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각색의 새로운 즐거움 -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 [만화]

글 입력 2023.11.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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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번에 새롭게 시즌2로 돌아온 네이버 웹툰인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그림체로 많은 관심 속에서 시작한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는 각색을 통해 원작과 다른 분위기와 스토리를 선보이면서 현재 많은 팬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시월드1 (1).jpg

   

 

 

웹툰, 웹소설의 IP 확장


 

본격적으로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잠깐 요즘 웹툰/웹소설 시장의 트렌드를 잠깐 말하고자 한다.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웹툰/웹소설 IP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IP란 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의 약자로, 이와 관련하여 IP 비즈니스란 원천 콘텐츠를 바탕으로 드라마 등과 같이 2차 콘텐츠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웹소설이 웹툰으로 나오거나, 웹툰이 드라마로 나오는 것 등이 여기 해당한다. 실제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아는 웹툰 플랫폼이나 OTT 플랫폼에 들어가 보면 이러한 IP 비즈니스로 나온 작품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웹툰/웹소설 IP 시장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일단 가장 큰 이유로는 ‘이미 성공이 검증된 작품’을 꼽을 수 있다. 전의 글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웹툰과 웹소설은 일종의 상업 문학에 해당하는 장르로, 작품을 누리는 독자들의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 ‘사람들이 좋아할까’가 되게 된다. 하지만, 이미 한번 성공한 작품을 가지고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면 이러한 걱정을 크게 덜 수가 있게 된다.

 

비슷하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 숨 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팬층이 있기에 어느 정도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도 존재한다. 드라마의 시청률과 영화의 관람객 수와 같이 웹툰/웹소설에서 조회수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에 속한다. 이는 댓글처럼 사람들이 이 작품에 대해 얼마나 애정하고 관심이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작품이 성공했는가 판단하는 척도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반응이 저조하면 작품의 화수가 조정되는 경우도 존재하니, 조회수가 작품 연재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원작을 기반으로 작품을 런칭하게 된다면, 팬들의 초반 화력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출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 외에도 신규 독자들을 유입할 수 있다는 이유를 말할 수 있다. 새로운 작품이 런칭하게 되면 신규 독자들이 유입되고, 작품에 재미를 느끼게 된다면 기존의 원작 또한 찾게 되니 작품 수익 측면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이 되는 것이다.

 

 

 

각색의 색다른 매력


  

웹소시월드1 (1).jpg

 


원작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할 때 작가들은 각색을 더 할지 말지를 선택하게 된다. 각색을 진행하지 않게 된다면, 기존 원작의 독자 만족도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지만, 그만큼 만족도의 기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작품의 진행이 엄격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각색을 더 하게 되면 새로운 전개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독자층도 충분히 실시간으로 색다른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다만, 새로운 내용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보니 원작과 비교하였을 때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사람들의 질타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는 원작과 다르게 새로운 길을 개척해내면서도 기존 독자층뿐만 아니라 새로운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면서 승승장구하는 작품이다. 기존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분위기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일임에도 과감히 도전하였고 멋지게 성공해낸 모습이 창작에 정답이 없다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진중함의 적절한 완급 조절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는 각색을 통해 원작과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가진 작품이다. 원작인 웹소설은 비교적 발랄한 분위기로 진행되며, 주인공인 페레샤티와 라피레온 대공 또한 서로에게 할 말 다 하는 당찬 성격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각색되면서 웹툰은 원작보다 채도가 몇 개는 빠지는 듯한 진중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주인공들 또한 상당히 차분해진다.

 

특히나 감탄했던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표정 묘사이다. 주인공들의 성격이 차분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대사가 적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웹툰에서 등장인물의 표정과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해내면서 작품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웹소설에서는 인물들의 표정을 글로 묘사할 수밖에 없기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느끼는 절망감이나 사랑 등을 단순히 분위기와 표정만으로 표현해내는 것은 웹툰의 강정을 정말 잘 살렸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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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순히 작품의 분위기가 너무 무겁기만 하다면, 독자들은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내용이 진중하고 무겁다는 것은 그만큼의 감정 소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독자들의 정신적 피로도가 쌓이기 때문이다. 이 웹툰은 이러한 문제를 프롤로그와 작품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가벼운 개그로 해결하였다.

 

가벼운 개그는 작품에서 무거운 내용이 지속될 때 환기를 위해 종종 사용되는 방법의 하나다. 캐릭터를 하찮게 그린다거나 가벼운 말장난을 넣어 분위기를 한번 바꾸고, 독자들에게 다시 작품을 달릴 힘을 불어넣는 것이다.

 

또 다른 방식인 프롤로그는 크게 두 가지의 방향으로 작품에 사용된다. 첫 번째로는 작품의 전체적인 개요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관의 소개와 스토리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지 알려줌으로써 독자들은 작품의 내용과 자신의 취향이 맞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작품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미래에 전개될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잠깐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관계가 좋지 않은 이들의 사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스토리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잠깐 보여줌으로써 독자는 기대를 가지고 프롤로그의 장면까지 달려갈 수 있다.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에서는 두 번째 방식의 프롤로그를 사용하고 있는데, 원작의 분위기를 살려 가족의 애정 어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방법은 실제로 분위기를 환기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어, 독자들이 프롤로그 장면까지 참고 달리고 있음을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웹 콘텐츠 시장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서 정말 빠르게 변하는 시장 중 하나이다.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들의 반응에 영향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이에 지배되기만 한다면 작품으로서의 빛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 두 가지의 선택지를 어떻게 고르고 녹여낼지 고민하는 게 앞으로 작가들이 창작에 있어서 항상 가져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정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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