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정크, 클라운
어른이 되는 순간마다, 함께 - 나의 연극이야기
글 입력 2018.03.0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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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는 순간마다, 함께- 나의 연극이야기내가 난생처음 대학로에서 본 연극은 '보물상자'라는 연극이었다. 갓 20살이 되어 서울에 나 혼자 올라왔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갇혀서 공부만 해야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벗어난 나는 조금이나마 얻은 자유에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때는 조금이나마 자신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그만큼의 자유를 스스로 얻어냈다는 사실이 참 뿌듯했던 것 같다. 그렇게 모든 것이 다 새롭게 느껴지는 그 시절에 나는 종종 대학로를 방문했다. 혼자서, 혹은 여럿이서. 보통의 경우는 대부분 후자였지만, 유독 연극을 볼때는 혼자서 대학로를 거닐었다.갓 20살이 되어 대학로에서 처음 맞이했던 그 연극이 너무 강렬해서 였을까. 아니면 연극이 끝난 후, 혼자 여운을 곱씹는 느낌이 좋아서 였을까. 첫 연극을 혼자 보아서인지, 그 후로도 종종 연극을 볼때는, 특히 뭔가 잔잔한 느낌의 연극이라면 혼자서 극장에 가는 걸 선호하곤 했다.'보물상자'라는 연극은 일명 '어른이'들을 위한 연극이었다. 곰인형으로 대표되는 어린 아이들의 순수함이 어른이 되면서 점점 닳아지다, 결국 사라져버린다는 내용. 스스로 과거의 나보다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할 때 본 첫 번째 연극이라 그런지 '어른들을 위한 연극'이란 문구를 들으면 늘 이 연극이 떠오른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어른들을 위한 연극'이 있다. 바로 '정크, 클라운'.이번 연극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이전과는 다른, 또 다른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히는 대학생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한 준 사회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완전히 학교를 떠나진 않았지만 고학년이 되면서 학교보단 사회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특히나 요즘엔 회사에 다니면서 내가 상상만 하던 직장인 라이프를 경험하고 있기에 더욱 어른이 된다는 느낌이 강하다. 20살 때의 어른이 자유를 누리는 동시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어른이라면, 지금의 어른은 자유보다는 그저 사회에 시선에 물들어가는 느낌의 어른이다.요근래 들어 종종, 나에게 볼 수 없었던 이면을 자주 보게된다. 생각보다 익숙함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물욕이 강하고, 돈에 집착하며, 내 스스로도 내가 가끔씩 꼰대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아직 반 오십도 안 된 나이에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다가도, 세상에 닳아간다는 것이 느껴진다. 대신 경제적인 능력이나 업무능력 등은 더 생기겠지만 마음이 어딘가 지치고 불편하다.이 연극은 아마 보물상자와는 다를 것이다. 나의 첫 연극이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잃어가는 순수함을 서글프고 잔잔하게 그려냈다면 새로운 의미의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이 연극은, 아마 시원한 웃음을 줄 것이다. 순수함을 잃어버리는 슬픔이 아니라 고단한 책임의 무게를 잠깐이나마 집어던 질 수 있는 유쾌함을 말이다. 그리고 아마 여유도 줄 것이다. 변화에 전전긍긍 하기 보단 변화하는 '나' 역시 '나'라고 인정할 수 있는 여유를 말이다.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어른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지만 명확하게 한 가지 답은 없다. 이전보다 더 나아진 내가 느껴진 다면 그 자체로 나는 한단계 성장하여 어른이 된 것일까. 아니면 그저 어른이란 사회가 만들어낸 이상적인 모델일 뿐일까. 어른이 된다는 건 성장하는 것일까, 잃어가는 것일까. 많은 시간이 지났고 사람들은 나에게 이제 어른이라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어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이 공연을 주최하는 극단현장은 경남에 기반을 둔 오래된 역사를 가진 극단이다. (1974년부터!) 2년 연속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수상에 대한 보상으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다 내려놓고 놀자"딱 이 한 마디로 공연이 설명될 듯하다.여러 명의 광대(클라운)들은마냥 즐겁기 위해아무런 욕심없이 놀이를 즐긴다.버려진 드럼통, 자전거핸들, 깨진 바가지,찌그러진 냄비와 함께 노는 이들을 바라보면,잠시간의 회사원 라이프에 지친 나도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어느샌가 친구들과 만나도어릴 때처럼 마냥 즐겁게노는 경험은 거의 없었다.취업이야기, 진로 이야기,잡담으로 수다는 꽃피우지만어릴 때처럼 땀나게 뛰어다니며몸으로 격하게 놀아본 기억이 너무 오래되었다.오랜만에 아무런 계산이나 제약없이즐겁게 노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정크, 클라운- 다 내려놓고 놀자! -일자 : 2018.03.15(목) ~ 03.18(일)시간평일 8시토 3시, 6시일 3시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티켓가격전석 25,000원제작(사)극단현장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경상남도, 경남문화예술진흥원함양문화예술회관관람연령5세 이상공연시간 : 60분문의(사)극단현장010-2069-7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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