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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와 같은 대작과 이를 웹툰화한 2차적 창작물 간에 질적인 우열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곤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우열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물론 웹툰은 기존의 원작을 각색해내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미하고, 이를 그림이라는 이해가 더 용이한 형태로 대중들에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원작의 긴 텍스트에 담긴 삶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원저자가 아닌 타인이 비슷한 수준으로 표현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웹툰으로 만든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비롯한 대작들은 작가의 능력에 대한 경이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인간의 심연을 꿰뚫는 작품들이다.


학창시절에,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라는 강의를 수강하며 그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혼자만의 이성적 회의에 사로잡힌 인간이 얼마나 무모한지, 지하에 갇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사랑이 또 얼마나 위대한지를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큰 위안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의 내게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은 삶의 가장 큰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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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기에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라는 소식을 듣고 강한 흥미를 느꼈다. 물론 원작의 경이에 미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원작이 다룬 방대한 주제를 어떻게 압축해낼지에 대한 호기심이 앞섰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완독해본 적은 없지만, 친부살인의 범죄와 종교적 신성성, 탐욕과 구원이 뒤섞인 이 소설을 어떻게 음악적으로 해석해낼지도 궁금했다. 음악과 감정의 결합은, 마음에 일어나는 지진의 진도를 높인다.


작은 파열에 불과했던 마음의 동요도, 비발디의 '사계'와 같은 강렬한 음악이 시야를 가리는 순간 거대한 천둥으로 삶의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시놉시스>
 
러시아 지방의 지주인 표도르 까라마조프는 평생 방탕하게 욕정을 쫓으며 살아온 호색한이다. 첫 번째 아내로부터 드미트리, 두 번째 아내로부터 이반과 알료샤를 얻었으나, 모두 내팽개치고 자신의 아들로 추정되는 사생아 스메르쟈코프를 하인으로 부리며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표도르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다.
 
표도르와 유산 문제로 다투다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공언하고 다닌 드미트리는 유력한 용의자로 수감되고, 모스크바에서 유학 중이던 이반, 견습 수도생인 알료샤, 하인 스메르쟈코프까지.
 
아버지를 향한 증오와 혐오가 있던 네 형제들은 점점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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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이번이 재연이다. 초연의 평을 찾아보니, 극의 난해함에 대한 불만도 있었으나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 및 강렬한 스토리에 매혹된 관객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였다.


100분이라는 짧은 공연시간 동안 선과 악의 본질을 정면으로 드러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이 대작을 재해석한 극에 만족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그 정도의 이해도에 이르지 못했기에, 오히려 더 열린 마음으로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를 환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연출가님은 이 극이 10년을 바라보고 한 작품이라 말씀하셨다. 그 말씀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반영하는 것 같아 괜스레 따스했다.

 

관람 전에 반드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완독해볼 예정이다. 이 글을 혹여나 읽고 공연에 관심이 생기신 분이 있다면, 나와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역시, 아마도 대작의 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육지의 수로를 만들어주는 일을 목표로 했을 테니까.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 The Brothers Karamazov -


일자 : 2020.02.07 ~ 2020.05.03

시간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 7시

일 2시, 6시

월 쉼


장소 : 대학로 자유극장

티켓가격

전석 60,000원

 
주최/기획
과수원뮤지컬컴퍼니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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