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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을 함께했던 그림들을 마무리 지었다. 어떤 일이든 마무리 지을 때 복잡한 감정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유독 열심히 임했던 작업들이었기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조금 더 그릴 걸 그랬나, 하는 생각부터 시작하여 어딘가는 좀 지울 걸 그랬나, 하는 생각까지. 대부분의 창작물들이 그렇듯이, 창작물에는 정답이 없다. 그렇기에 작가 스스로가 종지부를 찍지 않는 이상, 끝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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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무리 지었던, [가시나무 원주민]의 일부(1)

 

 

미술 대학에 입학한 후, 처음 작업을 하며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은 끝을 스스로 정하는 일이었다. 문제를 더 많이 맞거나, 무조건 더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시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작업을 구상하는 것부터, 끝맺는 것까지 오롯이 나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마다 작업을 끝맺는 시점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나의 경우는 ‘너무 많이, 열심히 해서’ 생기는 문제점이 많았다. 그림이 탁하게 변하거나, 이미지 내의 깊이 차이가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을 자주 들었고, 나 스스로도 그러한 문제점을 느껴왔다. 마냥 열심히 하는 것이 학생으로서는 좋은 태도였을 수 있겠지만, 그림에 있어서는 되려 독이 된다는 이유 때문에 나는 오랜 시간 그림의 끝맺음에 대해 고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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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원주민]의 일부 (2)

역시 끝맺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으나

옳은 지점에서 끝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많은 고뇌를 했기에 애착이 간다.

 

 

사실, 그림의 끝맺음에 대한 고민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글의 끝부분에 ‘고민 끝!’ 하고 덧붙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몇 년 내내 그림을 그리면서도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었다. 그나마 나 스스로에게 제시할 수 있던 해결책은 잠시 그림을 등지는 것이었다. 열중하던 것에서 잠시나마 눈을 떼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후의 내 그림은, 잠시나마 다른 사람의 것처럼 느껴졌다. 비교적 객관적으로 훑어보고, 내가 이 그림 앞에 앉아 보낸 시간을 잊을 수 있었다. 근본적인 해결책도, 기발한 방법도 아니었지만 그것이 내가 행할 수 있는 가장 작고, 확실한 임시 방편이었던 것 같다.

 

최근, 고민이 많은 존경하는 선생님께 얻은 조언이 있었다. 잠시나마 열중하던 것에서 눈을 떼고, 오롯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조언을 들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림을 대하는 태도가 곧 삶의 방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열심히만 한다고 정답이 아니고, 끝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주제의 선택부터 완성까지 오롯이 나에게 달려 있다는 것. 모든 것이 나에게 달려있다는 점은 아무것도 채우지 않은, 무척 거대한 흰 캔버스를 마주할 때처럼 불안하다. 하지만 동시에 설레는 일이기도 했다. 아주 어릴 적, 흰 종이를 앞에 두면 무얼 그릴지 고민하며 누구보다 신났던 나처럼 앞으로도 삶에 대해, 그림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싶다. 나의 캔버스도, 삶도 채워낼 수 있는 이는 다른 이가 아닌 나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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