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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렸을 때, 연우진이 나오는 드라마인 “연애말고 결혼”이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 연우진 배우가 참 잘생겼다고 생각했었다. 참 잘생긴 남자배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 없는데, 그 몇 없는 배우 중 한 명이 연우진이고, 그런 연우진이 오랜만에 로맨스 드라마를 찍는다고 해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정숙한 세일즈”였다.


처음엔 한번 맛보기로 봐보자고 보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부모님도 출연하는 배우들 낯이 익으셔서 그런지, 함께 보시면서 온 가족이 챙겨보게 되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드라마 현장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드라마의 큰 줄기가 되는 내용은 정숙(김소연 배우)이 새로운 생계유지거리로 성인용품 방문판매 사업에 뛰어들어, 방문판매원으로 일하며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시대적 배경이 1992년이고, 정숙이 사는 동네도 서울과 같은 도심과는 거리가 멀리 떨어진 시골, 금제라 마을 주민 사이에서 방문판매원들끼리 벌어지는 다툼이 잦다. 보통 이러면 시청자가 완전히 주인공의 편에 서서 보게 되는 드라마의 특성상, 주인공의 앞을 막는 인물은 미워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는 시대적 배경이 있어서 그런가, 모든 인물을 이해하면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을 주민이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대해서는 반기를 들고 남사스럽다고 하면서도, 잘못된 일이 있을 때는 올바른 판단으로 정숙의 편에 서는 모습도, 인간의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연우진 배우가 로맨스 드라마? 그것도 김소연 배우랑? 그럼 당연히 봐야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나중에는 성인용품 방문판매원들을 모두 애정 하게 되었다.


성인용품 방문판매사업에 뛰어든 인물은 생계유지를 위한 인물 3명과 그렇지 않아도 되지만, 색다른 재미를 위해 뛰어든 인물 1명으로 구성된다. 한정숙(김소연 배우), 서영복(김선영 배우), 이주리(이세희 배우)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란제리 방문판매사업에 뛰어든 인물이고, 오금희(김성령 배우)가 약사 남편에 그 시대에 대학 영문학과까지 졸업한 엘리트이지만, 지금까지의 지루한 삶을 타파하기 위해 란제리 방문판매사업에 뛰어든 인물이다.


각각의 인물마다 사연이 있었지만, 그 사연을 너무 무겁게 끌고 가지 않아서, 보는 내내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극 중 주인공들의 상상력이 발휘된 장면을 배우들이 연기할 때가 있었는데, 예컨대, 금희의 약사 남편인 최원봉(김원해 배우)이 란제리 방문판매사업과 관련해 무슨 약속을 했다가 그걸 지켜야 하게 되었을 때, 란제리를 입고 길 한복판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스스로 떠올리는 장면을 김원해 배우가 연기했다거나, 그런 장면을 보면서 “와, 배우들 찍으면서 진짜 많이 웃었을 것 같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곤 했다.


드라마를 보는 중에 “정숙한 세일즈 원작”이 따로 있고, 그게 2016년 영국 ITV에서 제작/방영한 “Brief Encounters”라는 걸 알았다. 보면서 정말 저 시대 때 성인용품 방문판매사업이 시작되었고, 그게 지금의 성인용품 사업으로 자리 잡은 것일까, 궁금했는데 원작이 영국에서 만든 작품이었다는 걸 알고 나서, 역시 그건 아니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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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굉장히 적나라한 속옷과 성인용품 도구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콘돔, 딜도, 아래가 뚫린 속옷 등. 처음에는 드라마 속에서 란제리 방문판매라고 말로만 접해서, 시대적 배경도 있으니 하얀 면으로 된 속옷 파는 건가 보다 했는데, 진짜 생각 이상으로 생생하게 나와서 너무 웃기고 이럴 수도 있구나 하며 신기했다.


드라마의 모든 인물이 다 소중하고, 실제로 저런 마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드라마였다. 연우진 배우의 로맨스 드라마! 로 시작했던 드라마가 나중에는 연우진 배우의 로맨스보다 정숙, 영복, 금희, 주리가 같이 나오는 장면만 기다리는 드라마가 될 정도였다.

 

끝난 지 별로 안 된 따끈따끈한 드라마이고,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볼 수 있으니 보지 않았다면, 이참에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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