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주제다. 카림 라시드는 디자인으로 사람과 세상을 더 낫게 바꿀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는 그만의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꿔놨다. 지금까지 3000개가 넘는 작품을 디자인 했고, 디자인상을 300개 이상 받았다.

40여 국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과 그 철학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중 누구나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디자인은 SPC 파리바게뜨 생수병 ‘오’다. 빵집에서 자주 보았던 그 물병. 그의 디자인은 부드럽고, 민주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인간적인데, 실용적인 디자인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널리 공급한다는 'Designocrary(디자인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라시드의 손길이 느껴진다.

 

 

 

 

세계 3대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카림 라시드의 전시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 아시아에서 대규모 전시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알렉산드로 멘디니展>을 기획했던 아트센터 이다가 다시 한번 기획한 전시라기에 더욱 기대된다. 멘디니전을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아름다운 색과 다양한 디자인뿐 아니라 관객 참여형 전시였기에 여러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 역시 실제로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섹션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다시 디자인되는 Pleasurescape와 Globalove는 직접 만지고, 앉고, 누워보며 '디자인은 삶'이라는 그의 철학을 몸으로 실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카림 라시드가 직접 디자인한 전시장에는 뉴욕 스튜디오에서 소장하고 있는 디자인 스케치 원본과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조형물, 가구, 오브제, 미디어 작품까지 3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는 총 ‘Karimstory 카림의 이야기’, ‘Beautification of Life 삶의 미화’, ‘Hall of Globalove 글로벌러브 홀’, ‘Into the Scape 스케이프 속으로’, ‘Digipop 디지팝’, ‘Era of Mass Production 대량생산의 시대’, ‘Mission for the Humanity 인류를 위한 사명’의 7개 테마로 구성된다.

 

 

 

 

 

카림 라시드의 작품은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현재를 지향한다. 디지털 시대의 정신을 담은 그의 디자인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크다. 제품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디자인하고자 하는 라시드의 열정을 가득 느끼고 올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