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이란 너의 색채에 물드는 것,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5.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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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영화제를 휩쓸고 다녔으며 2013년을 대표하는 영화로도 여러 차례 손꼽혔을 정도의 명성이니, 내가 별뜻없이 넘겼던 장면들도 알고 보면 큰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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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상징을 얼마만큼 이해했던지간에, 나는 아델이 엠마의 품처럼 푸른 바닷물에 몸을 맡기고 편히 눈을 감는 장면부터 울기 시작했다. 그들의 재회씬에서는 꺽꺽 두꺼비 소리를 낼 정도였다. 예찬을 얼마나 받았고 장면마다 얼마나 큰 의미를 담고 있느냐를 떠나 이 영화는 인간의 본능적 감정을 너무나도 본능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나는 본능적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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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야동'을 방불케 하는 베드씬들은 당황스러우리만치 적나라했다. 그런데 그게 이별 이후 아델이 엠마에게 품고 있는 간절함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을 때, 울면서 자신을 만지라고 빌었을 때, 나는 19금 장면을 보면서 처음으로 외설에 앞서 사랑을 느꼈다. 격렬하게 서로를 원했던 섹스를 상기시키며, 그것을 빌미로라도 애인의 마음을 돌려보고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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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레즈비언 간의 사랑은 보통의 이성관계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평범한 소녀가 첫눈에 반하고, 고민하고, 사랑을 키우고, 실수하고, 이별하고. 아니 아델과 엠마가 나눴던 사랑은 오히려 미적지근하게 서로를 공유하는 보통의 이성관계를 넘어섰다. 서로에게 물드는 사랑. 자신의 색채를 공유하는 사랑.

이 영화가 칭송받았던 건 다루기 힘든 동성애란 소재를 다뤘음에 앞서, 연인 간에 품고 있는 애정 그 자체를 잘 표현해내서가 아닐까. 동성애는 진실할 수 없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뀔 것이다.


[명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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