극, <킬롤로지> 폭력을 당한 기억은 다른 기억에 비해 훨씬 휘발성이 약하다. 의식에서 사라진 후에도 무의식에 잔재되어 있다가, 비슷한 광경을 목격하거나 자존감이 떨어진 순간에 다시금 의식으로 출몰하기도 한다. 나쁜 경험이 배움의 계기가 될 때도 있지만, 적어도 폭력에 한해서 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폭력은 경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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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09.25
리뷰
공연
[Preview] 연극 "킬롤로지", 끝내 서로에게 닿지 못할 인간들의 발버둥
연극 "킬롤로지", 범죄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범죄자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야 합니다
나에게 문화는, 인간의 발버둥이다 나에게 문화와 언어는, 서로를 끝내 이해할 수 없을 인간들이 관계성을 잃지 않기 위해 만들고 발전시켜온 노력의 흔적과도 같다. 인간은 본인의 두개골 안쪽에 있는 뇌로부터 사고할 뿐이며, 타인의 뇌 안에 있는 생각에 닿는 시간 동안 발생하는 수많은 왜곡과 오해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존재다. 만일 우리가 본인의 사상이나 관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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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에디터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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