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뮤지컬 '텔로미어' - 성수아트홀, 2017신진연출가전 [뮤지컬]
글 입력 2017.09.11 14:09
-
뮤지컬 텔로미어2017년 대한민국 신진 연출가전9월 1일 ~ 3일성수아트홀작/연출 김병화, 작곡 유한나2017년도 신진연출가전 네 작품 중 <텔로미어>는 유일한 뮤지컬 작품이다. 온전한 창작극에 덧붙여 온전한 창작곡이라니. 가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었다. 특히 한참을 흥얼거리게 되는 리듬감 있는 곡과 전달력있는 뮤지컬 가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반가운 문화향유의 시간이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즐겁게 보고왔다. 진부하지 않은 플롯 설정과 빠른 전개속도, 그리고 중독성있는 노래 덕에 시간이 금방 갔던 것 같다.극을 보기 전부터 인상깊었던 건 극의 소재였다. 수명을 늘려준다는 신약개발과 감정을 배운 휴먼봇. 자칫하면 진부하고 난해한 소재가 되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결코 뻔하지 않았다. 단순히 휴먼봇과 신약개발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냐, 에 대해 묻는 게 아니라 스토리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복잡한 두 인물 사이에 인공지능 소재들이 섞여들어갔기에 진부한 논쟁을 피해 적절히 소재를 드러낼 수 있었다.앞서 말했듯 노래도 무척 중독성 있었다. 몸이 절로 들썩이는 리듬감 있는 곡들과 귀여운 율동,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들까지.. 극이 끝나고도 여운이 많이 남았다. 다시 듣고싶은 곡들이 많았다.▲ 뮤지컬 <텔로미어> 무대가장 좋았던 건 곳곳에서 나오는 통통 튀는 포인트연출들이었다. 동선이나 동작이 특별히 눈에 띄진 않았지만 적절한 분위기 환기나 톡톡 튀는 대사들이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코미디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이런 센스들은 매번 마주할 때마다 부럽고 탐이 난다. 장면전환이나 인물들이 극적으로 만나는 방법들에서 재미있는 연출법들이 돋보였다. 조명이나 인물의 위치, 능글맞게 마임을 활용하는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다.창작극 뿐 아니라 창작곡들이라니. 재기발랄한 작곡가와 연출가의 케미가 돋보였던 것 같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훌륭했다. 이러한 것들이 모이지 않았더라면 어느 구석은 진부하거나, 낯간지럽거나, 뻔한 논쟁이 됐을 것이다. 감히 덧붙이자면, 신약과 휴먼봇이라는 소재가 없어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든다. 왜냐면 본 뮤지컬이 사랑과 감정, 그리고 인물 사이에서 퐁퐁 솟아나는 묘한 기운들을 아주 섬세하게 잘 다뤄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에 더욱 집중한다면 더 심장 떨리는 극이 탄생할 것 같다.<텔로미어>의 연출, 그리고 작곡이라면 다음 작품도 찾아 볼 것 같다. 좋은 극과 좋은 창작자들을 만난 것 같아 극을 보고 나서 나 역시도 무척 기분이 좋았다.[김지선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