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맛있는 열정 한 입 - 책 '남미 가정식'

글 입력 2018.02.28 10:5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3.jpg
 
 
요리에는 각 나라의 얼이 담겨 있다. 지역의 고유한 재료를 사용한 요리에 제각각 취향이 더해져 그 땅에서 자고 나란 사람들의 입맛이 한껏 담겼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구수한 된장은 일본의 것과 다른 매력이 있고, 설령 중국이 원조인 짜장면도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한국식으로 맛이 바뀐다. 그래서 요리를 아는 것, 먹는 것, 만드는 것은 마치 여행과도 같다. 혀 끝, 아주 작은 단위에서 시작해 화려하게 끝나는 여행.

그런 점에서 책 남미가정식은 요리 방법을 설명한 책이었음에도 남미 여행에 대한 동경을 대리만족기에 충분했다. 타코, 브리또, 그리고 다양한 볶음 요리 등 남미라고 하면 생각나는 다양한 요리들은 하나같이 정말 남미스럽다. 야채부터 해산물까지 여러 식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버무린 음식들은 그 자체로 지역과 민족이 가진 특징을 대변하는 듯 하다. 그런가 하면 산뜻하고 다채로운 색을 입은 모습은 기쁨과 열정의 정서를 상기시킨다. 맛은 또 어떤가. 색색깔의 야채를 다져 올린 화려한 타코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지는 상큼한 소스와, 옆에는 고소하게 고기를 볶아 밥과 함께 말아 만든 브리또를 상상해보자. 코를 자극하는 맛있는 내음이 본능적으로 느껴지면서 입안에 침이 고인다. 비주얼적 매력과 미각적 쾌감을 느끼게 만드는 음식들은 사시사철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책을 보며 남미 요리에 대한 열망에 부풀어있는 사이, 나는 이미 남미에 와 있었다.


14.jpg
 
15.jpg
 

저자 허다연은 1살 때 남미의 작은 나라 파라과이로 이민을 갔다. 열여덟 살이 되던 해 남미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한국으로 돌아와 중남미 시장 해외영업 일을 거쳐, 현재 마케팅 및 광고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녀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남미. 그녀는 남미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사진을 찍고 글을 써 왔고, 여행 에세이 '브라질 보물창고'를 펴내기도 했다. 그리고 남미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던 요리의 레시피가 차곡차곡 쌓여 이렇게 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누구보다 남미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저자이기에 남미 가정식이라는 책을 알차게 꾸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특히 '가정식'이라는 단어에 호감이 갔다. 국내에서 남미 요리가 예전보다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여전히 그 요리가 지닌 위치는 꽤나 특별하고 조금은 낯설다. 가정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이 남미 요리책은 마치 현지에서 이웃과 밥 한끼 나눠먹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우리 집 식탁 위에 펼쳐지는 남미의 풍경을 떠올리면 무엇이든 즐겁고 편하게 요리할 수 있을 듯한 동기가 샘솟는다.


16.jpg
 

책은 남미 문화 전반을 소개하면서 요리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남미 요리에 담긴 특유의 기쁨과 열정의 정서를 설명함과 동시에, 우리 손으로 직접 그 기쁨과 열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섬세하게 설명해준다. 계량법부터 조리도구, 재료 손질법 등 기초적인 요리 팁과 더불어 살사-소스, 엔살라다-샐러드, 타코, 쁠라또 푸에르테-메인 요리 4개로 구성된 큰 챕터별로 남미 요리의 모든 것을 전한다. 페이지를 여는 발문에는 요리에 대한 배경 혹은 관련된 이야기를 함께 싣고 있어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아직 게으름 때문에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여유로운 주말이 찾아오면 상큼한 남미 가정식 한 상 차릴 예정이다. 상냥한 설명을 따라 차근차근 만들다 보면, 눈이 즐겁고 혀가 행복한 식사 시간을 가질 수 있겠지. 벌써부터 기대감 가득이다.


[신은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